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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강 Feb 01. 2024

학교 이야기4

교도소의 운동 시간    

 

교도소 재소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비다. 정지훈 비가 아니라 하늘에서 내리는 비. 교소소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은 하루에 30분 정도 운동시간을 준다. 운동시간에는 소 내의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거나 달리기를 하거나 철봉 등 본인이 원하는 운동을 할 수 있는데 비가 오면 운동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운동 담당 교도관과 잘 협의가 되면 비가와도 운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우리 방장님처럼 왈짜들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고 나 같은 사람도 한두 마디 보태면 비를 맞으면서 하는 운동을 할 수 있었다. 교도관들은 시국사범보다는 왈짜들을 경계의 대상으로 삼았고 그들과 크게 부딪치지 않으려고 하는 성향이 많았다. 시국사범들이야 소장 면담을 요구하거나 조목조목 따지는 것이 전부였지만 왈짜들은 쌍욕에 조직을 들먹이고 심하면 옷을 벗는다. 옷을 벗으면 몸에서 나오는 호랑이와 용과 ‘차카게 살자’ 를 봐야 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기에 교도관들을 그들의 의견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았다.


고명하신 우리 방장님은 양 발목에서부터 목가지 수 십 마리의 용이 승천하고 있었고 왼쪽 팔에는 능구렁이 한마리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 그것도 천연색으로. 징그럽기 보다는 저것을 하는 동안 얼마나 아팠을까 먼저 떠올랐다.

     

안양교도소는 주변이 모두 고층 아파트촌이다. 운동장에서 재소자들이 운동을 하면 여름에는 팬티만 입고 뛰기 때문에 아파트 주민들로서는 어지간히 꼴사나운 일이 아닐 것이다. 아파트 주민들이 민원을 재기하여 이전을 하느니 마느니 했지만 아직도 그 자리에 그냥 있단다.  

    

운동도 왈짜들은 그냥 하는 것이 아니다 ‘내기’를 한다. 라면 내기나 치킨 내기 등 먹는 내기를 하기 때문에 죽기 살기로 뛴다. 특히, 각 팀의 물주는 방 서열 1. 2. 3위기에 져도 잃은 것이 없는 일반 재소자들은 몸이 부서져라 뛰어야 한다. 그래야 물주들로부터 인정을 받았기에. 나는 언제나 운동 시간에 운동장을 뛰었다. 

    

이것도 모자라 운동에 심취한 재소자들을 페트병에 물을 넣고 서 너 개를 테이프로 감아 아령 대용으로 사용하였고 팔굽혀펴기. 윗몸 일으키기 등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뒷집을 지고 오리걸음을 하는 것이었다. 물구나무를 선 상태로 땅을 짚고 걷는 것도 신기했고. 그렇게 땀을 흘리고 공장으로 다시 돌아오면 샤워를 하는데 두말 할 것도 없이 서열 순으로 이루어졌고 샤워 후 세탁도 순서대로 이루어졌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아서 잘을 모르겠지만 비슷하다고 했다. 교도소와 군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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