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다른 이를 고문하지 않는다.
나는 소싯적 굉장히 좁은 마음으로 살았다.
남에게 받는 만큼 줘야 빚지지 않은 것 같고, 내가 조심하는 만큼 남도 조심해 주길 바라는.
그래서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까칠하고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들은 증오하기도 했어. 예전엔 그랬다고.
근데, 결혼과 육아라는 극한의 상황들을 겪으며 내 마음의 이해와 허용치가 점차 넓어지니 조금은 이해가 되더라.
그 까칠하거나 변명이 많고 지적이 많은 사람들.
그건 자기를 숨기는 방어라는 걸,
상처를 많이 받아 자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지고, 그런 모습 들킬까 봐 공격받지 않기 위해 미리 선수 친다는 거.
이 추론이 타인의 무례함의 이유가 전부 나 때문 인건 아니라는 자기 위안이 됐고 그들을 조금은 가엽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칼 융이 그랬단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다른 이를 고문하지 않는다.
보통 고문받은 이가 다른 이를 고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