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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랑크톤 Jan 27. 2024

나는 정신질환 질병호소자다.

하지만 정신질환 있다니까 특기병으로는 못 받아줘.


굳건이.


병력부터 쓰고 가자면

2018년부터 꾸준하게 우울증치료중 

매일 약은 6~7개를 먹는다 

여전히 우울삽화가 존재하여 무기력해지는 순간이 온다          

불안삽화도 있어서 가끔 숨도 못쉬는 경우가 있다          

2021년부터는 대학병원에서 편두통치료중

갈카니주맙(엠겔러티) 주사 1달에 1번씩 써야함          

약도 상시 복용중          


개인정보는

2023.1 의사국가고시통과

2023.2 졸업 --> 면허 발급

2023.3~ 동네의원에서 페이닥터로 일하고 있음.


그래서 당연히 4급 판정을 받을 줄 알았다.

위의 자료들을 증빙하기 위해서 병무청진단서, 의무기록사본, 초중고 생활기록부를 가져갔다.


2023.2.23 첫 재검


정신건강의학과의 병역판정의를 대면했다. 2018년부터 치료를 받았네요라고 하더니 젤 뒷장으로 넘겨서 병역기록을 보더니 한마디를 건냈다.

 " 의사시네요 " 

 " 네 " 

 " 그럼 국시를 이번에 합격하신거고 졸업도 하신거구요? " 

 " 그렇죠 " 

 " 그럼 못드려요 " 

 " 저는 몇년간 치료되지 않아서 이렇게 계속 약먹고 살고 있는데요..? 기준은 6개월 이상아닌가요? " 

 " 안돼요 " 

끝났다. 그냥 그러더니 불만이시면 7급 드릴테니 다음에 검사하세요라고 하고 끝났다. 마지막 종합의사는 아예 휴대폰겜하고 날 쳐다도 안보고 있었다. 

 " 저 매달 대학병원도 가야하고 정신과가서 약도 타야하는데 현역으로 가면 편의를 봐주나요? " 

 " 그건 알아서 하시구요 " 

끝. 7급받고 끝났다. 


2023.09.27 두번째 재검


다른 병역판정의를 만났다. 이분은 그래도 읽어보았다. 그러더니 자신에게는 권한이 없으니 대구중앙신체검사소를 가서 판정을 받으셔야 한다고 말하더라. 알겠다고 하고 끝났다. 그래도 대구까지 가야하는게 좀 짜증나긴 했지만 뭐 자신에게 권한이 없다는데 어쩌겠는가. 그래도 저번보단 존중받았다고 생각하고 끝


2023.11.22 대구 중앙신체검사소


내가 듣기엔 이 곳에서는 그래도 병을 제대로 봐준다고 들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아니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대면했다. 

 " 오래 다니셨네요 " 

 " 네 .. " 

 " 근데 왜 공보의나 군의관은 지원안하셨어요? " 

 " 제가 자신이 없기도 하고 먼 곳에서 혼자 독단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두려워서요. 약을 탈 수 있는 곳과 가까이에서 꾸준하게 지내고 싶기도 하고 ... (아무튼 사연이 있다) " 

 " 흠, 근데 지금 의사 하시죠? " 

 " 네 근데 사람을 만나는 일은 안하고 있습니다. 그냥 단순노동에 가까운 일만 골라서 했어요 " 

 " 일을 하시네.. 흠.. 일단 나가세요 " 

또 면담이 끝났다. 아직까지 아무도 내 병에 대해서 질문한 사람은 없고 의사라는 것만 질문했다. 그리고 일은 안해야만 정신과적 질환인가보다. 겨우겨우 약먹으면서 일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도 보지도 않았다.

마지막에 최종판정을 받는 곳에 앉았다. 상당히 무서웠다. 그 사람의 얼굴은 정확하게 기억하지만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 &&&씨는 서류를 더 내셔야해요 " 

 " 갑자기 무슨 서류요..? 저는 들은게 없는데 " 

 " 의사한테 못들었어요? 3년간 소득증빙하셔야해요 " 

 " 저는 지금 처음 들어요 " 

 " 아무튼 내셔야해요. 안내면 그냥 3급입니다 " 

 " 아.. 알겠습니다. "

근데 뭔가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는 안말했고 이사람은 나한테 의사한테 못들었냐고 다그친다. 그랬더니 어쩌라고, 아무튼 내라 라는 태도가 나에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사람들은 나를 이미 질병호소인, 병역기피를 노리는 그런 인간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근데 제가 5년이상 정신과에서 약을 먹고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있다고 말도 했고 진단서에도 있는데 이렇게 인정을 못받는데 정신과로 원래 4급판정이 어려운가요? " 

 " 음.. 그건 &&씨가 별 것도 아닌 병으로 저희한테 계속 오셔서 그런것 아닐까요? "

아! 별 것도 아닌 병. 그 말 한마디에 나는 굳었다. <별 것도 아닌 병> 나의 우울증은 그들에겐 별 것도 아닌 병이었다. 애초에 그정도가지고 무슨 공익판정을 받으러 왔냐는게 그들의 스탠스였다. 


