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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현 Feb 03. 2024

좋은 글이란 뭘까?

 때때로 글을 쓰다 보면 여러 작가에 빙의하곤 한다 필자가 애정하는 히가시노게이고의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보며 아 그래 3분에 한 번씩 글을 쓰면 언젠가 글이 완성되는 거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이야기를 보다 보면 때때로 그의 아이디어에 놀라움을 느끼 기도하고 톨킨의 세계관을 보며 인간이 짤 수 있는 가장 방대하고 영향을 끼친 세계관을 보며 경탄하기도 한다.


 물론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갑자기 파인만에 빙의해서 물리학적인 생각을 하기도 하고 조던피터슨의 자기 계발이론을 펼치기도 한다. 또한 그러한 과정에서 필자가 가장 애정하는 방식인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사용해 필자자신과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럼 여기서 나라는 건 뭘까? 사실 나라는 건 없고 저러한 현인들의 생각들이 하나하나 모여 나를 구성하는 거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저런 생각의 파편들이 나의 인생과 만나서 나의 인생이 만들어진다라는 결론을 처음에 내렸다.


그럼 글이라는 건? 아 그건 나를 표하긴 위한 도구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을 바꿔준 사건이 존재했는데, 처음 논문을 쓰던 날 너무나도 힘들어 다른 교수님에게 상담 중 했던 말이 지금도 떠오른다.


 "승현 씨 처음논문을 쓰다 보면요 다른 사람의 논문을 베끼게 돼요 논문자체가 써보면 거대한 커닝페이퍼가 되어있을 거예요."


 솔직히 처음에는 아닐 거라 생각했다. 나의 데이터로 분석해서 글을 쓰는데 어찌 그런단 말인가


 하지만 논문을 처음완성한 그날 쭉 읽어보니 그저 논문이라는 이름의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 조각모음이 눈앞에 있던 경험은 지금기억해도 너무나도 웃기다.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글에 대한 정의를 내린 것이 글과 말에는 명백한 목적과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남에게 즐거움을 주려는 개그적 자학적인 요소부터, 설득하기 위한 담화문, 심지어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시까지 그저 낭비되는 것이 싫고 내가 글을 쓰는 건 누구보다 나다운 글을 쓰는 것이 좋다 생각했었다.


 하지만 여기서 한 번 더 필자의 글에 대한 생각이 변하게 되는데, 웹소설을 보시는 분들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법한 던전디펜스라는 소설을 읽으며 이 생각이 한번 바뀌었다. (19금 소설이긴 하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은 소설로, 와 문장 진짜 짤 써었네 싶은 것들을 칼의 노래, 얼음과 불의 노래, 국가, 악의꽃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까지 수많은 소설에서 베껴온 문장들이 오마주일까 표절일까 소설에 주요 대사를 차지하고 있었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많은 갑론을박이 벌어졌지만,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사실이 단 한 가지 있다. 분명히 주요 장면 등장인물의 담론을 많은 책에서 베껴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걸 수많은 사람에게 읽게 만든 건 능력이라는 거다.


 오마주와 표절인지 이건 너무나도 논란이 되는 부분이라 넣어두도록 하고, 필자가 이사태에서 느낀 건 단하나다. 아 가장 중요한 건 목적성 즉 독자 혹은 청자를 생각하고 글을 써야 하는구나, 읽고 싶고 재밌게 말하고 내용도 내용이지만 전달과정 또한 잘하는 게 진정으로 좋은 글이 구나였다.


 팔 기 위한 글과 잘 쓴 글은 명백히 다르다 생각한다. 시장성 있는 글과 좋은 글은 다르고 말이다. 사실 누군가는 네이쳐지에 실린 논문을 최고의 글로 뽑기도 할 테도, 다른 사람은 당장 눈앞에 목숨을 살려준 안내 표지판의 한 문장을 인생 최고의 글로 뽑기도 할 거다.


그래서 새벽 나에게 물었다. 너는 어떤 길로 나아갈거냐?


아 그렇구나, 나는 말이많고 설명하는것을 좋아한다. 명백하다 결론은 그거 하나인 것 같다. 


조금 더 내색깔을 가졌지만 남들이 읽을 수 있는 중간지점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가져보자


아직은 나아가야 할 길이 무척이나 많으니까, 조금 더 독자중심으로 남들이 읽을 수 있는 글을 쓰자 


오늘의 내가 부족하다면 더발전한 내일의 내가 내 이야기를 채워나가는 것이 그저 인생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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