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강용 Nov 09. 2024

'찰나를 쓸어 담는 청소부'

나에게 쓰는 소소한 ‘청소학개론’

나에게 쓰는 소소한 ‘청소학개론’



청소를 통해 고객에게 기쁨을 전하고 나의 마음을 고양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도 내가 매진하고 있는 순간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찰나가 되길 바란다.  시간이 지나가면 돌아올 수 없는 지금 이 순간이 고객과 나의 마음에 온전히 기쁨으로 쓸어 담아지기를 바란다. 초라한 오늘의 내가 어떤 역경과 고난을 만나더라도 청소부의 선한 마음으로 쥔 빗자루를 놓지 않기를 바란다.



야외 주차장 청소를 하는 날이다. 비도 내리고 바람도 불고, 기분이 가라앉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날이다. 낙엽들은 바람에 이리저리 구르고, 까칠한 시멘트 바닥 위에 짓이겨진 낙엽 한 장은 바람에도 구르지 않는다.


젖은 낙엽은 비질에도 잘 쓸려 나가지 않는다. 손에 쥔 빗자루를 잠시 내려놓고 휴대폰을 나뭇잎 한 장을 향해 고정시켜 본다. 짓이겨진 나뭇잎 한 장과 함께하는 나만의 사소하고 특별한 시간이 지나면 남은 청소가 한결 수월하고 가라앉은 기분도 회복될 것을 나는 믿는다.


오늘 나의 청소 이야기가 자유롭고 기쁨으로 풍부하며 그리고 진실하게 쓰이기를 바란다.
이것이 나에게 쓰는 소소한 ‘청소학개론’이다.




청소학개론

윤강용


작가의 이전글 '청소부의 사투' 잠시 내려놓은 빗자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