2023.12.11 최종판정


뭐 서류를 내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105-나

이럴거면 약물검사는 왜 했을까. 약물검사에서는 명확하게 약물들이 나왔지만 아무튼 당신은 105-나에 해당되어 3급이니까 현역판정이라고 답변이 왔다. 그러더니 위로? 라고 하는 말이 3급이라는 건 정상적이다~가 아니라 힘들지만 가능하다~ 이런 뜻입니다. 놀리는건가..

105번 항목
98번 항목

98번 주요우울장애 내가 받은 진단명이고 DSM-V에서도 나는 주요우울장애로 진단이 가능하다.

6개월 이상 지속적이고 약물치료를 받았으며 사회적,직업적 기능장애가 있었다.

본과에서 유급을 했고, 극단적인 시도를 계획했으며, 본교 인턴에도 떨어지는 장애가 있었다.

그들은 제멋대로 병명을 바꿨다. 


적어도 나는 우울장애라고는 받아야겠다. 이의신청을 해야겠다. 이의신청을 했다. 


2024.01.04 이의신청 - 소명 


이의신청을 하면 내야하는 서류가 참 많다. 부모님이 쓰는 자필편지? 같은 것도 필요했고 정확하게 이유를 써야하는 서류도 있고 아무튼 부모님이 쓴 나의 상태와 잘 봐달라는 말의 편지를 무려 a4 9장을 썼다. 또한, 나는 98번에 해당되는데 105-나는 부당하다고 썼고.

그래서 나보고 대구로 오라고 전화가 왔다. 근데 그 날에 편두통으로 대학병원에 가는 날이며 정신과에서 약을 타는 날이라 갈 수가 없는 날이었다. 그리고 무슨 6일정도 뒤(2024.01.10)에 오라는데 이건 경우도 없고.. 무슨 매너인지. 

 " 제가 그 날 병원을 2군데를 가는 날이고 대학병원이라 변경이 힘든데 날짜조정가능한가요? " 

 " 힘드시면 안오셔도 됩니다 " 

분명 그 날 내가 이의신청서류를 내는 것을 통해서 소명하는 자리라고 했는데 안와도 된다라는 말은 무엇일까. 내가 가지 않으면 서류는 보기는 할까? 본인 소명이 필요없다..?

 " 어.. 뭐 어떻게 안될까요? "

 " 아 안됩니다. 날짜 못바꿔드려요 " 

 " 아 아니에요 갈건데 하루라도 미룰 수 없나요 그 날만 아니면 됩니다 " 

 " 그럼 11일에 오세요 "

뭐야 되잖아. 왜 안된다고 한거지. 

그래서 10일에 병원을 갔고 11일에는 또 내려가게 된다.


2024.01.11 소명의 자리 (대구중앙신체검사소)


또 내려왔다. 대구에. 또한, 추가서류가 있다면 당일에 미리 와서 내라고 해서 준비한 서류들을 미리 제출했다. 거기에는 병무용 진단서, 대학병원에서의 진단서, 의무기록이 쌓였으니 또 의무기록.

내가 첫번째 차례였다. 불려갔고 거기엔 2023.11.22에 나에게 별 것도 아닌 병이라고 했던 그 인간이 중앙자리에 앉아서 주도하고 있었다. 아차. 그냥 그 순간에 포기를 하게 된 것 같다.

첫 질문은 병무용 진단서에 대해서 묻는 질문

 " 여기 보면 사회생활에 어려움이라는 단어는 딱~히 없네요? "

 " 그건 저희 의사선생님께서 오히려 많은 용어들은 거짓같아 보이기에 중요한 의학용어로만 썼다셨다 " 

 " 그건 그거고 아무튼 사회적 직업적 생활에 어려움은 없네요? "

 이럴줄 알고 진짜 부탁해서 그냥 구구절절이라도 써달라고 해서 새로 받아왔다.

 " 오늘 새로 제출한 추가서류 보시면 있을겁니다. 그 자료도 한번 봐주세요 "

 " 그건 저희가 못받았구요. "

어라. 서류 내라면서 안볼거면 왜 제출해야하는거였을까. 아니 사실 관심도 없나보다. 

