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자들 1
스물셋
by
화니와 알렉산더
Aug 13. 2024
연민이라는 게
맹장 같아서
없어도 살 수 있건만
너희들은 자꾸 나를 가련하게 여긴다
외려 그 연민이라는 게
맹장에 생기는 염증 같아서
없으면 부디 없으면 좋으련만
너희들은 자꾸만 나를 측은하게 여긴다
문화적 박해를 피해
고국을 떠난 건 나의 주체적 선택이었다
나를 기른 산하에
굿바이를 외친 건 오롯이 나의 결단이었다
긍휼히 여기지 말아 다오
나에게는 꿈이 있으니까
고향 사람들이 다 세상을 떠나면
나는 기어이 빈 터에 돌아가
진흙으로 새 사람들을 빚을 테니
그리고 그들에게 매일 말할 테니
폭력에 관한 한 최대한 민감해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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