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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캉 Apr 08. 2024

소심한 나

- 류마티스에 대한 생각


마음이 소심한 나는

대범하지 못하여 참고, 말하지 못하고

그냥 버티고 그렇게 살았다.

내 몸뚱아리 소중히 여기지 않음에

하늘에서 벌을 내리듯

찾아온 병은 늘 내 곁에서 나와 같이

새벽 잠을 깬다.


“ 넌 너무 소심해”

할 말 못 하고 산 삶에 대한 질타가

오늘도 새벽 안개처럼

밥 달라고 낑낑 대는 우리 집 멍멍이처럼

그렇게

발까락 마디마디에서 전해지는 통증이

가끔 살아있는 유기체임을 알게도 하고

온몸을 돌아 나를 공격하는

“참 낭만적인 병이네…”라고

자조적 한탄을 하게 한다.


새벽은 이 고요함 잊을까

두렵듯 습하게

혹은 축축하게

처벌을 기다리는 까뮈의 ‘이방인’이듯

그 고요함, 적막함을 온몸으로

맞아

여전히 소심한 죄수처럼

아프다.


여기까지 쓰고 생각한다.

뭐가 그렇게 말이 많아?,

그냥 아픈 거지.


-24. 4.8. 04:20~05:04 사이. 로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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