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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싱가포르 유람기

Day 5 : 유니버설 스튜디오 싱가포르

by 공대생은유람중

• 싱가포르 시내에 있는 것들은 웬만해서 다 본 듯하여, 센토사 섬에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가기로 했다. 마침맞게 이틀차에 같이 저녁을 먹었던 친구도 크게 일정이 없다고 하여 같이 가기로 하였고, 카페에서 또 새로운 동행이 생겨서 오늘은 세 명이서 같이 움직이게 되었다.

• 우선 싱가포르 남쪽의 ‘비보시티’라는 쇼핑몰로 향했다. 여기에 가면 센토사섬을 왕복하는 모노레일이 있는데, 차로 가는 게 아닌 이상 대중교통으로 가장 단시간에 갈 수 있는 방법이라, 사람이 많이 몰려있었다.

비보시티에서 센토사 섬으로!

• 긴 줄을 기다려서 앞에서 모노레일을 2개는 떠나보내고, 다음 모노레일을 탔다. 센토사 ‘섬’이긴 하다만, 사실 싱가포르의 본토와 그렇게 떨어져 있진 않아서 10분 정도도 후에 센토사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행히 모노레일이 센토사 섬 내에서 순환하는 열차이고, 유니버설 앞에 바로 내릴 수 있는 역이 있었다.

•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내리니, 17년 전에 갔던 오사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생각이 나서 감회가 새로웠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무서운 놀이기구 타는 것도, 뭐 하나 타려고 1시간씩 기다리는 것도 썩 좋아하진 않아서 놀이공원에 잘 가지는 않는다만… 그럼에도 기왕지사 외국에 왔고, 또 오랜만이니 오늘은 즐겁게 놀아야겠다고 생각했다.

• 오사카와 마찬가지로 입구에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마크가 있는 상이 있어서 사람들이 그 앞에서 열심히 기념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짐을 코인라커에 맡기고, 본격적으로 놀이공원에 들어가니 미국의 80~90년대에 있을 것 같은 건물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었다. (본인은 미국은 가본 적 없지만). 할리우드 콘셉트의 거리라고 한다. 유니버셜에는 탈 것도 이것저것 있지만, 역시 테마를 잘 꾸며놓아서 보기만 해도 괜찮은 놀이공원이라 생각이 들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마크가 있는 모형. 모두들 사진 삼매경이다.

• 들어가 보니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하늘을 뒤덮고 있는 거대한 롤러코스터였다. 족히 아파트 10층은 넘을 것 같은 높이로 있는 롤러코스터를 보니, 속으로 ‘이건 정말 못 타겠군’ 싶었다.

• 롤러코스터를 뒤로 하고, 영화 미이라를 컨셉으로 하는 Revenge of the mummy라는 곳을 들어갔다. 대략 20분을 줄을 서서 롤러코스터 같은 곳에 탔는데, 지나가면서 갑자기 미이라나, 벌레들이 실감 나게 튀어나왔다. 약간 공포에 가까운 듯하다만, 마지막쯤에 게이트가 열리더니, 롤러코스터가 아래쪽으로 내달리며 떨어지기 시작했다. 롤러코스터 같은 것에 탔더니 정말 롤러코스터였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무서운 것을 정말 못 탄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못 탈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역시 뭐든 시작하기 전에는 겁이 나지만,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닌 경우도 많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미이라 컨셉으로 한 Revenge of mummy. 사진처럼 꽤 규모 있다.


• 다음에는 영화 주라기 공원을 컨셉으로 한 놀이기구를 탔다. 뱅글뱅글 도는 탈것에 타고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데, 양 사이드에서 공룡이 튀어나오거나, 금지된 것 같은? 기계시설을 통과하거나하는데, 비상벨 같은 것이 울리면서 깜깜한 곳에 들어가니 약간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이것도 역시 마지막에 이벤트가 있는 것이, 우리를 태운 튜브가 올라가더니 마지막에는 후룹라이드처럼 물을 세차게 튀면서 떨어졌다. 같이 갔던 동료 한 명은 바지가 다 젖었는데, 역시 우비를 쓴 사람이 많이 보인 이유가 있었다.

