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막여신 프리신디의 낭독이야기
‘괜찮아, 암이면 수술하면 되지 뭐’
괜찮치가 않다. 진료가 끝나고 대기실에 앉아 마음을 다독여 보지만 내 마음은 괜찮지 않은가 보다.
2018년 처음 갑상선에 물혹을 발견했다. 눈으로 봐도 사이즈가 큰데 그동안 나는 불편함도 느끼지 못했다.
초음파 검사와 세포 검사까지 일주일의 시간 동안 마음을 얼마나 졸였는지 모른다.
다행히 2.5센티미터의 양성결절이었다.
그렇게 3개월, 6개월, 1년,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추적검사를 받아왔는데 오늘 다시 초음파 검사를 하니 물혹이 커졌다고 한다.
3.8센티미터.
선생님께서 다시 세포 검사를 해보자고 권하신다. 아침부터 검사하고 대기하느라 진이 빠져있는데 몸이 땅으로 꺼지는 기분이다. 갑자기 목이 메고 눈물이 핑 돈다. 암이든 아니든 수술을 해서 저 보기 싫은 물혹을 없애달라고 했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진다. 선생님이 목에 칼을 대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며 나를 진정시킨다. 처음도 아닌데 병원에 올 때마다 불안하니 그냥 수술로 없애버리고 싶었다. 일단 세포검사부터 해보자며 선생님은 나를 진정시켰다.
진료실을 나와 세포 검사 날짜와 다음 진료 날을 잡았다. 다음주 월요일 다시 세포검사를 위해 목에 주사바늘을 찔러야한다. 주사가 아픈것보다 결과가 좋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갑상선암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래 이건 아무것도 나야’
‘그런데 수술을 하게 되면 내 목소리는 어떡하지?’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이 바로 목소리인데, 그 목소리를 잃을 수도 있다. 한번도 고민해 본 적이 없던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언제까지나 할 수 있을꺼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막막해진다. 목이 자꾸 메인다.
잠이 오지 않는다. 이 기다림의 시간이 너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