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줄, 하루 한 대사.
탱고에는 실수할 게 없어요.
인생과는 다르게 단순하죠.
그래서 탱고가 멋진 거예요.
스탭이 엉키면, 계속 추면 돼요.
또 하나의 인생 영화. 영화 속 가장 멋진 댄스 장면. 알파치노가 얼마나 위대한 배우인지 다시 한번 각인해 준 영화. 바로 '여인의 향기' 속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과 대사다.
눈이 보이지 않는 프랭크는 아름다운 여인의 향기에 이끌려 탱고를 권하게 된다. 하지만, 실수하는 것이 두려워 탱고를 추기 어렵다고 말하는 여인. 그때 프랭크가 여인에게 조언하는 대사다. 원어로는 "If you get tangled up, just tango on." 다른 번역으로는 "만약 실수하면 발이 엉키고 그게 탱고랍니다."라기도 한다. 개봉관에서는 어떻게 번역이 됐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튼 나는 여러 번역, 의역 중에 위에서 적어 놓은 해석을 가장 좋아한다.
아무튼 그리고 시작된 탱고. 이 장면은 영상을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저런 여인이 두려움 때문에 탱고를 추지 않는다니 너무 재능낭비 아닌가.
새롭게 일을 시작하면서 매일 인생 최대 두려움에 맞서 살고 있다. 이제 적은 나이도 아니고 자칫 실수라도 하면, 그로 인해 실패하면 모두 끝장이라는 걱정에 하루하루 머리가 너무 무겁다. 당연히 사업이라는 걸 처음 해보니 당연히 스텝이 꼬인다.
하지만 스텝이 꼬이는 것이 두려우면 평생 배울 수 없다. 멋지게 리딩하는 분들의 손을 잡고 그냥 추면 된다는 생각으로 밀고 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다른 사람의 손을 잡고 춤을 가르칠 날이 오겠지' 하면서.
오늘도 사족 하나. 저 장면에 나오는 곡은 'Por Una Cabeza'라는 아르헨티나 곡으로 카를로스 카르델이 작곡하고 아스트로 피아졸라가 편곡한 명곡이다. 이 영화 말고도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출연한 '트루 라이즈'에서도 이 곡이 쓰였는데 그 영화 속 탱고 장면도 다른 의미에서 굉장히 멋지다. 또 이 곡이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이지 버츄'라는 영화 속 콜린 퍼스와 제시카 비엘의 탱고 장면도 명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