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편안하게 유럽 자동차 여행하기> 동유럽여행
▲ 스르지산과 아드리아해 © Kyros
유럽 자동차 여행 중 편리한 점 하나는 국경 통과가 이웃동네 넘나들듯이 간편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크로아티아(Hrvatska) 국경 통과의례는 약간 야단스럽다. 최고 시속 130 km 슬로베니아 도로(A2 → E70)를 주행하다 국경에 다가서니 갑자기 30 km감속 표지판이 보인다. 바로 코앞에서 경찰차에 올라선 경찰이 스피드 건을 쏘아대며 과속 측정을 한다. 바로 이어 통행료를 징수하는 톨게이트, 또 톨게이트, 계속 톨게이트가 등장한다. 유럽내륙을 여행하며 처음으로 카드결제 후 영수증을 받는 일이 반복된다.
크로아티아 10월 초 온도는 31℃, 한여름 기후이다. 국경을 한참 지나 두브로브니크(Dubrovnik)를 향해 달리는 길은 아우토반을 능가하는 최상의 도로 조건이다. 정비가 잘된 넓고 깨끗한 길에 통행량이 거의 없어, 경관을 즐기며 여유롭게 운전할 수 있어서 좋다.
시시각각 변하는 다채로운 대평원, 광활한 숲, 아기자기한 동산이 지나면 전원 농가주택이 나타난다. 아름답고 정겹기도 한 크로아티아 대자연의 모습에 아내의 감탄이 이어진다.
그러나 두브로브니크로 접어들자, 심하게 굴곡진 가파른 낭떠러지 외길이 이어지면서 도로변 풍경은 너른 바다(아드리아해, Adriatic Sea)와 돌산으로 바뀐다.
노르웨이만큼 터널이 많은데, 노르웨이가 천연 원시동굴이라면 이곳은 현대식 설비를 갖춘 문명화된 동굴이다. 비상탈출구, 비상전화, 소화기가 넘치게 설치된 밝고 쾌적한 터널로 운전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터널 입구마다 명칭, 길이, 제한속도 표시, 신호등이 반드시 나타난다.
그런데, 슬로베니아 일부와 크로아티아 도로를 달리다 보면 갑자기 바로 앞 도로가 사라지는 듯 숲과 대지가 짙은 안개에 휩싸이다 이내 사라지곤 한다. 터널보다 더 주의가 필요하다.
블레드(Bled)에서 약 8시간을 달려, 아드리아해 해변이 바로 앞에는 있는 호텔에 도착한다. 정원에는 종려나무가 무성하고 오렌지와 석류의 색채가 강렬하다. 명불허전(名不虚传), 애국가 ‘아름다운 우리 조국(Lijepa nasa domovino)’ 만큼 아름다운 곳 크로아티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