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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돌아보면서

by 말상믿


올해도 어느덧 다 지나간다. 이번 주말만 지나면 올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이다. 오랜만에 마라톤을 뛰면서 생각해 보니 올 한 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나온 것들은 금방 잊히지만 그럼에도 다시 뒤돌아보면 나는 올해 내 인생 최고의 해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의 책이 출간되어 세상에 나왔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작가라는 이름을 얻었고 책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작년 초 책을 써 보겠다고 다짐하며 확언을 했던 게 생각난다.


"나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강연도 하고 인터뷰도 하는 나는 작가다"라는 확언을 하면서도 실감하지 못했다. 막연히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에 바라는 바를 적고 확언 하긴 했지만, 신입 작가 낸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 나의 첫 책 <오십의 태도>가 세상에 나온 지 일 년이 되어간다. 작년 12월 13일에 출간되어 판매가 되었으니 이제 며칠만 있으면 1년이다. 지금도 네이버 검색에 나의 책 <오십의 태도>는 자기 계발 부문 베스트셀러로 검색되고 있다.


실로 믿기지 않은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데 잠시 감사한 마음을 잊고 있었다. 계속 성장해 나가고 싶은 욕심에 올해도 책을 쓰려고 계속 시도를 했으나 글이 순조롭게 써지지 않았다. <오십의 태도>를 쓸 때만 해도 글이 술술 써졌다. 나에게 글 쓰는 재능이 있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글을 쓰는 게 재미있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글을 쓰는 것이 힘든 줄도 몰랐다. 그렇게 나의 첫 책이 세상에 빛을 보고 두 번째 책 역시 쉽게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마음 같지 않았다. 두 번째 책에 대해 글을 쓰면서도 스스로 의구심이 들어 책 쓰는 것이 자꾸 망설여졌다. 이것 역시도 작가로서의 과정이고 성장하는 단계일 것이다.


어떻게 쓰고 싶다고 매번 책을 쓸 수 있겠는가? 물론 꾸준히 책을 내는 작가들도 많다. 그러나 지금 나에게는 그때가 오지 않은 것 같다. 올해 계획한 책을 쓰지는 못했지만 매일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는 것에 의의를 가진다. 매일 글을 쓰다 보면 또 머지않아 두 번째 책을 쓰게 되는 기회가 올 것이다.


첫 책이 그것도 일 년이 지난 지금도 베스트셀러에 올라와 있다는 것은 신입 작가로서 대단한 운이다. <오십의 기술>을 쓴 이호선 교수만 해도 널리 알려진 유명인이다. 처음 <오십의 태도>라는 제목을 출판사 대표님과 의논하면서 속으로 걱정했던 부분이 있었다. 이렇게 널리 알려진 유명인들이 책을 낼 때 붙일 수 있는 제목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오십의 태도>라는 책 제목을 제안해 준 시프 출판사 대표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한 해를 돌아보는 시점에 참 고마워할 일이 많은데도 마음으로만 간직하고 제대로 감사 인사도 하지 못했다. 올해 나의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게 된 데는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님 덕분이기도 하다. 유성호 교수님의 유튜브<데맨톡>에서 <오십의 태도>를 소개해 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다. 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운이 찾아올 때가 있다. 유성호 교수님의 유튜브에 소개된 것도 얼마나 큰 운인가? 감사한 마음이 있지만 어떻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한 해를 돌아보면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지내야 하는데 속으로만 감사한 마음을 내지 어떤 방식으로든 표현하지 못한 나를 반성해 본다.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는 것도 있다. 나는 누군가를 챙기는 섬세함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늘 마음속에서 생각만 하다 말곤 한다. 어떤 호의를 베풀고 싶다가도 생각이 많아 그 사람의 취향이 아니면 어떡하나, 수준에 맞지 않는 선물이면 어떡하나, 해놓고도 괜히 했나 신경 쓰일 것이 뻔하기에 마음만 먹다가 끝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올해 빼곡하게 써온 다이어리를 돌려보며 나에게 있었던 일들을 돌아본다.


1월 9일 - 책을 내고 처음으로 초판 인쇄비를 받았다. 계약금을 지급받은 후 첫 인쇄비에 작가로 인정받은 것 같아 많지 않은 인쇄비에도 기분이 너무 좋았다.


1월 13일 - KBS 뉴스에 새로 나온 책으로 소개되는 믿기 힘든 일도 있었다. 여동생이 아침 출근 전 뉴스를 보다 깜짝 놀라 언니 책이 KBS 뉴스에 소개돼서 깜짝 놀랐다는 전화를 받고 알았다. 이런 일도 일어나는구나 생각하며 어리벙벙했었다.


