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태도,

나 사용기

특정 목적 하에 경제서인 척(?) 하는 책을 집어 들었다. 좋은 이의 추천이기도 하고, 전작을 재밌게 읽었기에 기꺼이 시작했다. 이번 책도 두 줄을 넘지 않는 문장으로 내 인내력을 시험하지 않았다. 주제 역시 크게 달라지진 않았는데, 지루한 줄 모르고 끝냈다. 물론, 재미의 기준이 갖는 개인차를 양해 하고. 번역서이나 아마 원문도 쉽게 쓰였겠다.

사실 이 카테고리는 즉각적인 흥미를 연상시키진 않는다. 제목들도 대개 "반드시 알아야 해!"라고 내게 윽박(?)과 훈계를 섞거나, 또는 "이것도 몰라? 어쩌려고 그래?"라며 "Fear sells"에 충실한 영업 전략을 따른다. 그런 색안경을 겹겹이 쓴 상태다 보니, 반발심을 가지고 읽기 일쑤. 이 비뚜른 태도 바닥에는 스스로의 무지에 대한 자격지심도 상당하다. 판매자 또는 저자의 영업 목적을 차지해도, 대체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밥 벌어먹고살아야 하는 입장에서 알아야 하는 지식과 상식과 교훈을 습득하고 생각해봐야 하는 점에 동의 하는 바, 그래서 읽기를 하긴 한다. 아무래도 보는 것보다는 듣는 것이 좀 더 남고, 듣는 것 보다는 읽는 것이 좀 더 남더라는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괜히 속는 기분이면 안 읽으면 될 것을, 꾸역꾸역 뒤지는 미련한 고집이 가끔 짠! 하고 보상을 던질 때가 있다. 메시지 자체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님을 알겠는데도, 내 마음을 토닥토닥, 손을 살짝 잡아주는 느낌을 준다. 글쓴이의 이런 재능이 정말 부럽다. 곱씹으면 살다가 두 어번은 들어본 것 같은 내용인데, 책 안에, 문장 안에, 어떤 단어와 연결해서 사용했는가 만으로 매번 다른 '맛'을 내는 재능이 부럽다.

읽고 나면 나의 지출습관이 좀 고쳐지려나로 시작했는데, 글이란 것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에 닿았다. 생활의 경험과 지식에 스토리의 힘을 입히는 능력에 대한 고찰(?)로 로 마무리한 이번 독서.

그래서 내 지출습관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