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사용기
사흘간 서른 장 남짓 쓰기 작업을 진행했다.
다음 단계로 전달했고, 다시 사흘이 지났다.
전화는 울리지 않고, 메일함은 스팸이 전하는 안부만이 뜬다.
반복하는 일임에도, 반복해서 예상하고, 반복해서 걱정하고, 반복해서 안도하는 일상이다.
지나가던 이가 "이 반복을 그리워할 날이 올 거야."
"아직 내 쓸모가 다하지 않았다, 싶어서 감사한 마음이 들 걸."이라며 고언을 내민다.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졌다고, 나는 과민성대장후군이 있는 것 같다는 말대꾸를 던졌다.
내가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을 적어 보자.
남 말고, 오롯이 나를 위한 쓸모.
...
...
일단,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다음 세 가지만 꾸준히 해보라는 말이 기억났다.
운동, 독서, 수면... 지루하게 읽힌다.
좀 더 트렌디하게 적어본다.
슬로우 러닝,
나르시시즘의 고통,
7시간 수면.
11월에 걸맞게 연말연시증후군이 시작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