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과 드라마

3월 11일

by 화니와 알렉산더

진부한 은유이지만


인생이 드라마라면

나는 내 인생의 피디일 것이다


내 인생을

어디서 찍을지

어떻게 찍을지

내가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인생이 드라마라면

나는 내 인생의 작가일 것이다


내 인생의 서사는

내가 집필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인생은 드라마가 아니다


모든 등장인물들은 내가 캐스팅한 게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어머니 역을 당신이

나의 아버지 역을 당신이

나의 동생 역을 네가

나의 친구 역을 네가


맡아준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몇 부작 드라마인지

나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이 정말 드라마라면

그 은유가 성립된다면


이 드라마가

내가 만난 적 없는 당신께

어쩌면 앞으로도 영영 만나지지 않을 당신께

위로와 용기를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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