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중심부 5번가 반려견 전용 공원(Dog Run)
씨포트(Seaport))의 벤치에 반려견과 사람이 나란히 앉아 흐르는 이스트강(East river) 위의 아름다운 브루클린 브리지(Brooklyn Bridge)를 바라보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아기와 강아지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뉴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반려견이 일상화된 뉴욕은 길을 걷다 보면, 5분 안에 두세 마리의 반려견과 반드시 마주치게 된다. 맨해튼(Manhattan)의 번화가 5번가(5th avenue) 길을 걸으며 마주치는 반려견들을 사진 찍어 보았다. 모두들 환하게 웃으며 반려견에게 포즈를 취하게 한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도 자주 산책 나가는 반려견과 마주친다. 보통 하루에 세 번, 한 번에 15~30분 정도씩 산책시킨다고 하는데 배설물은 반드시 주인이 수거하여 버린다.
그런데, 직장 때문에 이렇게 직접 산책시켜 주지 못하는 뉴욕 시민들은 안타깝다. 그래서, 뉴욕에는 반려견을 산책시켜 주는 일을 하는 도그 워커(dog walker) 들이 많다. 주말에는 반려견을 데려와 밤에 재워 주는 일을 하기도 한다.
공공장소인 대형쇼핑몰이나 은행, 호텔에도 자유롭게 반려견을 데리고 갈 수 있다. 2015년 10월, 뉴욕에서는 목줄을 한 반려견에 한해서 식당과 바(bar)의 야외에 마련된 테이블에 동반 출입할 수 있는 법안도 통과되었다. 단, 식당 직원들은 개와의 직접적인 접촉이 금지되며, 반려동물이 실내를 이용해 테라스로 이동하지 않도록 별도의 출입구를 마련해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뉴욕의 많은 회사는 반려견과 함께 출근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집에 혼자 있을 반려견을 걱정하기보다는 일에 집중하게 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뉴욕 맨해튼의 첼시에 위치한 구글도 본인 소유의 반려견 한 마리에 한해서 동반 출근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회사 내에서 많은 반려견을 볼 수 있는데, 되도록이면 주 1~2회 정도를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같은 팀원 중 혹시 알레르기가 있거나 개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경우는 자율적으로 동반 출근을 자제하고 있다.
작년에 인터넷 뉴스에 반려견 관련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뉴욕시 경제개발공사(NYCEDC) 분석에 의하면 뉴욕에는 2022년 기준, 약 110만 마리의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개는 60만 마리, 고양이는 50만 마리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3가구당 약 한 마리의 반려동물에 해당한다. 애완동물 소유율이 60%대인 미국 전체 평균보다는 낮지만 인구 밀도가 높은 뉴욕에서는 길거리를 걷다 보면 반려견들과 쉽게 마주쳐 상대적으로 더 많아 보인다.
뉴욕에서는 반드시 반려견을 동물보호국에 등록하고 해마다 갱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등록이 되면 라이선스와 태그를 받아 착용한다.
뉴욕시 보건국의 반려견 등록현황에 의하면, 2021년 기준 뉴욕시에 등록된 반려견은 493,000 마리이다. 가장 많이 기르는 반려견 품종은 요크셔테리아(Yorkshire Terrier)로 30,379 마리나 된다. 요크셔테리어는 비교적 얌전하고 사람과 강한 유대관계를 맺는 성향이 있다.
뉴욕에서는 반려견은 반드시 목줄(leash)을 착용해야 하고 2미터(6 feet) 이상으로 목줄을 길게 늘어뜨리면 안 된다. 하지만 뉴욕에는 야외활동과 운동을 필요로 하는 반려견들을 위해 목에 줄을 달지 않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반려견 전용 공원인 도그 파크(dog run)가 145개나 있는데, 미국 전역에서 반려견을 위한 공원이 가장 많은 도시이다. 맨해튼에만도 34개나 있다.
