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hromatic Things' 팝업 기록(3)
4. 각 브랜드 소개 그리고 팝업스토어 현장
코어브라스는 처음에 가죽제품에 들어가는 버클과 같은 황동 부자재를 만드는 브랜드로 기획되었다. 가죽제품의 무드를 결정하는 황동부자재를 제작하는 브랜드로 '코어브라스'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원래의 계획은 5년 정도 운영하다 실버주얼리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실력은 충분하니 걱정하지 말라는 아내의 설득에 16년 12월, 코어브라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핸드카빙을 기반으로 동물, 자연 그리고 서브컬처 등에서 영감을 받아 주얼리로 표현한 수공예 실버 주얼리 브랜드로, 착용자에게 장식으로서의 주얼리와 더불어 공예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주얼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안산에 작업실 겸 공방이 있지만, 주로 온라인으로만 주얼리를 접할 수 있었다.
이번 팝업 및 전시에서 오프라인 만남에 초점을 두었다. 제품에서 자주 다루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너의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주얼리뿐 아니라 석고로 제작한 아트웍 전시도 함께했는데, 코어브라스의 색이 잘 담긴 멋진 전시였다!
코어브라스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품들과 전시 주제와 관련해서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corebrass_crafts
공간 곳곳에 코어브라스가 준비한 강렬한 포스터가 팝업스토어의 현장감을 더해주지 않았나 싶다.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보였던 바다코끼리 조형물이 기억에 남는다. 방문해 주신 많은 분들이 직접 착용해 보며 제품들과 아트웍 전시들을 보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전에 서울에서도 팝업스토어를 한 적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때보다 4배 많은 매출을 달성했다고 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매출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 기분이 좋았다.
스튜디오 리을은 24년 4월에 시작한 3D 프린팅 가구 디자인 스튜디오이다. 한국적 미감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다. 때문에 한글을 사용해 브랜드이름을 짓고 싶었고, 3D 프린팅의 제작 방식과 한글 'ㄹ'의 형태적 유사성을 착용해서 '스튜디오 리을'로 이름을 짓게 되었다.
3D 프린팅 브랜드인데 친환경적 브랜드라는 것이 흥미로웠다. 옥수수 전분과 사탕수수 전분 원료의 필라멘트만을 사용하여 제품을 만들고, 재고를 쌓지 않는 친환경적인 제작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는 조명과 화병 등 인테리어 소품을 제작하고 있지만, 이후에는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하여 가구를 만들 계획이 있다고 했다.
스튜디오 리을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더 다양한 감각적인 소품들을 확인할 수 있다. @studiorieul
스튜디오 리을은 이번 팝업 및 전시에서 참여형 이벤트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계정을 태그하고 공유하면 조명 미니어처 자석을 제공했는데, 귀여워서 인기가 많았다. 그리고 조명 디자인을 직접 그려 제출하면 그중 베스트 디자인을 뽑아 실제로 만들어서 보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엄청난 실력자들의 작품들이 모였다. 과연 어떤 디자인이 뽑힐까 기대하고 있다. 묵커피바 안쪽의 어두운 공간과 스튜디오 리을의 조명이 잘 어울려 멋진 전시가 되었다.
이번 팝업을 통해서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매출에는 큰 욕심이 없었다고 했지만 꽤 많은 팔로워 증가와 높은 구매 전환율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묵커피바는 묵(墨, 먹 묵)이라는 이름과 같이 무채색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공간이다. 안산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한 카페이며 전국 어디에도 묵커피바만큼 다양한 원두를 취급하는 곳이 없다. 실력 있는 로스터리 업체 3~4곳에서 원두를 납품받아 소개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이를 '원두 편집샵' 컨셉이라고 하셨던 게 재밌고 기억에 남는다. 조만간 직접 로스팅할 계획도 있다고 하셨다.
묵커피바에서 준비한 팝업 기간에만 먹어볼 수 있는 특별메뉴 블랙핫도그와 오레오컵빙수는 카페 운영으로 바쁜 와중에 묵 대표님과 매니저님이 많이 힘써주셨다. 맛은 물론이고 비주얼까지 완벽했다! 블랙핫도그는 팝업 기간 중 이틀 동안 스탭밀처럼 먹을 정도로 든든하고 너무 맛있었다.. 맛없는 메뉴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으로 메뉴 개발을 꾸준히 한다고 하셨다.
묵커피바의 신메뉴를 포함한 새로운 소식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장 먼저 볼 수 있다. @mukcoffeebar
굵게 간 돼지고기에 통후추와 생마늘을 넣어 알싸한 페퍼맛을 살린 소시지와 소고기 가득한 라구 소스를 얹어 만든 치아바타 핫도그! 팝업기간 동안 아메리카노 또는 콜라와 세트메뉴로 판매했다. 오레오컵빙수는 고소한 우유얼음과 달콤한 오레오가 들어간 빙수로, 더운 여름 팝업을 즐기며 가볍게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기존의 묵커피바의 여름 인기메뉴인 흑임자눈꽃빙수와 홍시눈꽃빙수의 인기를 이길순 없었다..)
묵커피바의 기존 인기와 더불어 팝업 행사를 찾아주신 분들 덕분에 3일간의 매출이 평소보다 2-30% 정도 올랐다고 하셨다. 그만큼 묵커피바팀이 고생 많이 하셨다.
블랙핫도그 세트를 구매하면 럭키드로우에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준비해서 키오스크 옆에서 블랙핫도그 영업을 열심히 했다.(ㅎ)
이벤트 당첨자가 나오긴 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안 나와 조금 아쉬워서 둘째 날 5등 당첨으로 키링 굿즈를 추가해 잔뜩 넣었다. 앞으로는 많은 분들이 팝업스토어를 더 즐길 수 있게 다양한 굿즈로 확률을 높여 진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를 진행하면서 배워가는 부분이 정말 많았다.
5. 마무리
이러한 행사를 통해서 안산에 없었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우리의 목표를 조금씩 이뤄가고 있다. 참여한 브랜드 모두 좋은 성과를 이루었기에 다행이었다. 각 브랜드가 열심히 준비한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정신없는 3일이었던 것 같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 기억이 잘 안나기도 한다. 원래 묵커피바를 찾아주시던 분들에게 우리의 활동과 브랜드들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우리가 기획한 팝업을 찾아와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런 팝업스토어를 기획할 수 있었던 건 묵커피바, 코어브라스, 스튜디오 리을 세 브랜드의 힘이 컸다. 그리고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팝업에 방문해 즐겨주신 분들 덕분이었다!
앞으로도 많은 브랜드들과 협업하여 팝업스토어, 전시, 플리마켓, 축제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진행할 예정이다. 재미있는 도시 안산이 되기를 바라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