 " 냈는데요..? "

 " 다음 질문 할게요"

씨발. 다른 사람이 말을 건다. 

  " &&씨 오늘 대구 어떻게 오셨어요? " 

 " 저 아침에 ktx 타고 왔습니다. " 

 " 혼자서요? " 

 " 네 " 

 " 혼자서도 멀리까지 잘만 오시네요 멀쩡하시네 "  

 " 네? "

 " 다음 질문하실분? "

씨발. ktx 혼자 탈줄알아서 멀쩡하다. 고맙다. 또 중앙자리 인간이 묻는다

 " 월급이 얼마에요? " 

이건 또 뭐야. 월급은 왜 묻는거야

 " 아 그건 계약서상 누설하면 안된다고.. " 

 " 그래도 한번 말해봐요 얼마에요 " 

 " 안됩니다.. " 

 " 그래요 다음 질문하실분 "

멘탈이 다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심지어 대답을 안해서 빈정상했다는 표정을 띄며 협조적이지가 않다는 식의 눈으로 매섭게 째려보기만 했다. 그 인간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질병호소자] 또는 [병역기피자]로 쳐다보고 있다. 그러고는 자신이 내 꾀병을 찾았다며 우쭐대고 있을 생각에 너무 화만 났다. 실적이라도 추가가 되는건가?

월급을 묻고 ktx를 탔더니 멀쩡하다 그러고.. 나의 병에 대해서 물어봐야하는거 아닌가? 일상생활, 직장생활에 장애는 없는지 병의 심각도는 어떤지 왜 아무도 묻지 않는것일까. 궁금하지도 않았으니까? 애초에 전화로 오지 않아도 된다는건 정말로 오지 않아도 된다는 거였을까? 오든 말든 우린 안바꿔줄거니까.

 " 뭐 본인 이야기 한번 해보세요 " 

드디어 [우울증]에 대해서 이야기할 기회가 주어졌다. 물론 프리토킹이지만, 질문은 없지만 혼자서 말하는 시간이지만 그래도 병에 대해서 소명할 수가 있었다. 

 " 제가 dsm-v에 해당되는 증상들도 현저히 존재하고, 의사로서의 직책을 잘 하지 못해서 그 또한 힘들어하고 사람과 만나지 않는 중이다. 그래서 나는 .. "

 " 공보의 군의관은 왜 안가나요? "

씨발 나 이제 좀 말하나 했더니 저번에 물어봤던 질문을 또 한다. 그 때 다 대답해줬잖아. 그 때 의사는 기록도 안했었던거야? 또 설명했다. 그리고 내 이야기를 이어갔다. 근데 이미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걸 깨달았다. 혼자 벽보고 대화하는 기분? 애초에 정신과 전문의라면 dsm-v를 알고 있을거고 말한 증상이 있을거란 것도 알텐데 관심이 없는건지 모르는건지 그리고 전문의가 아닌 이들은 뭐 알아듣지도 못하고 그냥 꾀병이라 생각하고 넘어갔을테고.

말하다가 멈췄다. 정적이 흘렀고

 " 다 끝났나요? "

 " 소명은 다 한듯합니다. "

그랬더니 중앙자리인간의 대단하신 멘트가 나온다.

 " 저희는 &&씨의 병에 대해서 진심으로 고민하고 이의신청을 고려하여 다시 병역판정을 할 것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씨. 나가시면 됩니다. "

이게 끝이야? 이렇게? 뻔하다고 이러면. 하나도 안바뀔거잖아. 울컥하는 마음에 2023년 병역판정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참아왔던 말들을 뱉었다.

 " 제 병명, 제 진료기록, 제 병무용진단서를 진심으로 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냥 의사로 일하고 있고 의사인데 공보의 군의관으로 가지 않는 것이 아니꼽게 보였을 것이고 그냥 제가 의사가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것이라 생각됩니다. 억울하네요 " 

 " 그건 아니죠 "

