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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chel Cho Feb 20. 2024

잘한 브랜딩이란 무엇인가?

코스메틱 브랜드 '아멜리'의 브랜딩

브랜딩을 잘한다는 말은,

분명 브랜드에게 아주 큰 칭찬이다.

그렇다면 잘한 브랜딩이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요즘 브랜딩을 잘한다고 생각한 브랜드는 '아멜리'였다.


"화장이 처음인 누군가에게도,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도 아멜리는 쉽습니다"라는 심플하면서도 직관적인 슬로건에서 이들의 아이덴티티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아멜리' 공식 홈페이지

 

내가 이들이 브랜딩을 잘한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바로, 고객경험과 소통 측면에서였다. 코스메틱 업계 내에서는 매일 새로운 브랜드가 탄생하고 사라진다. 실제로 매우 과포화된 시장이며, 이에 따른 각 브랜드 별 제품력 또한 모두 상향평준화를 이룬 요즘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나는 더욱 브랜딩의 중요성이 대두된다고 본다.


'아멜리' 공식 인스타그램


아멜리는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어떤 제품이 진짜 이상하다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컨텐츠를 게시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실제 구매한 고객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수렴하겠다는 브랜드의 태도가 고객의 입장에서 꽤 신선했던 것이다.


브랜드를 직접 경험한 고객으로부터 불만족 경험을 조사하고, 그 부분을 적극적으로 개선하여 다시 만족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들의 태도가 좋았다.


실제 이 컨텐츠의 댓글 또한 같은 반응이었다.

"이렇게 진솔한 컨텐츠는 처음 본다", "성공할 브랜드들은 마인드가 다르다", "실제로 이런 점이 불편했다" 등.


브랜드에게 있어 이러한 솔직한 고객의 목소리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무조건 공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개선할 점으로 인식한다면 그 브랜드는 무한히 성장할 수 있다.


게다가 인식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 아니 그 전에, 개선하고자 하는 진솔한 태도가 보인다면 고객은 진심을 느끼고 그때부터 브랜드의 팬이 된다. 결국, 이것이 브랜딩 아닐까?


물론, 모든 브랜드들은 실패할 수 있다. 제품에서의 실패, CS에서의 실패.


하지만 이러한 실패를 '눈 감고 귀 막기' 식으로 묵인할수록,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는 하락한다.

그 실패로부터 실패요인을 발견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태도와 시각을 가진 브랜드만이 성공한다.


'아멜리' 공식 홈페이지


평소 개인적으로 즐겨보던 브랜드가 있었는데, 이들의 태도에 한때 크게 실망했던 경험이 있다. 이 브랜드가 신제품을 선보이는 과정에서 디자인과 관련된 저작권을 위반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저작권 위반에 더하여 저지른 더 큰 실수는, 바로 고객과의 소통에 대한 부분이었다.


저작권을 위반한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했음이 알려진 후, 이들을 좋아했던 고객들은 브랜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찾아가 댓글을 달았다. "해당 사진은 저작권 위반 아닌가요?", "저작권에 문제 있는 제품 아닌가요?", "환불해 주세요" 등.


당시 브랜드의 태도는 충격적이었다.

평소 배송이나 제품 구매와 관련된 댓글에는 친절히 답변해 주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사건과 관련된 댓글 및 고객의 목소리에는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무대응으로 방치하다가 원성의 목소리가 커지자, 해당 제품과 게시글들을 모두 내려버렸다. 그야말로 고객의 목소리를 대놓고 무시한 것이다. 이들은 고객의 목소리가 두려웠던 것일까?


이들은 명백히 저작권을 위반했다. 하지만, 그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묵인하는 것 대신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고, 다음부터 주의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면 어땠을까.

당시 이들의 태도는 나를 포함해 많은 고객들을 실망시켰다.


하지만 아멜리는 달랐다.

이들은 실패 제품을 통해 "두 번 다신 안 산다"라고 생각했던 불만족 고객의 마음을 진솔히 경청하고자 했다.

이렇게 브랜드가 가진 고객을 향한 진심은 반드시 통하게 되어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오직 소통하는 브랜드만이 장기전에서 살아남는다.


결국 브랜딩은 고객과의 관계가 전부이자 핵심이다.

이 점을 간과한 브랜드들은 그저 제품의 질이나 성능,

혹은 유명인을 등장시킨 광고들로 고객을 현혹하려 한다.


하지만 요즘 고객들은 똑똑하다.

그런 단순한 마케팅 방식은 지금도, 앞으로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번 브랜드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고객의 마음을 다시 되돌리기란 새로운 고객을 유입시키는 일보다 몇 배는 어렵다. 그래서 많은 브랜드들이 요즘 전략적으로 CRM (고객 관계 관리.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에 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CRM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잠재 고객 관리와 더불어 단골고객 및 VIP 고객관리라고 할 수 있겠다.


우연히 알게 된 브랜드 '아멜리'를 통해 좋은 브랜딩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실망을 느낀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 소통하고자 한 이들의 태도가 멋졌다.


브랜딩은 비단 브랜드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요즘엔 퍼스널브랜딩이라는 말도 있지 않나.

앞으로 더 확장될 브랜딩의 세계를 기대하며,

첫 브런치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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