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어렵지만 불가능하진 않은 일
조직문화, HR 포지션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대학생에게서 받은 질문이었습니다. 그 질문에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리더나 대표를 뛰어넘는 HR은 나오기는 힘들지만 절대 나올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제 개인적 경험입니다. 박웅현 님의 인터뷰를 찾아보시면 ‘시대정신’이 더 나은 조직문화를 요구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 리더나 대표를 뛰어넘는 조직문화/HR 나오기 좋은 컨디션이 되어가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1) 리더의 권력 독점을 견제할 수 있는 어떤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라거나
2) 창업자가 대표직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본인의 소신/취향/성공방정식이 너무 강하다면 대표를 뛰어넘는 문화/HR이 탄생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에는 어려 장치들이 필요합니다.
스타트업에 좋은 인재들이 몰리기 위한 제1조건이 매력적인 창업자라고 하더라고요. 창업자가 가진 어떤 철학에 동의하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들이 그곳으로 몰린다? ‘조직문화 = 창업자의 철학’이라는 공식이 초기 소규모 기업에서는 당연한 공식임을 증명하는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첫 번째 직장은 대기업 계열사였고 대표는 임시계약직이었습니다. 성과를 못 내면 계약이 해지됩니다. 월급쟁이 대표라면 당연히 성과지표에 조직관리 부분이 포함되기 마련입니다. 실제로 그것을 모니터링하고 가이드하는 제3자가 존재합니다. 지주사의 인사실 혹은 인재개발원이죠. 이럴 경우 시스템이 리더/대표의 개인 성향을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대표 스스로도 평가를 받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이런 의미에서 견제 세력이 없는 창업자가 대표이거나, 단일 회사에서 한 리더가 오래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을 때에는 문화나 HR이 제동을 걸기 어려운 경우들이 종종 발생합니다.
리더의 선의, 리더의 인덕, 리더가 가지고 있는 조직문화 중요성에 대한 이해를 발판 삼아 조직문화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유지되기를 바래야 하는 상황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정리하고보니 아래 이야기를 저 스스로에게도 하고 싶었습니다.
‘리더 개인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 상황에서 이것이 시스템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끔 회사의 역동 자체를 바꾸는 것이 조직문화 담당자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쉽지 않지만 의미 있을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