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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변 Dec 26. 2024

3년의 성장기!
함께 웃고 울며 생긴 놀라운 변화

프로농구 관람을 통한 어린이 감정 훈련

패배를 두려워하는 아이


아이들은 대체로 지는 것을 싫어한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억울한 것은 아빠로서 자녀에게 "이기고 와라! 1등 해라!"라고 말한 적이 결단코 없다.


아이들에게 자주 말해줬다.

"져도 좋아! 인생은 마라톤이야!" 


하지만, 간단한 놀이에서 져도 집안이 떠나가도록 우는 아이를 보며 가끔은 심각한 현타가 왔다. 우리 왕자님은 왜 이토록 지는 것을 싫어하실까?


아이들이 패배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경쟁심', '감정 조절 능력의 부족', '완벽주의 성향'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한다. 자세히 살펴보니 첫째는 감정조절과 완벽주의 성향 때문인 것 같고 둘째는 경쟁심 때문인 것 같았다. 잘 지는 것을 강조하는 아빠답게 아이들을 도와줄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함께 웃고 함께 우는 것이 어찌 보면 사회성의 기초가 아닐까?

그렇다면 아빠와 같이 지고 같이 이기면 어떨까?

다 좋은데 무엇으로 시도하지?


그래서 시작했다. 바로 찬바람 불면 돌아오는 프로농구 관람. 야구만큼 인기 있지 않지만, 2시간 정도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이 넘친다. 어차피 겨울에 아이들을 데리고 갈 곳이 마땅치 않다. 백화점, 쇼핑몰은 마음은 편해도 지갑이 상당히 불편하다. 아이들 마음에 구매욕구가 찾아오면 지름신을 쫓는 퇴마 의식에 온갖 진을 빼야 했다.(물론 이것저것 사주기도 했지만, 교육상 주저하는 부분도 있다)


농구 관람은 우리 집에게는 가뭄의 단비였다. 다행히 중전마마가 스포츠 관람을 매우 좋아했다. 육아의 스트레스를 스포츠 관람으로 푸는 와이프에게 경기 관람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마법이었다.


응원팀이 지면 왕세자는 난리가 났다. 패배의 아픔을 다스리는 것에 30분이 걸린 적도 있다. 하지만, 수많은 패배를 겪고 아들은 단단해졌다. 1점 차로 대 역전승을 거두었을 때는 얼싸안고 기뻐하기도 했다. 지금도 종종 대역전극 장면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여달라고 한다.


3년째 농구를 관람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야구도 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지는 것에 많이 쿨해졌다.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우리 가족에게는 공동의 취미라는 선물이 생겼다. 아이들도 이제는 안다. 기쁨은 나누면 2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것을...


23년도의 어느 날. 아이들이 만든 응원도구. 둘째는 알파벳을 뒤집어서 썼다.



이기기 위한 스트레스보다는 즐기는 것의 즐거움을 주고 싶다.

태도가 중요하다. 아이들의 습관과 태도가 좋다면 지더라도 괜찮지 않을까?


아들아 함께 웃고 함께 울자! 너희는 혼자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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