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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리 Sep 17. 2024

FDA 현대화법 2.0: 동물실험 대체 실험법

모든 생명은 소중합니다.

이 글은 2021년 업로드된 다음의 유튜브 영상을 먼저 보시고 읽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영상 제목은 "Save Ralph", 아래의 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393z8s8nFY


"Save Ralph"는 동물 실험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짧은 애니메이션 영화로, 토끼 랄프의 일상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립니다. 랄프는 화장품 테스트에 사용되는 실험동물입니다.


영화는 랄프가 자신의 일상을 소개하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자신이 화장품 테스트를 위해 실험실에서 일하는 토끼임을 설명하며, 실험으로 인해 눈이 실명되고 청력이 감소하는 등 심각한 신체적 손상을 입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랄프는 이를 일상적인 일로 받아들이지만, 시청자는 실험으로 인한 고통과 비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랄프는 자신을 희생하며 인간들에게 안전한 화장품을 제공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하지만, 영화는 동물 실험이 비윤리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러한 실험을 막아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Save Ralph"는 동물 실험의 잔혹성과 부당함을 비판하며, 사람들에게 동물 실험 없는 제품을 선택하고, 이를 금지하는 법안을 지지할 것을 촉구합니다. 영화의 감동적이고도 강렬한 메시지는 동물 보호 운동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모으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이 단편 애니메이션 유튜브 영상은 국제 동물보호 단체인 Humane Society International이 주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만들어졌고 2021년 업로드 이후 빠르게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화장품 동물 실험에 반대하는 운동에 참여하였고, SNS에서는 "Save Ralph" 캠페인이 활발히 진행되었습니다.


캠페인의 영향으로 멕시코에서만 130만 명이 넘는 청원이 몰렸고, 그 영향으로 멕시코는 2021년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 법안을 통과시킵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국가는 40여 개국입니다. 대한민국은 선진국답게 이미 2016년 화장품 분야 동물실험 금지 법안이 통과되면서 2017년 2월부터는 아예 원천적으로 금지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수많은 실험동물들이 학계나 제약산업의 연구실에서 희생당하고 있습니다. 법안은 단지 화장품 관련 동물실험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매년 농림축산 식품부는 실험동물 통계를 발표하는데, 2022년 한 해 동안 희생된 동물의 수는 499만 마리를 넘었습니다. 화장품분야 동물실험 금지 법안에도 불구하고 이 수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험실에서는 주로 쥐를 실험동물로 사용합니다. 그러나 필요에 따라 토끼, 돼지, 개, 원숭이등도 사용됩니다. 제가 연구하는 실험실의 같은 층에 동물실험을 하는 그룹이 있어서 가끔 개나 돼지등이 저희 실험실 앞을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개는 주로 비글(Beagle)을 사용합니다. 비글의 온순하고 친근하며 순응적이기 때문에 실험동물로 널리 사용되는 개 품종입니다. 잘 들어보면 이들이 지나가면서 흐느끼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받게 될 고통을 미리 감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 고통스러운 실험이 끝나면 이들을 안락사시킵니다.  


저도 반려견을 식구로 둔 입장에서 무척 가슴이 아프죠. 반려견과 한 침대에서 자고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면 반려견들도 느끼고 생각할 줄 알며 같이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저는 자식자랑은 안 하지만 반려견 자랑은 합니다. 지인들에게 우리 개는 생각을 할 줄 아는 개라고 말합니다. 뜬금없다고요? 반려견들을 키워 본 사람들은 어느 정도 공감할 것입니다.


저는 생물학을 공부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모든 생명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모두 소중한 존재 들입니다.


사실 과거에는 동물실험이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최선의 방법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에 대한 실험은 불가하니까요. 하물며 사람 세포를 사용하는 실험도 처음에는 렙에서 연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인식이 바뀌어 사람세포를 사용해서 실험을 하는 것이 허용되고 여러 렙들이 의미 있는 결과들을 내놓았는데, 지금까지 쥐를 대상으로 했던 실험 결과가 사람세포를 사용해서 얻은 결과와 상당수 다름을 알게 되었습니다. 좀 허망했죠. 지금껏 우리가 했던 연구들은 쥐를 위한 것이었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신약 중에서 개발과정, 전 임상을 통과하고 마지막 임상 1~3상까지 끝내고 검증과정을 거쳐 FDA 승인을 받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웠던 것이었습니다.


물론 쥐를 사용한 실험을 통해 많은 것을 알아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죠. 실험쥐를 통한 연구들은 제약산업에서 많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기여했으며, 인류의 건강을 크게 향상했습니다. 지금도 실험쥐는 다양한 연구에서 중요한 모델로 사용되며, 새로운 치료법과 의약품 개발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후로 실험논문은 사람세포에 대한 연구를 요구하게 되죠. 그리고 한층 더 나아가 사람의 조직 샘플에 대한 연구에 집중합니다. 연구 장비의 발달로 세포를 넘어서 조직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동물실험 반대의 움직임과 맞물려서 스템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미니 장기라고 할 수 있는 환자 맞춤형 오가노이드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현재 우리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오가노이드 실험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표준화된 오가노이드를 대량생산하고 이를 인공지능을 연계한 표준화된 High throughput 연구 시스템을 개발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동물실험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마도 미래에는 동물실험은 참고용으로만 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환자의 오가노이드를 사용해서 환자 맞춤형 정밀 의약품을 생산하게 될 것이니까 말이죠.


이러한 움직임에 맞물려 마침내 FDA 현대화법 2.0이 나오게 됩니다.


FDA 현대화법 2.0

FDA 현대화법 2.0은 2022년 12월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법안으로, 약물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동물 실험의 의무를 제거한 것이 핵심입니다. 이전에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반드시 동물 실험을 거쳐야 했지만, 이제는 세포 기반 분석, 오가노이드(유사 장기), 인공지능 기반의 컴퓨터 모델링과 같은 대체 방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미 화장품에서 동물실험 의무조항은 폐지된 지 오래고 이제는 신약 개발에서도 동물실험 의무조항을 폐지하고 세포나 오가노이드 심지어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서도 법적으로 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법안은 약물 개발 속도를 높이고, 동물 실험의 윤리적 문제를 줄이면서도 인간에게 더 적합한 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 과정이 더 효율적이고 인간 중심의 데이터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법은 상원에서 코리 부커 상원의원과 랜드 폴 상원의원의 주도로 마련된 초당적 법안이었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으로 공식화되었습니다.


하루속히 표준화된 오가노이드 실험 방법들이 개발되어서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완전히 금지하는 법안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3분 명상을 통해서 생명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소중한 하루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생명의 아름다움

인간의 생명이 귀하듯, 모든 생명은 그 자체로 귀합니다.
작은 나비 한 마리도, 우주를 수놓는 별처럼 소중히 여기는 

그곳에서 나는 살고 싶습니다. 

3분 명상 생명의 아름다움 (영상: pixabay, 음악: 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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