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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경혜 Oct 04. 2024

시칠리아 소도시 라구사 동네 한 바퀴

라구사 당일치기 코스


라구사의 핵심은 이블라에서부터

시칠리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인 <라구사(Ragusa)>는 두 영혼이 맞물린 도시다. 크게 현대적인 지역을 일컫는 '라구사 수페리오레‘와 고대 바로크 양식을 간직한 올드타운 '라구사 이블라(인페리오레)'로 나눌 수 있다.

라구사 등 8개 도시를 포함한 ‘발 디 노토’ 지역은 1693년 지진 여파로 재건된 바로크 양식 건축물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예기치 못한 지진으로 인해 새로운 터를 잡아야 했던 주민들이 정착하게 된 곳이 [수페리오레]고, 현재도 대부분의 라구사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수페리오레이블라(인페리오레)보다 약 100m 이상 높은 곳에 있어 이름 붙여졌으며, 이블라의 전망대라 불릴 만큼 멋진 경관을 자랑한다.


모든 길은 협곡과 계단으로 이어진다는 사실!

즉, 렌트를 했다면 주차 후 상당한 시간을 걸어야 할 수 있다. 미로 같은 이블라 지역을 여행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 노력만큼 혹은 이상으로 감동을 전해줄 것이다. 고로 가파른 수백 개의 계단과 언덕을 오르기 때문에 반드시 편한 신발을 빼놓지 말고 챙기자.


새로운 여행이 안겨주는 설렘으로 협곡과 협곡 사이 놓인 다리들을 건너며 석조 주택, 교회 등 건축물을 감상해 보면 어떨까.



1. 두오모 광장&성 조르지오 대성당
성 조르지오 대성당과 두오모 광장
성 조르지오 대성당 내부- 무료
경사진 두오모 광장의 한낮의 모습 - 레스토랑과 카페, 작은 슈퍼 등이 있다.
미니 기차를 타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라구사 여행 중 꼭 한 곳을 가야 한다면, [두오모 광장]으로 달려가자!

청명한 하늘과 대조되는 베이지톤 석조를 발견할 수 있다. 유럽 바로크 양식과 비교되는, 독특한 후기 바로크 양식에 쓰인 지역의 석회암을 그대로 사용한 모습이다.


라구사 이블라 대표 명소이자 시칠리아 바로크 양식의 정수인 [성 조르지오 대성당]은 1738년 노토 출신 건축가인 ‘로사리오 갈리아르도‘의 손을 거쳤다. 성당은 지진에 의해 1820년에 신고전주의 양식인 높이 43미터의 돔을 추가해 재건되었다.

외관을 통해 화려한 바로크 양식의 절정을 만날 수 있으며, 밤이 되면 금빛 조명이 내려 아름다운 면모를 감상할 수 있다.  



지아르디노 이블레오 Giardino Ibleo
유유자적을 옮긴 정원
평소 보기 힘든 나무가 많았다.
연못과 수녀원, 교회 모습
드넓은 협곡 사이 흐르는 자연을 보라

주민들의 산책로이자 쉼터인 [지아르디노 정원]은 올리브, 캐롭, 아몬드 나무로 둘러싸인 자연의 보고로 느껴진다. 라구사에 있는 네 개의 정원 중 가장 오래된 정원으로, 19세기 초까지 지진으로 인해 황량한 울타리만 남아 있었는데 1858년 일부 지역 귀족들과 봉사자들에 의해 새롭게 탄생할 수 있었다.

해발 385미터, 약 15,800제곱미터의 면적의 정원에서는 ‘성 빈센조 페레리’, ‘성 자코모 아포스톨로’, ‘성 아가타 교회’와 정원의 남동쪽에 위치한 ‘카푸친 수녀원’과 분수 그리고 식물의 공존이 흥미롭다.


‘카푸친 수녀원(Capuchin)’으로 가는 정문에서 50그루의 야자수 표본과 이태리 소나무를 포함한 다양한 식물을 볼 수 있고, 원형 분수는 기하학적인 스타일이 특징이다.


또한 정원에서는 라구사 이블라, 라구사 고대 지역, 르미니오 강 협곡을 볼 수 있다. 전형적인 시칠리아 농가의 환경을 엿볼 수 있는 대자연을 간직하고 있어 석회암으로 만든 채석장과 유적지도 궁금해진다.


시칠리아는 자연 애호가들이나 스포츠 애호가들이 즐겨찾는 도시임을 알 수 있다. 자동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바이크나 자전거를 타는 이들을 종종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 마리 교회 계단 Church of St Mary of the stairs
라구사 이블라의 Giusti 거리에서부터 수백개의 계단을 올랐다.
라구사 이블라 전경
명화보다 명화같은 작품

바로크 양식으로 재건된 ‘산타 마리아 교회 계단’에서 바라본 [라구사 이블라] 전경은 그야말로 명화를 능가한 실존하는 작품이다. 소박하지만 화려해 여느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도 남는다.

혹자는 이탈리아 마테라와 닮았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역사가 다르고 살아온 배경이 다른 지역이다. 협곡 사이를 비집고 건축물을 세우고 정성을 들여 주거지를 만든 그대들을 존경한다.


뛰뛰빵빵 경적소리 같은 도시 소음이 드문, 짹짹거리는 새소리와 바람의 결을 온전히 받아 잡수어 절로 배불러진다. 눈과 귀, 코, 입, 감각을 살려 자연과 하나 된 도시의 평화로움에 취해보면 전에 없던 색다른 여행이 될 것이다.


사람으로 빼곡한 관광지와 사뭇 다른 소박한 도시의 울림은 나무의 뿌리처럼 인생에 윤활유를 내린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쉼을 그대로 간직한 소마을은 오래도록 곧은 태로 관광객들을 맞이할 것이다.


숨을 크게 쉬고 가슴을 열어 하늘과 맞닿은 이탈리아 소도시 라구사를 보라! 그토록 바라던 소천국을 만날 것이다.   


꿈만 같은 라구사 야경과 밤 산책​​ 읽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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