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imon Kim Jan 30. 2024

2편_HR은 사측인가요?

현장을 깊게 이해하는 HR

HR이 사측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현장에 대한 이해가 없는 불필요한 Action을 하거나 
회사의 의사결정을 적절하게 커뮤니케이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HR 업무를 하면서 저 스스로를 "현장직 HRer"라고 부르는 것을 좋아합니다. 1편에서 다루었던 것처럼 HR은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고 임팩트를 만들어 내는 기능을 해야 하는 부서이기 때문에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결국 실력(?)을 좌우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모든 부서가 그렇든 HR의 업무에도 Why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Why는 현장에서의 어떤 비즈니스를 풀기 위한 것인지에서부터 정의돼야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HR이 현장(?)을 파악하는 활동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비즈니스 전략을 기획하는 전략부서와 밀접하게 협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현장에 집착함에도 불구하고 왜 HR은 사측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을까요? 이는 현장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예시를 통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A팀장님은 50명 규모의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B 회사에 팀장으로 합류했습니다. HR에 대한 많은 지식과 기술을 갖고 있는 A팀장님은 합류 후 B 회사의 HR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점검합니다. A 팀장님은 현재 회사에 없는 레벨제도와 Payband를 만들어 구성원들의 목표를 잘 설정하고 지속가능하게 운영할 것을 대표님에게 제안합니다. 대표님이 들어보니, 매우 합리적이고 필요해 보이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대표님은 이를 도입하기로 결정합니다.

  이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A 팀장님은 대표님이 중요하게 생각하신다며 현업부서에 레벨제도를 만들어 공유(보고)하도록 리더들에게 요청합니다. 현업 리더들과 구성원은 바빠 죽겠는데 지금 이게 왜 중요하냐며 하소연합니다. A 팀장님은 대표님이 결정하신 사항이고 지시이니 본인도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많은 시간을 쏟아 직군별로 매우 상세하고 짜임새 있는 멋있는(?) 레벨체계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B 회사의 생산성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50명 규모에서 모두가 RnR 신경 쓰지 않고 최선을 다했으며 비즈니스가 매우 잘되고 있는 상황에 레벨체계 작업으로 리더들의 업무 몰입도는 낮아지고 병목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모두에게 레벨이 부여되었을 때 구성원들은 본인에게 부여된 레벨만큼의 일만 했고 리더들은 이러한 현상을 관리하는 방법을 몰랐습니다. 현장에 대한 이해가 없는 멋있는 HR 시스템이 조직의 생산성을 떨어뜨렸고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대가로 대표님은 나쁜 사람, HR은 그의 하수인(?)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예시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경기 침체로 인해 회사의 비즈니스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 회사는 생존을 위해 비용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HR 팀장이신 B 팀장님은 구성원들에게 업무 효율을 가장 올려주고 동기부여가 되는 회사 제도나 시스템, 베네핏 등을 조사합니다. 그리고 비용은 절감하되 성과를 위해 꼭 유지가 필요한 제도들 중심으로 리뉴얼하여 대표님의 승인을 받습니다.

  B 팀장님은 이러한 변경에 대해 대표님에게 아래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제안합니다.

1. 구성원들은 애사심이 있고 상황을 함께 헤쳐나갈 의지가 있기에 현재 비즈니스 상황을 구성원들에게 오픈하며 HR 제도와 시스템이 축소/리뉴얼될 것임을 직접 공유.

2. 제도들이 개편(축소)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공유하여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고 배려하기 위한 Action이 있었음을 강조.

3. 같이 어려움을 이겨내 주기를 요청하고 목표 달성 시 어떤 것들을 해줄 수 있는지 비져닝하며 목표 공유.

  사전 HR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구성원들은 회사를 이해할 준비가 돼 있었고 이를 투명하게 공유한 회사를 신뢰하게 됩니다. 그리고 회사가 이를 헤쳐나갈 힘이 있다고 믿은 구성원들의 생산성은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그들에게 주어지는 것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HR은 경영진이 최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성과를 낼 수 있도록) 현업 인사와 관련된 정보를 비즈니스 관점에서 경영진에게 공유해야 합니다(구성원 → 경영진). 그리고 결정된 사항을 실행하는 현업 부서에 도움이 되도록 전달하고 지원하는 제도들을 만들 책임을 갖습니다(경영진 → 구성원).


  HR이 현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해당 정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 하여 적절한 정보와 제도들을 구성원들에게 제공한다면 HR은 사측이 아니라 "노사 모두에게 필요한 부서"가 될 것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1편_회사에 HR부서는 왜 있는 거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