 " 아니 아직 안끝났습니다. 솔직히 일을 그만두고 사회적으로 죽어야 그래야만 당신들이 저를 이해해주면서 병이 있다고 할 것이라 생각하니 참 모순적입니다. 살고싶어서 아등바등 발악했던 제 모습이 당신들에겐 그냥 멀쩡해보였다는 것도 재밌습니다. 한 순간도 쉬웠던 순간이 없었고 힘들었다고 말하는 내 말을 들어달라는데 왜 들어주지도 않는 것인가요. 뭐 그게 가능하니까 의사니까 그냥 4급못준다? 진짜 제 입으로 말하기 부끄러웠지만 이제는 말하겠는데 고지능자의 부단히도 한 노력이지 그냥 멀쩡했던것이라 생각안합니다. 죽지 않기 위해서 살기 위해서 했던 노력들은 매일 약을 6~7개씩 먹고 매달 주사를 맞아가며 끝까지 놓지 않기 위해서 사회적 기능적 장애를 최대한 나타내지 않기 위해서 매일 노력하고 고민하고 머리를 썼기에 가능했던 것인데 이걸 알기는 하시는지 모르겠다. "

 " 저희는. &&씨가 의사라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공평하게 볼 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

 " 네 "

나오면서 실소밖에 나오지 않았다. 공평하게 볼거라고? 처음부터 내 병을 <별 것도 아닌 병>이라고 한 작자가 공평하게 본다는 말 자체가 웃기지 않는가. 그냥 그 자리에서 그 사람들과 다 같이 지옥으로 가고 싶었다. 그들의 일이야 말로 <별 것도 아닌 일> 아닌가? 애초에 진단기준도 확실하고 명확한데 그냥 자기들 마음대로 업다운 하면서 보낼까 말까 하는데 이게 <일> 이라고 불릴게 되긴 하는건가? 그리고 하루에 몇 시간 일하지도 않고 자기의 직업에 대해서 고민이나 하냐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날 저녁6시. 저 면접은 2시였고 4시간만에 결과가 나왔다. 그냥 고민도 안하고 o/x 칸에 투표나 했겠지. 그냥 전혀 바뀐 것은 없었다. 3급 그대로였고 병명도 그대로 105-나. 


2024.01.24 입영통지서


갑자기 3월11일에 오라고 통지서가 날라왔다. 난 의무병을 신청하려했다. 어짜피 4급판정은 포기했고 갈거면 의사니까 의무병으로 가야겠다 생각했다. 근데 갑자기 날라온 통지서는 꽤나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의무병 신청을 입영날짜 30일 전에 신청하게 되면 그 결과까지는 기다려준다는 것이 있길래 다행이라 생각했다. 이걸 다행이라 생각하거 자체가 벌써 나는 조련당했나보다. 


2024.01.26 의무병 지원 조사


하지만 놀랍게도 의무병에 지원이 안된다고 한다. 병무청에서 이제 점수계산을 해보고 최저점수를 보니 충분히 통과하겠다고 생각했고 의무병에 붙는건 간단한 일이겠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병무청에 전화해서 물어보려고 했다. 어떤 서류가 필요하고 어떤 서류를 제출하면 되냐고

 " 근데 &&씨는 정신과로 3급을 받으셨네요? " 

 " 네 그렇죠. 그래서 현역으로 가는데 의무병 지원하려구요 "

 " 근데 정신과로 3급을 받으면 기술/특기병에 지원이 많이 제한되세요 " 

 " 네? "

 " 의무..파트는 네네 의무파트는 보니까 정신과 3급이면 지원이 불가능하십니다 "

 " 그럼 그냥 3월 11일에 그대로 가야하는건가요? " 

 " 의무병 지원을 하고 싶으시면 이때까지 받았던 진단서를 뒤집을 정상이라는 진단서를 받아오셔야하구요. 심리검사같은 경우에도 다시 하셔서 정상이라고 받아오셔야 해요"

이런 씨발.. 무슨 정신과 때문에 4급판정을 받으려고 했더니 4급도 안주고 그거 때문에 이제 의무병지원도 못하게 하고 그럼 정신과로 3급이면 현역은 된다는건가? 오히려 특기병이 더 정서적으로 안정적인거 아닌가? 그리고 당신들이 나보고 의사로서 사회적 직업적 문제가 없다고 했잖아. 그래서 3급을 준거잖아. 그래놓고 군대에서는 부적격이라고? 

 " 제가 병역판정에서 정신과로 4급을 받으려고 했는데 직업적 그러니까 의사로서의 역할에 기능적 장애가 없다고 하셔서 3급이 된거잖아요? 근데 군대에서는 의료행위보다 더 간단한 의료행위의 보조역할인 의무병을 할 수가 없다는 말인가요? 그럼 저는 지금 직업적으로 괜찮다는건지 안괜찮다는건지 나라에서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 

 " 그건 제 소관이 아니라서.. " 

 그래 이사람 소관은 아니니까. 괜한 화풀이 같았다. 내가 못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은 내 판정에 하나도 관여하지 않았는데 왜 이사람에게 뭐라고 하고 있나. 

