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날씨도 포근하고 좋은데 집에서 무슨 청승인가 싶지만 봄이 되면 한 번씩 대대적인 옷장 정리를 한다.
옷장 정리를 하고 나면 이제 나만의 새봄맞이도 끝이 난다. 겨울이 끝나가고 봄을 알리는 신호가 오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겨울옷 정리다. 그중 패딩이나 두꺼운 겨울옷을 먼저 정리하고 그동안 덮었던 겨울 이불들도 교체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는 봄맞이가 바로 옷장 정리다.
다른 곳들은 평소에도 수시로 정리 정돈을 할 수 있지만 옷장은 계절 특성상 자주 하지 못하고 주로 봄에 하게 된다.
평소에도 정리 정돈되어 있는 집을 좋아하다 보니 정리 정돈에 진심이다.
몇 년 전 코로나가 성행일 때 마스크 쓰고 서울까지 가서 교육 듣고 정리수납 전문가 자격증을 땄다.
그때만 해도 정리 수납에 관심도 많고 직업으로 삼아도 될 만큼 스스로 재능도 있어 보였다. 그런데 막상 교육을 듣고 실습을 하면서 알았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그리고 좋아하고 잘한다고 해서 그것을 다 직업으로 삼기에는 분명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사는 집은 매일 조금씩 나에게 맞게 정리를 하고 며칠 사용하다가 맞지 않으면 다시 변경해서 가족이 생활하는 데 최적을 만드는 게 좋았다. 그래서 우리 집 상태를 보며 나도 재능이 있나 생각했었다. 그런데 실습하면서 느낀 점은 다른 집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루에 그 많은 짐들을 고객의 니즈에 맞게 정리를 해야 하는데 정리수납이 편리함을 넘어서 보여주기 식으로 정리가 되기도 하고 어떤 용도로 쓰는 물건인지 모르는 것들도 많아 정작 물건을 수납해 놓아도 쓰는 사람의 용도나 동선에 따라 다시 흐트러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매번 고객의 니즈에 맞게 물어볼 수도 없고 적절한 곳에 최대한 용도에 맞게 수납을 해줘야 하는데 따른 어려움이 분명 있었다. 그래서 경력이 중요하구나를 다시 느낀 순간이었다.
봄맞이 옷장 정리를 하다 보니 그때 배웠던 것들이 생각나고 직업으로 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배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뭐든 스스로 잘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은 좋은 거니까. 옷장 정리를 하고 나면 이제 나만의 새봄맞이는 끝이다.
옷장 정리에도 몇 가지 팁이 있다. 옷장 정리도 그렇고 모든 정리수납에는 답이 없다. 각 가정마다 가구도 모두 다르고 사용빈도나 동선, 사용자가 다르기 때문에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몇 가지 공통되는 것이 있다.
첫 번째는 옷걸이를 통일 시키고 옷걸이 방향을 한 방향으로 맞춰준다. 그러면 훨씬 정리가 잘 된 것처럼 느껴진다. 집에 있는 옷걸이가 모두 통일이 되면 좋겠지만 어디 그런가, 필요할 때마다 사서 매번 다른 옷걸이가 많기 때문에 옷의 종류별로 구분하여 맞는 옷걸이로 통일시켜 걸어주면 좋다. 이때 옷의 모양이나 재질, 무게 등을 고려해 옷걸이를 선택해야 한다.
두 번째는 옷의 종류와 계절별 구분이다.
상의, 하의, 속옷, 양말, 그리고 겉옷이나 블라우스 남방 등 옷의 종류에 따라 구분하고 계절별로 정리하면 좋다. 옷장에 구분을 주어 종류별로 걸어주면 좋다.
세 번째는 옷장이 넉넉하다면 수납은 걸어서 정리해 주는 것이 좋다. 옷은 걸어서 수납할수록 편하고 한눈에 보기에도 좋아 찾아 입기도 좋다.
개는 옷은 겹겹이 쌓아서 수납하지 않고 세워서 정리수납하여 개별 옷이 하나씩 보이게 해야 찾기가 좋다.
네 번째는 수납장에 개어 정리할 때 적절한 수납 바구니를 활용하면 편리하게 수납할 수 있다. 옷장을 옷에 모두 맞출 수 없으니 옷장 구조에 맞게 적절한 수납 바구니를 활용하면 수납공간 활용을 잘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 없는 옷들을 버리는 것이다. 언제입을지 몰라 두는 옷들이 많아지면 정리 정돈을 잘 해놔도 다시 흐트러지기 마련이고 입지 않은 옷들이 옷장을 차지하고 있으면 정작 바로 입을 옷들의 공간이 좁아진다.
자주 입는 옷을 바로 꺼내 입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정리 수납의 목적이다. 아무리 보기 좋게 정리를 해놔도 불편하거나 어디에 무슨 옷이 있는지 잘 모르면 바로 꺼내 입기도 어렵고 또 지금처럼 봄이 와 마음이 살랑거리면 소비로도 이어지게 된다.
정리를 자주 하면 할수록 지금 필요한 것들에 집중하게 된다. 정리된 옷장에도 숨통이 트이고 한결 가벼운 바람이 분다.
내가 봄맞이 옷장 정리수납을 하는 이유다. 주말 여유 있게 옷장 정리를 마치고 나면 마음에도 한결 여유가 느껴진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