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질문 같지만 진지하게 답변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이번에는 유타카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타카 씨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사랑받은 기억을
떠올리시겠어요, 아니면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시겠어요?”
유타카는 별 쓸데없는 걸 다 묻는 여자라고 처음에는 생각했다.
그래서 대충
“글쎄요, 어쩌려나, 그때가 돼 봐야 알 수 있겠는데요.” 하고 대답했다.
“저는 사랑한 기억을 떠올릴 겁니다.”
미츠코는 망설임 없이 그렇게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에서
자신의 삶에 추호도 부끄러움 없는 윤택함이 느껴졌다.
“사랑받는다는 수동의 입장이 아니라,
내 스스로 사랑한 사실을 소중히 여기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서 얼굴을 들고 다시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아직 제대로 된 사랑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소중한 사람을 만난다면, 그 사랑이 절정에 달했을 때 그 사람의
옆얼굴을 보며 언젠가 이별이 찾아오겠구나, 하는 생각에 슬퍼
질 것 같아요. 결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그만큼
살아 있는 그 순간이 사랑스럽고 소중하다는 뜻이죠.
인간은 혼자 태어나 혼자 죽어가는 동물이잖아요.
그런 만큼 늘 이별을 준비하며 살아야 한다는 거죠.”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신다고요?”
“네, 물론 사랑받은 기억도 떠올리겠죠. 그것은 기쁜 기억으로.
하지만 사랑했다는 것, 내 자신이 누군가를 진지하게 사랑했다는
것은 생물체로 태어나 할 수 있는 가장 귀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생을 보내고 싶어요.”
츠지 히토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