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한 순간을 - 함께 사는 세상> 가치관과 삶
▲ 교수와 학생들의 새로운 만남 © https:// upenn.edu
대학원 개학 며칠이 지난 후 국제학생부서장이 주최하는 사택 환영 파티(Welcome Party)에 참석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대학원을 다녔지만, 대학원 부서장이 집으로 학생들을 초대하여 파티를 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미국 대학원생을 위한 환영 파티에는 오리엔테이션 이벤트, 사교 모임(Social Mixers), 학업 시작(Academic Kickoff) 파티 등이 있다. 이는 신입생이 동료 학생들을 만나고, 캠퍼스 리소스에 대해 배우며, 대학원 생활에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여러 나라에서 유학을 오지만, 동양권은 중국과 한국 유학생들이 주류를 이룬다. 외국학생들과 오랜 기간 유대를 이어온 때문인지, 언제나 나비넥타이(Bow Tie)에 정장 차림으로 강의를 하며 앤틱(Antic) 명품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60대 백인교수가 부부동반 가든파티(Garden Party)에 외국학생들을 초대하는 것은 상당히 독특한 경험이다.
신입생 과목을 담당하는 어느 여교수는 남편이 학장으로 있는 인근 신학대학교 교내 홀(Hall)에 학생들을 초대하여 케이터링 뷔페 파티(Catering Buffet Party)를 열어 우리를 환영해 준다. 우리 대학원장 또한 사택으로 유학생들을 초대하여 가든파티로 대학원 입학을 축하해 준다.
학기 중간이 가까워 오자 이번에는 또 다른 여교수가 자기 집으로 수강학생 수십 명을 초대하여 파틀럭 파티(Potluck Party)를 연다. 각종 음료와 음식을 마련했지만, 참석자도 각자 고유한 음식이나 와인 등을 준비하여 참석한다.
한국에서는 선배 학우와 지도교수가 참여하는 신입생 회식, 학기 말 종강파티, 학위 논문 통과 후 회식 등 주로 시중 음식점에서 모임을 갖는다. 자리를 마련한 선배들이 대접하거나, 참석 학생들이 더치 페이(Go Dutch)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며, 간혹 인심 좋은 지도교수가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우리의 경험을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수년간 이어져 오는 미국 대학원 신입생 환영파티는 한국의 그것과 매우 다른 경험이었다. 사립 대학원에서 고액 수업료를 지불해야 하는 외국유학생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그들의 수익원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입학 관련 공식 직책을 갖지 않은 교수들이 학생들을 초대하는 환영·사교 파티는 따뜻하고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