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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막여신 프리신디 Jun 10. 2024

낭독도 자전거 타기처럼

내가 되고 싶은 건 '친절한 낭독전문가'

평일 새벽 5시 기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삶에 여유가 생겼다. 특히 주말엔 더 그렇다. 

밤늦게까지 깨어있던 아이는 10시전에 잠드는 날이 많아졌다.

나의 리듬이 우리 가족의 리듬이 되어간다.     


최소 100일은 지나야 내 몸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했는데,

이제 새벽 기상 3주 차에 들어선 나에게도 나름의 비법이 있다.     

작심삼일. 

어느 순간부터 그 삼일의 순간이 오는 날이 즐겁다. 

그래 너 왔구나. 내가 너쯤이야. 가볍게 이겨주지. 

이런 마음이 생기고부터는 꾸준히 이어가는 것에 대한 자신이 생겼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꾸준히 이어가는 것은 분명 나의 특기 중 하나다. 

새벽 기상은 내 의지와 내 몸에 잘 맞는 듯하다. 지금까지는.  

         

오늘 아침엔 낭독도 자전거 타기처럼 이란 목차를 골랐다.      

최근에 읽은 은유 작가의 [쓰기의 말들]에서 글쓰기를 수영에 비유한 글이 눈에 들어왔다. 

     

수영장 가기(책상에 앉기)가 우선이다. 그다음엔 입수하기(첫 문장 쓰기), 락스 섞인 물을 1.5리터쯤 먹을 각오하기 (엉망인 글 토해 내기), 물에 빠졌을 때 구해 줄 수영하는 친구 옆에 두기 (글 같이 읽고 다듬기), 다음 날도 반복하기.      


문득 토론프로그램을 함께했던 담당피디가 떠오른다. 나는 현장 취재뿐 아니라 프로그램 작가로 투입되었고 매번 토론 주제와 글쓰기로 머리가 아픈 시절이었다. 글쓰기도 자전거 타듯이 익혀야 한다고. 그래야 내 것이 된다고 조언하던 그 피디는 잘 지내고 있겠지? 그날 그의 메시지는 잘하지는 못해도 부지런한 나를 만들어 준 건 사실이다.     


낭독도 자전거 타기에 비유하고 싶다.      

낭독은 입으로, 목으로 하는 것이 아닌 내 몸으로 체득하는 것이라고. 내 몸의 변화를 느낄 충분한 시간을 가지라고. 몸으로 체득한 것은 쉬 사라지지 않는다고. 낭독도 자전거 타기처럼 몸으로 부딪쳐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방법으로 몸을 망치는 것은 금물. 자전거를 타기 전 미리 마음의 준비와 타는 방법에 대해 숙지하듯 내 몸에 좋은 낭독을 하기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 

    

배움의 원리는 결심의 산물이 아닌 반복의 통한 신체의 느린 변화라는 은유 작가님의 말에 적극 동의한다.

반복 또 반복하는 것. 


오늘은 오늘, 낭독 3기 첫 만남이 있는 날이다.

나는 친절하게 낭독을 알려주고싶은 사람이다. 그 친절함이라 모호하지 않고 선명하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다.  늘 그렇듯 이 시간은 설레고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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