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북축1기 오프모임
스불축 (스스로 불러온 축복) 모임을 위해 제주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더 이상 책 쓰기를 하지 않겠다, 공표하고
책 쓰기에 대한 부담을 완전히 떨쳐버릴 생각이었다.
글쓰기에 소질이 있고 없고를 떠나!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다고 믿었던 내 삶이
이 글쓰기 수업으로 인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부지런하지 못한 내 모습, 끈기 없는 내 모습에 스스로 위축이 되는 것 같아
결단을 내리고 싶었다.
그냥 하기 싫은 것보다 나는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쪽이 더 편했던 것 같다.
못하겠다고, 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나니 마음속 무거운 짐이 다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다 쏟아내고 나니 기분이 차분해지며 뭔가 쓰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책 쓰기에 목표를 두었던 처음의 열정과는 다르게 그냥 주저리 수다스럽게 아무 말이나 쏟아내고 싶어졌다.
제주에서 혼자 카페에 앉아 1시간 타이머를 맞추고 쓰기 시작했다.
물론 쓰레기 같은 글이겠지만 어찌나 뿌듯하던지.
나는 글을 쓰고 싶다.
계속 쓰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믿는다
여전히 내가 할 수 있을까? 의심이 남아 있다.
그러나
나는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2024년 4월 25일
제주에서 다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