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8시 알람이 울립니다
시계가 저녁 8시를 알립니다. 특별한 약속이 없다면 매일 비슷한 모습으로 이 시간을 보냅니다.
아이의 문제집 채점을 하는 세진님
유튜브 경제 채널을 보는 은영님
저녁 운동을 나서는 주영님
2024년 갑진년, 세진님은 나름 채점의 신이 되었습니다. 아이의 문제집 글씨만 봐도 답지를 베낀 것인지 감이 옵니다. 세진님은 이번 달 경제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주영님은 바디 프로필 목표가 새로 생겼습니다. 이게 모두 365번의 저녁 8시 덕분입니다.
다른 것은 하나도 부럽지 않은데 독서왕 블로그를 보면 마음이 꿈틀꿈틀 하는 연호님이 있습니다. 자신이 독서를 제대로 시작해야 초등학생인 아이도 따라서 읽을 것 같아 조급합니다.
결심했습니다! 눈이 예쁘게 오던 주말, 아이 손을 잡고 마트에 갔습니다. 청룡 캐릭터가 마음에 드는 탁상시계를 하나 샀습니다. 연호님의 갑진년은 이제 저녁 8시마다 알림이 울립니다. 저녁 약속이 있는 날은 이동 중인 지하철에서 딱 한 페이지만이라도 읽기로 합니다.
아이에게는 아직 2024년 독서 계획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친구가 놀이터 흙을 입에 넣으면 그것까지도 따라 하는 아이이니 책 읽기도 저절로 따라서 하게 될 날을 기대합니다. 어쩌면 그날이 연호님의 독서가 넘쳐흘러넘쳤음을 알려주는 날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