맨해튼 중심부 5번가에는 미국 4대 대통령이었던 '제임스 매디슨' 이름을 본 딴 메디슨 스퀘어 파크(Madison Square Park)가 있다. 이곳에서 처음 시작한 ’Shake Shack‘이라는 유명한 햄버거 본점이 있는 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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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중심부 5번가와 브로드웨이, 23가 세 거리의 교차점에 위치한 6.2 에이커 규모의 매디슨 스퀘어 파크(Madison Square Park) 공원 내에는 제임스 "제미" 매디슨 대통령의 이름을 딴 제미스 도그 런(Jemmy’s Dog Run)이라는 반려견 전용 공원이 있다.
빌리지 보이스(Village Voice, 뉴욕 간행물)가 뉴욕시 최고의 도그 파크로 선정하기도 했는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반려견들이 운동하고, 사교하고, 놀 수 있는 즐거운 장소이다. 목줄 없이 너른 잔디밭을 쉴 새 없이 뛰어다닌다.
도그 런의 물놀이 시설, 주변을 둘러싼 나무와 파라솔 덕분에, 반려견들은 여름철에도 시원한 곳에서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며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또한, 도그 런에는 반려견을 안전하고 부상 없이 보호하기 위해 이중 출입문과 출구 게이트, 대형견과 소형견을 위한 전용 구역, 반려견의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친환경 바닥재 등이 갖추어져 있다.
5번가를 따라 쭈욱 내려가면, 그리니치 빌리지(Greenwich Village) 중심에 워싱턴 스퀘어 파크(Washington Square Park)가 있다.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의 취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워싱턴 스퀘어 아치 Washington Square Arch)가 크게 보인다.
문의 높이는 26m에 달하며 이 문에서부터 5번가(5 thAve.)가 시작된다. 문의 아치에는 조지 워싱턴의 모습이 새겨져 있는데, 오른쪽은 대통령 취임 당시의 모습, 왼쪽은 독립군 장군 때의 모습이다.
1826년 조성된 뉴욕에서 가장 잘 알려진 시민 공원으로 많은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인근에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가 있다. 아치보다 43년 앞서 세워져 만남의 장소로 자리 잡은 공원 중앙의 커다란 분수대 앞에는 항상 뉴요커들로 붐빈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어거스트 러쉬>,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영화의 배경으로도 자주 등장한 워싱턴 스퀘어파크의 공원 안에도 역시 넓은 반려견 전용 공원이 있다. 뉴요커들과 반려견들이 야외활동을 함께 즐기는 곳이다.
뉴욕시의 많은 공원에는 반려견을 위한 분수대가 있으며 공원 개장 시간부터 오전 9시까지, 오후 9시부터 공원을 닫을 때까지는 지정된 공원 내 지역에서 등록증이 있고 광견병 예방주사를 맞은 반려견에 한해 목줄 없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래서 그 시간에는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여러 품종의 크고 작은 많은 반려견들이 모여 노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사회성이 많이 길러진 뉴욕의 반려견들은 서로 마주쳐도 짖거나 으르렁거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반려견 주인들은 가까이 다가와도 절대 물지 않으니 안심하라고 말한다.
뉴욕시에 세워진 첫 번째 반려견을 위한 공원(dog park) 은 이스트빌리지에 위치한 톰킨스스퀘어 공원(Tompkins square park)이다. 올해 10월에는 화려한 장식과 독특한 의상으로 꾸민 반려견들이 퀸즈(Queens)의 소크라테스 조각 공원 (Socrates Sculpture Park)에서 반려견 코스튬 콘테스트로 핼러윈 축제를 연다.
3월 23일을 내셔널 퍼피데이(national puppy day) 로도 지정한 미국은 반려동물 놀이 시설이나 장례식장 등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주민들 간의 극단적인 갈등이나 대립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다고 한다.
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너는, 너와 함께 하는 모든 시간들은,
선물이고, 행복이고 사랑 그 자체야.
사랑을 알려줘서 고마워”
-스와르 작가
브런치의 스와르 작가와 일상을 함께 하는 가족이자 친구인 반려견 랴이는 이제 내게도 아주 익숙한 이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