1월 15일 - 브런치 스토리 크리에이터( 자기 계발 분야)로 선정되어 브런치 스토리에 <자기 계발 분야 크리에이터 > 초록색 뺏지를 달았다.


2월 14일 - 유튜브 <할 세상> 작가 인터뷰 촬영을 했다. 작가로 인터뷰 제안이 들어온 첫 시작이라 무척 설레기도 하고 긴장하고 걱정했던 촬영이었지만 걱정보다 잘 마쳤던 기억이다.


2월 23일 - 고구려 마라톤 첫 하프(22KM)에 도전해 2시간 3분 51초 기록으로 완주했다. 마라톤을 뛰고 10km 위주로만 뛰다가 처음 하프를 뛰고 마라톤 풀코스 도전에도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3월 1일 -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님 <데멘톡>에 내 책 <오십의 태도>가 소개되었다. 존경하는 유성호 교수님이 책을 소개해 줘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책을 읽고 블로그를 찾아오신 이웃분들이 늘어났고 유성호 교수님 책 소개로 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기회가 되었다.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6월 27일 - <오십의 태도> 북토크를 <노무현 시민재단>에서 처음 가졌다. 오로지 나의 책을 읽고 북토크에 참여한 독자들과 함께 한 시간은 처음 느껴보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누군가가 도서관에서 나의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본 것도 처음이었다. 책을 쓰면서 누군가 카페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이 내 책을 보고 있다면 어떤 마음일까를 상상해 본 적이 있었다. 이날 처음으로 감격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6월 30일 - <오십의 태도> 4쇄 발행에 대한 인세비를 받았다. 4쇄라니!! 출판사 대표님의 전화를 받고 가슴이 쿵쾅쿵쾅 띠고 맥박이 빨라지며 흥분되는 기분을 느꼈다.


8월 13일 - 두 번째 작가 인터뷰 요청에 유튜브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인터뷰 촬영을 했다. 인터뷰 대본 준비가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두 번째 인터뷰 촬영이라 그런지 처음보다는 덜 떨었던 것 같다.


10월 12일 - 나주 mbn 마라톤 대회 첫 풀코스(42.195km) 도전해 4시간 43분 39초로 완주 성공했다. 첫 풀코스 도전으로 정말 힘든 것도 사실이었지만 성취감을 느끼기에 최고의 순간이었다. 연습도 많이 하고 준비도 많이 했지만 그렇다고 한 번에 풀코스에 도전해 완주하고 보니 한편으로는 허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11월 13일 - 블로그 매일 1일 1포 2년째 달성. 매일 1일 1포스팅을 실행하고 있지만 글쓰기는 여전히 어렵다. 놓지 않고 꾸준히 쓰고 있는 것에 스스로 꾸준함을 인정해 주고 싶은 날이었다.



그 외 기억나는 것들도 있다.


- 토지 책 전권 20권 읽기 도전(8월 18일) 현재 8권째 읽고 있다. 장편소설 <토지>처럼 많은 권수는 처음 읽는 거라 나름 도전에 가깝다. 올해 안에 완독 목표였지만 다른 책과 병행하며 읽다 보니 내년까지 이어가야 할 것 같다.


- 가족, 친구와의 여행 6번 (제주도 3박 4일, 울릉도/독도 2박 3일, 여름휴가 2박 3일, 강원도 2박 3일 / 1박 2일, 안면도 2박 3일) 여행을 더 자주 다니고 싶지만 루틴이 있는 지금, 여행은 루틴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되기도 하지만 루틴을 하지 못하더라도 여행은 필요하다 느끼기도 한다.


- 치과 치료 : 임플란트 4개 이식, 그동안 미룬 보철물 교체 치료 등. 올해 안에 마무리 예정이다. 치료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드는 치과치료는 제일 하기 싫은 것 중 하나. 치아관리에 더 힘써야겠다고 생각했다.


- 싸이 콘서트 (8월 2일) -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그동안 벼르고 벼르던 싸이 흠뻑쇼에 다녀온 것도 대단한 경험으로 남는다.


- 텃밭 가꾸기는 자연을 느끼고 배우고 함께하는 나의 휴식 공간이다. 텃밭은 힐링이다. 흙냄새를 맡으며 땀 흘리며 작물을 가꿀 때면 머리가 맑아지고 부자가 된 것 같다.


굵직한 일들이 초반에 있었던 반면 후반으로 올수록 개인적인 일들이 많은 한 해였다. 25년은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 변화에 많은 성장을 이룬 한 해다. 한 해의 기록을 보고 돌아보며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막연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그동안 해왔던 일들을 정리하고 보니 나름의 성취감에 올해도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남은 한 달 지금까지 잘 해온 것처럼 마무리도 잘하자. 올해의 좋은 경험이 내년에 더 좋은 기회로 내게 올 것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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