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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댕기자 Jul 24. 2024

나이아가라 폭포뷰 방은 다 비쌀까

2024 여름여행 #3 - 약간의 가려짐을 감수하면 1박 값에 2박 가능

6월에 아이랑 19일짜리 여행을 다녀왔다. 미국 애틀란타공항 출발로, 뉴욕(미국) 4박 - 나이아가라 폴스(캐나다) 2박 - 캘거리/밴프국립공원/재스퍼국립공원(캐나다) 8박 - 시카고(미국) 4박 일정이었다. 나이아가라 폴스까지는 아이랑 둘이 다녔고, 밴프/재스퍼는 아이 아빠와 접선해 캠핑카를 탔고, 시카고는 고교/대학 후배네와 함께였다. 2월부터 준비해서 그런지 다소 긴 여행이라 비행기를 대여섯번 타서 그런지, 당분간 여행은 안 다녀도 될 듯하다. 평범한 여행이었지만, 알뜰여행 팁이 될 만한 부분들은 정리해보려 한다.




나이아가라 폭포 방문은 꼬맹이 때문이었다. 미국행 전에 예습용으로 학습만화를 한 권 읽더니 '어머, 여긴 가야해' 3곳을 꼽았다. 뉴욕 자유의 여신상, 보스턴 하버드대학(동상 발을 만져야 한다며), 그리고 나이아가라 폭포였다. 팔레스타인 관련 시위로 시작된 하버드대 일반인 통행 차단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 보스턴은 포기. 나머지 2곳만 일정에 넣었다.


오래 전 나이아가라 폭포에 육로로 방문했었다. 뉴욕주 이타카 소재 코넬대에서 박사 과정 중인 후배 부부와 함께 미국령에서 배를 타고 캐나다 폭포까지 본 다음, 차로 캐나다령으로 넘어갔다 왔다. 


이번엔 캐나다령으로 직행, 폭포뷰 방에 머물기로 했다. 아이랑 돌아다니기 힘들면 방에서라도 원없이 폭포를 볼 목적이었다. 유명한 메리어트나 엠버시스윗은 폭포뷰 방 1박이 최하 400불대 이상이었다. 고작 2박인데 폭포뷰 1박과 시티뷰 1박으로 방이나 숙소를 바꾸기는 너무 귀찮고, 2박에 100만원 이상을 지출하기도 부담스러웠다. 


캐나다 폭포 바로 앞 버스정류장에서 올려다 본 나이아가라 폭포뷰 호텔들. 가운데 매리어트 왼쪽 뒤로 보이는 (이모티콘이 붙은) 호텔이 Radisson Hotel & Suite이다.


폭포 주변 호텔의 폭포뷰 방 가격을 죄다 검색한 결과 찾아낸 곳이 Radisson Hotel & Suites Fallsview였다. 폭포 전망이긴 한데 바로 앞 매리어트 건물에 폭포 일부가 가려진다. 하지만 가성비는 좋다. 시티뷰, 리버뷰, 폭포뷰 중에 폭포뷰가 가장 비싸도 다른 유명 호텔들의 반값 수준이었다. 초이스 호텔 사이트(https://www.choicehotels.com/)회원가입을 하고 2박 이상에 15%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한 결과, 2박에 414.62 캐나다달러로 예약 가능했다. 


자쿠지가 딸린 킹룸이 가장 비쌌고, 그 다음은 더블침대 2개가 있는 방이었다. 퀸 2개짜리 방도 있었지만, 더블 2개짜리 방의 가격이 살짝 높은 대신 뷰에 대한 리뷰가 좋았다. 층이 더 높거나 전망이 덜 가리는 건물 우측 끝 쪽에 가까운 방으로 추정 가능했다.


Radisson 호텔 더블룸 2개짜리 방의 실제 전망.


그리고 체크인했던 방은 이 모습이었다. 같은 층 맨 오른쪽에서 두 번째 방이었고, 폭포가 한눈에 바로 보였다. 밤에는 건너편 매리어트에서 방 내부가 들여다보일 것 같아서 한쪽 커튼을 닫아야 했지만, 낮이고 밤이고 폭포 풍경을 즐기기엔 충분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일출에 물든 폭포를, 저녁에는 조명으로 물든 폭포를 바로 볼 수 있었다. 가만히 폭포 물이 흐르는 동영상도 찍어보고, 물멍도 때렸다. 가끔은 무지개도 보였다. 비록 왼쪽이 살짝 가려지지만, 1박 20만원선에 이 정도면 훌륭하다 생각했다. 아참, 밤 10시마다 하는 불꽃놀이는 미국 폭포 건너편에서 하는 거라서 방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결국 나갔다 왔다)... 


일출 시간대의 폭포
조명에 물든 폭포
방에서 본 무지개




캐나다령 나이아가라 폭포와 가까운 공항은 미국 버팔로 공항과 캐나다 토론토 공항이다. 버팔로 공항에서는 차로 30분쯤 거리의 레인보우 브릿지에서 캐나다 입국심사를 거친 뒤 호텔로 이동한다. 토론토 공항에서는 나이아가라 폭포 호텔들까지 차로 1시간반 정도 걸린다. 

 

버팔로 공항에서 차를 타고 캐나다 폭포 쪽 호텔에 가는 경우 차 안에 머무는 채로도 입국심사가 가능하다. 택시는 캐나다 쪽 호텔까지 미국달러로 100불선이며,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사람들끼리 뜻이 맞으면 한 대로 이동하고 돈을 나눠내기도 한다. 우버 등 라이드쉐어의 경우 기사가 여권을 갖고 다니는 경우가 드물어 캐나다령으로 바로 가지 못 하고 레인보우 브릿지까지 가서 다리를 걸어서 건넌다(반대로 캐나다 쪽에서 버팔로 공항까지 넘어와주는 우버 기사들은 많다고 한다). 레인보우 브릿지까지 우버 비용은 40~50불이고, 입국심사 후엔 Wego버스를 타거나 다시 우버를 불러야 한다. 


당초 토론토 공항으로 들어가서 렌트를 하거나 에어버스(성인 1인+아이 1인 약 160 캐나다달러)를 탈까 생각했었다. 그러다 일정을 뒤집으면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버팔로 공항을 이용하게 됐다. 버팔로 공항 홈페이지에서 예약 없이 탈 수 있는 셔틀버스가 1시간마다 있고 캐나다 폭포 지역까지 1인 38불 정도 한다는 정보를 봤었다(지금은 운행을 안 할 수도 있다). 막상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는 셔틀버스 출발까지 시간이 너무 남아 레인보우 브릿지까지 우버를 타고 걸어서 레인보우 브릿지를 건너게 됐다. 

 

레인보우 브릿지에서 본 미국 폭포(왼쪽)와 캐나다 폭포(정면 멀리).


다리를 건넌 다음 캐나다 로밍이 잘 안 터져서 우버를 부르는 데에 애를 먹었다. 결국 Wego 버스 2일권을 사서 호텔로 가야했는데, 저렴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폭포 주변 호텔들은 주차비가 비싸고, 폭포 주변과 클리프턴힐 주변만 돌아다닌다면 버스로도 충분하다. 여름 한정으로 Wego 버스 노선이 나이아가라 온 더 폴스까지도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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