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과대평가했다. 사랑을 과대평가했다.
어쩌다가 이토록 순식간에, 식어버린 마음을 가지게 되었을까.
사랑이 나의 마음을 찢어놓는 일은 두 번 다시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너질 것 같았다.
그렇다. 나는 사랑을 하여 마음이 아픈 것이 아니라,
섣불리 사랑을 얻으려 했던 내가 가엾어, 울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당신, 당신에게는 사랑이 그렇게 쉬운 것이었나.
주고받은 미소, 즐겁게 나누었던 대화, 한밤중의 긴 통화,
적당한 스킨십, 5개월이라는 시간, 그 모든 것을 저울에 달아본 후
알맞은 시점을 골라 사랑해,라고 이야기한 그로 인해,
나는 나 자신조차 싫어질 것 같았다.
그의 사랑해, 에는 어떤 무게도 깊이도 없었다.
훅, 입김을 불면 날아가버릴, 종이 한 장보다 가벼운 사랑해,였다.
황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