 " 죄송합니다. 제가 좀 욱해서.. 그래서 그냥 현역으로 가는 수 밖에 없네요? " 

 " 음.. 일단 저 서류들이 없으면 의무병은 지원하기 힘들다 이정도만 제가 말할 수 있어서.. 죄송합니다 "

 "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 


결론


우울증이 있지만 편두통도 있지만 매달 약을 먹어야하지만 
나라에서 볼 때의 나란 사람은
의사라는 직업에서 사회적,기능적 장애가 없으며 - 4급을 줄 수 없다.
의무병이라는 특기병을 시켜주긴 싫고 - 그래도 정신문제가 있는데 왜 시켜줘야하냐. 싫어
그냥 현역병으로 뽑아야할 인간 - 일단 보낼게 뒤에 일은 훈련소나 부대에서 하겠지.


정신적장애가 조금 있는 사람은 전문성이 있어도 특기병도 안되고 그냥 육군현역을 가야한다. 놀랍게도 그 전문성으로 밖에서 밥벌이를 했다는 이유로 공익판정을 주지 않는다. 사실 뭐 전문성이 없어도 대충 특기병이 되는게 군대라고 생각해보면 그냥 괜히 정신병자랑 엮이기 싫다는게 자기들 입장이겠지. 근데 또 현역은 채워야하고. 


난 결국 3월 11일에 가야될 것이다. 들어가서는 진단서랑 약 리스트를 들고 가서 약을 먹어야하니까 이걸 달라고 해야할 것이고. 심지어 정신과 약은 간부들이 자기들이 보관한다고 들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봐, 또는 안챙겨먹을까봐 자기들이 하나씩 입에 넣고 삼키는 것을 본다고 한다. 공황장애, 불안장애의 경우에는 그 즉시 필요한데 간부한테 달라고 해야하고 그 간부가 꺼내오고 나는 그걸 삼키고 그들은 그걸 관찰해야하고. 코메디가 따로없는 상황이다. 


갔다가 멀쩡하게 전역하는게 목표다. 중간에 못견디고 나올 수도 있고 병이 심각해져서 나올 수도 있다. 난 분명히 병무청 그들에게 말을 다 했다. 내가 만약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병이 심각해져서 사회적으로 아예 기능을 못하는 불구가 된다면 100퍼센트 그들의 탓이다. 하지만 나같은 인간 하나가 병신되는거에 눈 하나 깜빡안할 것 같아서 이렇게 모든 기록을 남겨둔다. 


꼼수 "글"도 쓰지마.

뭐 저렇게 말해도 4급을 받았다는게 더 웃기다. 나도 못받은걸. 오히려 대단하다. 솔직하게 내 병을 말했더니 안주고 저 사람은 연기를 해서 받았다니.

감히 병역에 대해서 나쁘게 말한다고?

내 글은 반대다. 이렇게 해도 안된다고 쓴거니까 징역이나 벌금행에 쳐해지진 않겠지? 기피를 조장하지도 면탈방법을 알려주지도 않았다. 이렇게 해도 안된다로 쓴것뿐이다. 


병무청이 원한다면 글을 통해서 누가 쓴지 특정할 수 있다. 이 글을 썼다고 불이익을 줄 수도 있고 나를 고소를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일단 불이익은 이미 현역을 가는데 어떻게 더 줄 수 있나? 최전방으로 보낼건가? 약을 못먹게 막을건가? 뭐 약을 못먹게 하면 사람하나 죽이는거니까 불이익은 맞긴 하다만 그렇게까지 할까? 고소를 하면 어쩔 수 없이 열심히 돈내야지. 해봐야 글 내리고 벌금내고 그러겠지. 근데 그러면 범죄자니까 범죄자라서 공익판정이나 면제 판정이 뜨겠지만 그것도 재밌겠네. 그 꼴은 병무청에서 못보니까 고소는 못할테고. 몰라 사실 그냥 주저리 주저리 쓴거다. 거짓은 없다. 물론 그냥 자기들은 저렇게 말한적없다고 하겠지. 아 그것도 아니고 그냥 내리라고 협박만 하려나.


만약에 이 글을 읽었다면 당신은 잘 생각해야한다. 의료종사자면 그냥 나라에서 고깝게 보니까 쉽지 않을거다. 특히 당신을 만나는 병역판정의는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사람이다. 당신이 얼마나 고깝게 보일까. 아주 명명백백해서 무조건 해당되는 경우에나 반박못하게 하고 판정받을 수 있을거고 우울장애같은 경우에는 쉽지는 않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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