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를 전혀 모르는 내가 요즘 한동일 작가의 "라틴어 수업"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배우 로빈 윌리엄스( 존 키팅 선생님)가 외쳤던 "카르페 디엠(Carpe diem)" 이 사실은 라틴어 시의 한 구절이었다는 것도 알았다.
"Ad Astra Per Aspera (고난을 넘어 별을 향해)"
라틴어 명언이다. 처음엔 "힘내자"의 의미 정도로 여겼다. 하지만 내 삶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에 이르자 이 문장이 특별해졌다.
매일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지만, 저녁 늦은 시간까지도 쓰지 못하는 날이 있다. 오늘도 그런 날 중의 하루다. 남편은 내가 밤늦게까지 글을 쓰는 것에 걱정을 내비쳤다. 자신은 글은 모르지만 글 쓰는 것으로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아침 출근길을 차로 동행해 주면서 한 말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유난히도 화려한 색을 뽐내는데, 내 마음은 무채색 같기만 했다.
글쓰기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형편없는 글, 못난 글을 잔뜩 써보기로 처음부터 마음먹었으니까. 초보는 마음 편하게 쓸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투박하고, 어법에 맞지 않아도 '뭐 어떤가!' 하는 막무가내의 마음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럴지언정 지금은 매일 쓰는 것이 고난이다.
쓰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쓰겠다는 자신감은 어디로 갔는지, 이 순간 고난을 떠올리고 있다. 하지만 별도같이 상상한다. 고난을 이기고 별에 닿고 싶은 마음이다. 피할 수 없다면 넘어서고 싶다. 매일 아침 일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이면 그날의 감사한 순간들을 기록한다. 어제보다 나은 글을 쓰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의 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다.
'별을 향해' 간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성공을 꿈꾸는 것이 아니다. 나의 길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지금이 고난이면 오히려 잘하고 있다. 견디고 버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어도 고난을 넘어서 별에 닿고 싶다면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 감사해야 한다.
"라틴어 수업" 책 안에서 또 하나 배운 것이 있다.
" 새들은 각자 저마다의 비행 법과 날갯짓으로 하늘을 납니다, 인간도 같은 나이라 해서 모두 같은 일을 하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생각을 가로막는 장벽을 허물어주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괜찮다. 잘하고 있다." 주문을 외운다. 별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