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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댕기자 Feb 23. 2024

미 대학도시에서 발견된 2명의 시신

조지아대학은 어제 오후부터 오늘까지 수업을 모두 취소했다

안전하고 살기 좋다고 듣고 온 곳이다. 

이곳은 미국 조지아주 애쓴스(Athens)다.

조지아대가 한가운데에 있는 아담한 도시.

대도시 애틀란타에서 약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다.


대학 캠퍼스와 멀지 않고, 기숙사들이 바로 지척인 곳에 집을 얻었다.

큰길가라서 더 안전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계약한 집이다.

아파트 형태지만 집마다 주인이 다른 콘도미니엄이고,

거실에서는 차 소리가 많이 들리지만, 침실은 조용하다.


UGA까지 가는 학교 셔틀버스와 시내버스가 다 무료다.

바로 옆이 인도마켓이고, 걸어서 3분 거리에 중국마켓이 있다.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하는 2개의 공원이 있고,

차로 2분 거리에 산책로가 멋진 주립 보태니컬 가든이 있다.

큰길가 우리 집. 처음 데려다주신 한인 픽업업체 기사분은 "왜 이런 이상한 데에 집을 얻어놔서..."라 하셨다.


바로 어제였다. AllTrails라는 앱을 알게 됐다.

집근처 공원에서 걸을 때 길을 제대로 알고 걸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주변에도 소개했더니 다들 좋다고 했다.

저녁무렵 갑자기 카톡이 여럿 왔다.


"트레일 혼자 걷지 마세요. 학생 누가 죽었대요. 조심하세요."

"아침에 아이랑 걸어서 학교가는 거 당분간 하지 마세요."


어제 아침 조깅하러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실종신고 된 여학생이

캠퍼스 인근 공원 호수 근처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한다.

우리집에서 5분 거리 공원 중 하나가 바로 그곳이다.

(피해자는 조지아대를 다니다 인근 간호대학으로 옮겼다고 한다.)

그리고 전날밤 조지아대 기숙사에서 1명이 자살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24시간 내 발생한 두 사건에 동네 분위기가 흉흉해졌다.

평소 우리집 앞길은 사람들이 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남성들은 혼자 뛰고, 여성들은 주로 둘이 뛰었다.

당분간은 이 모습을 볼 수 없겠지 싶다.


물론 이 호들갑은 평소 이곳이 상대적으로 안전했다는 사실의 방증일 수도 있다.

오클라호마에서도 조용한 대학도시에 살았는데 가끔 이런 문자를 받았다.

"총기난사범을 경찰이 추격 중이니 이 도로에 나오지 마세요"라는.

시카고 사는 후배도 "여기는 한두명 죽는 건 말도 없어요."라 했다.


우리집 어린이는 잔뜩 쫄았다.

아침에 학교 가는 길에도 무섭다고 했다.

아이랑 1주일에 한두번은 학교까지 걸었는데, 당분간은 중단해야할 것 같다.

어서 범인이 잡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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