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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강 Mar 11. 2024

학교 이야기6

내 고향 청송  

    

미결수들이 선고를 받고 형을 집행하기 위해 구치소에서 교도소로 옮겨 가는 것을 이감이라고 한다. 그런데 교도소도 급수(?) 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징역이 처음인 사람인 초범자가 가는 교도소가 있고 두 번째인 누범자가 가는 교도소가 따로 있다. 내 집이 대전이라고 대전교도소에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구치소와 교도소가 있는지 알게 되면 놀랄 것이다.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교정시설이 있음에 놀라고 그것도 전국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음에 한 번 더 놀란다. 

    

나는 경북 청송사람이다. 청송이라고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립공원 주왕산과 ‘청송감호소’를 떠올린다. 1980년 감호소가 생기기 전까지는 아름다운 시골로만 알려진 청송이 감호소 때문에 이름이 더 유명해진 것이다.      


1981년 감호소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가 1983년 청송교도소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러다 다시 지역 주민들의 민원에 의해 2010년 경북북부교도소로 명칭을 변경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청송감호소라 부른다. 그렇게 많은 전국의 교정기관 중 도 명칭이 들어간 곳은 없다. ‘안동교도소’ ‘의정부교도소’ 등 지역 명칭으로 통일되어 있지. 그런데 유독 청송만 그 명칭을 땔 수 있었다. 짐작컨대 청송사람들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한 곳(지역)에 네 개씩이나 되는 교정시설이 있는 곳도 없을뿐더러 교도소도 아닌 감호소가 있던 곳이라 배려 해준 것이 아닌가 짐작 할 뿐이다.   

   

지금은 ‘경북 북부 제1교도소’. ‘경북 북부 제2교도소’. ‘경북 북부 제3교도소’. ‘경북 북부 직업훈련교도소’ 로 부르고 있으며 1교도소는 일반 수용자나 누범 재소자가, 3교도소는 누범 재소자만, 2교도소는 흉악범이나 강력범들이 생활하는 독방으로만 된 교도소로 이용한다고 한다.     


나는 이 무서운 청송교도소에도 몇 번 다녀온 적이 있다. 처음은 감호소라는 이름으로 첫 재소자들을 받을 때, 청송에 있는 의사선생님을 촉탁의로 위촉해서 진료를 부탁했는데 그 때 간호학생으로 따라 간 것이다. 전국에서 관광버스와 교정버스로 이감되어 오는 재소자들의 진료를 하는 것이었는데 지금 기억으로는 아직 시설이 다 갖추어지지 않아 작은 사무실에서 진료를 하고 약을 주었던 기억이 난다.  

    

또 한 번 은 대구 교도소에 있던 재소자가 청송 제3교도소로 이감을 가서 면회를 다녀온 적이 있고 청송천주교회서 성탄 공연을 위해 제1교도소를 방문했을 때도 행사 진행요원으로 따라 간 기억이 있다.  20년 전 일이기는 하지만. 나는 이렇게 교도소와 인연이 잦았고 그 인연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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