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한국 사회는 유난히 외부의 권위에 민감하고 욕심에 충실한 경향이 있습니다. 올해 제11회 교보문고 출판어워즈에서 한강 작가와 고명환 작가를 올해의 작가로 선정한 사건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고, 고명환 작가는 '고전이 답했다'라는 책으로 대중적인 호응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 두 작가를 올해의 작가상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서 우리는 조금 더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계에 큰 자부심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한 것은 분명 축하할 일이지만, 이것이 과연 그녀의 작품성을 제대로 평가한 결과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종종 '노벨문학상'이라는 외부 권위에 편승해 작품을 소비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작품을 읽기 전에 단순히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그녀를 찬양하거나 비판하기도 합니다.
더 큰 문제는 한강 작가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으로 나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부 진영에서는 그녀의 역사적 인식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그녀의 작품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또 다른 진영에서는 비판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오히려 혐오와 경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이는 작가 본인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우리 사회가 얼마나 양극화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합니다. 특히, 그녀의 작품 채식주의자 등에서 나오는 29금 이상의 성인적 표현 등으로 논란이 되면서, 청소년 독자들에게까지 무비판적으로 확장하려는 흐름을 경계하고자 하는데, 이에 맞서서 노벨 문학상이기에 이러한 우려를 묵살하는 모습에 대해서도 우려가 생깁니다. 우리는 작품의 본질을 깊이 들여다보고, 대상 독자와 내용의 적합성을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고명환 작가의 경우도 비슷한 맥락에서 논의할 수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고전'의 정의는 다소 의문스럽습니다. '고전'이란 단어는 인간의 양심, 숭고한 가치, 그리고 보편적 진리를 담고 있는 작품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고명환 작가가 고전으로 언급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나 '몰입' 같은 책들은 전통적인 의미의 고전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책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자기계발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고전이라 부르는 것은 고전이라는 단어가 가진 깊이와 무게를 축소시키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더욱이 그의 책 '고전이 답했다'는 고전을 통해 양심과 내면의 성찰을 강조하기보다는, 외부적 성취와 욕심을 추구하는 내용으로 보입니다. 그는 3000권 이상의 책을 읽었다고 강조하며 외부적 수치를 통해 자신의 전문성을 증명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고전과 내면의 깊이는 단순히 많은 책을 읽는 것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고전이란 수천 년의 세월을 거치며 그 가치를 입증한 작품들이며, 인간 본성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공자의 논어, 맹자, 대학, 중용과 같은 유교 경전,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철학, 그리고 불교의 화엄경과 같은 작품들이 바로 그러한 고전의 예가 될 것입니다. 이런 작품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양심과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게 만들며, 단순히 외부적 성공을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이번 교보문고의 '올해의 작가상' 선정은 이런 문제들을 더욱 두드러지게 했다고 생각됩니다. 만약 선정 기준이 단순히 판매량이었다면, 이는 철학이 결여된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상업적 성과만으로 작가를 평가하는 것은 우리가 문학과 예술을 소비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양심보다는 욕심이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진정한 가치와 깊이를 논의하기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우리는 얼마나 외부 권위에 휘둘리고 있을까요? 작가나 작품을 평가할 때, 얼마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을까요? 고전이란 단어가 가지는 깊이를 되찾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더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고, 더 나은 기준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단순히 외부적 성공에 의존하지 않고, 진정으로 가치 있는 작품과 삶의 본질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히 두 작가와 그들의 작품에 대한 논의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더 깊이 있는 성찰과, 외부가 아닌 내면에서 출발하는 가치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사회와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