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그 잡지를 다 읽었대?
(이 글은 #윤여일 작가님께 보낸 편지입니다만, 공적인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어 공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읽는사람들 대표 박병언입니다.
책,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예전에 대학 도서관에는, 신문을 유리상자에 넣어 열람하게 하는데 그걸 읽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지요. 잡지들도 여러 권 있었는데 한 번쯤 읽어보고 싶던 글들이었습니다. 당대비평은 사다 보았던 책이었던 듯싶고요. 그러나 그렇게 시대를 읽고 싶다는 감각은 있었어도, 그 시절에는 그 시대가 잘 분석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1990년대]를 보고, [여행의 사고]와 [일본 이데올로기]를 구해 보았습니다. 꽤나 (구) 좌파가 아니신가 싶었습니다. ㅎㅎ. 뭐, 90년대에 뭘 시작한 사람들은, 대개 그 플랫폼에서 시작한 세대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한편으로는 이미 실현불가능한 프로그램을 살 살 폐기해야 하는 과제와, 그 속에서 분리될 수 없게 협착되어 있던 진실된 삶에 대한 진정성을 어떻게 이어가야 할 것인지. 우리는 그 사이에서 헤매다가 끝날 세대는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과정이, 그다지 나쁜 기억으로만 남아 있지는 않습니다. 윤여일 작가님이 소개한 잡지들의 창간사들을 보면서,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생각했습니다. 여러 잡지들의 창간사들과, 잘 먹고 잘 사는 법의 저자의 글은 유사한 느낌을 줍니다. 그것은, 주제를 너무 단순화 한건 아닌가 하는 약간의 비전공적인 느낌을 주는 한편에, 저자가 스스로의 양심과 확신에 차서,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이게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글이 주는 힘이었습니다. 무엇이 유리한지를 우선 검토하는 2020년대에는 좀체 보기 힘든 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과제이기도 합니다.
16일 날 반갑게 뵙겠습니다. 현재 준비된 서브 발제는 성남여성의 전화 전 대표였던 이수연 님의 지정토론이 1개 준비되어 있고, 그 밖에 유사한 1개 지정토론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뭐 학술대회도 아니고, 편하게 진행하시지요.
기회가 닿는다면, 작가님과 잡지를 하나 내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책들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윤여일 작가님의 책, 모든 현재의 시작, 1990년대는 아래 클릭]
[좌파 이론에 관심 있으신 분은, 같은 작가님의 '일본 이데올로기/다케우치 요시미/윤여일 역']
저자가 일본공산당을 비판한(반공적 입장에서가 아니라, 내부적 입장에서) 책인데, 식민지로부터의 독립, 독립 이후의 국가는 어떤 정체성을 가져야 하는가 하는 주제를 깊이 다룬 책입니다. 사실, 이 문제를 등한시했기 때문에 일본 그리고 한국은 지금까지도 정체성 논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가 발굴한 보석 같은 책이네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1830261
[저자의 여행의 사유 : 세권 중에서 가장 관심 가는 셋쩨 권 : 여행의 사고 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