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초입부터 감기 몸살로 일주일을 내리 앓았다. 그렇게 나에겐 둘째주가 7월의 시작처럼 느껴졌는데 아픈 이후로 수면의 질이 무척 떨어졌다. 몸은 아픈 이후로 계속 나른한데 집 주변에선 공사 소음이 들리고 고양이들은 영역다툼을 하는 지 날카롭게 울어댄다. 눈을 감고 뜨는 순간이 굉장히 짧게 느껴져 수면의 질이 좋게 느껴지지만 막상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면 그렇게 피곤할 수가 없다. 비가 오는 것도 한 몫을 하는 거 같다.
장마하면 떠올리기 쉬운 이미지들이 나와는 거리가 있었는데 이번 장마는 그것과 맞닿아 있다. 듣기 좋은 빗소리는 물을 한껏 머금은 솜처럼 만드는 일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처럼 느껴지고 우산에 닿는 비의 무게는 듣기 좋은 소음이 아닌 또 우산을 챙겨야 한다는 귀찮음이 되어있다. 좋았던 것들은 약간만 비틀려도 싫은 것이 된다. 그러면 반대로 싫었던 것들을 약간만 비틀면 좋았던 것이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