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볼륨을 높인다
나는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길에는 항상 클래식 채널을 듣는다. 가능하다면 볼륨을 최대로 올린다. 그 지루하고 나와 어울리지 않을 거 같은 음악을 도착할 때까지 켜둔다. 그렇게 하고 나면 그 클래식 음악에 내가 흠뻑 젖어버린 기분이 든다.
차에서 내리는 나는 클래식 음악에 젖어 뚝뚝 흐르는 선율을 발자국처럼 남기며 걷는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나를 스치는 사람들이 나에게서 편안함을 느낄 것이라 믿는다.
나 스스로도 그 체취가 남아 너무 들뜨지도 너무 가라앉지도 않는 조금은 평온한 인간이 될 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