튜브를 타고 정글 사이의 강을 지나치는 컨셉의 놀이기구

• 2개쯤 탔더니 이제 점심때가 되어서 식당에 들어가서 락사 같은 면을 먹었다. (이름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솔직히 식당과 메뉴가 한정되어 있어서 먹긴 하였다만, 맛은 그닷이었다.

점심을 먹으면서 잠시 휴식

• 점심을 먹고 나서는 나름 쉬운 난이도? 의 놀이기구를 좀 탔다. 세서미스트리트로 한 컨셉의 놀이기구였는데, 열차를 타고 만화 속을 지나갔다. 아기자기하면서도 꽤 정교하게 꾸며져 있었다.

아기자기 하지만 꽤 정교하게 꾸며져있던 세서미 스트리트

• 다음으로는 무언가를 타지 않고, ’ 워터월드‘라는 쇼를 구경하러 갔다. 대사보다는 대개 배우들의 행동으로 하는 연극이었는데, 악당을 구출하고, 여자를 구출한다는 내용이라, 스토리 자체는 굉장히 단순했다. 다만, 무언가를 폭파시키거나, 불을 지르거나, 높은 곳에서 물에 떨어지거나, 모터보트를 타고 물살을 가르거나, 갑자기 무대로 거대한 비행기가 튀어나온다거나 하는 퍼포먼스들이 굉장히 화려했다. 배우들의 액션연기도 약간 위험해 보일 정도로, 상당히 발군이었다. 여러 탈거리 보다도 이 워터월드 쇼가 유니버셜에서 가장 인상 깊었다.

사진 찍는 것도 잊을 정도로 화려했던 워터월드 쇼

• 이번에도 주라기 공원을 컨셉으로 한 놀이기구를 탔다. 익룡 모양의 탈 것에 모노레일처럼 매달려서 가는데, 공중에서 약간 속도가 있어서 그런지, 원심력에 날아갈 것 같은 느낌으로 살짝 무서웠다.

주라기 공원의 익룡 컨셉으로한 놀이기구

• 놀이기구를 계속 타느라 약간 피곤하여, 셋이서 음료수나 한 잔 하면서 쉬고 있었다. 그런데 그새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세차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원래는 센토사 섬의 이곳저곳을 가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날씨운이 따라주질 않는 것 같았다. 그래도 4일간 날씨가 좋았으니 ‘하루 정도 비는 올 수 있지’ 하고 나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 비가 잠시 잦아든 사이, 센토사섬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돌아와서 동행 친구 한 명과 딘타이펑에서 저녁을 먹었다. 어느 지점에서 먹든 간에 딘타이펑은 역시 맛있구나 하면서 먹었다.

• 친구는 비행기 시간이 되어서 먼저 떠나고, 저녁 9시가 되었다. 나도 새벽 비행기를 타야 하니 어디 가기도 좀 애매하여, 마리나 베이 쇼핑몰 앞을 정처 없이 걸었다. 저녁에 걷다가 벤치에 앉아있으니 비가 그치고 선선한 바닷바람이 불어와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벤치에 편하게 앉아서 보는 싱가포르 시내의 야경은 역시나 눈이 부시도록 예뻤다. 정말 이 야경은 매일 봐도 지겹지가 않아질 것 같았다.

(좌) 마리나 베이 전경. (우) 한국 댄스곡을 커버하고 있는 모습
(좌) 재즈 공연이 한창이던 마리나 베이 쇼핑몰의 바. (우) 내부도 외부도 멋있었던 애플 스토어

• 마리나 베이 쇼핑몰 앞의 해변가를 걷다 보니, 낮과는 또 사뭇 느낌이 달랐다. 한국 아이돌 곡의 댄스를 커버하는 무리들도 있었고, 야외로 나있는 쇼핑몰의 바에서는 재즈가 흘러나오기도 하였다. 싱가포르. 역시나 참으로 멋진 도시였다.

대관람차 싱가포르 플라이어. 안녕 싱가포르!

• 정말 이 야경을 두고 한국을 가는 게 아쉬워서 최대한 눈에 담으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싱가포르 야경을 뒤로하고 저녁 10시 30분에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안녕 싱가포르! 그리고 오는 새벽 2시에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탑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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