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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강용 Nov 02. 2024

'청소부의 사투' 잠시 내려놓은 빗자루

“청소부의 현장에는 나의 인생이 담겨 있다.”

오늘 청소부의 현장에는 나의 인생이 담겨 있다.”


청소는 노동과 끈기의 결실이다. 처소현장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많은 경험과 지식 그리고 무엇보다 청소부의 내적 성숙이 필요하다.


탄생의 고통 끝에 꽃은 피어난다고 했다.


오늘 우리의 힘든 일상과 고난은  자체가 우리를 성숙시키고 훌륭한 청소부로 살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거라 나는 믿는다.


위기 모면을 위한 겉치레가 아닌 고객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은 오직 청소부의 진심뿐이다.


오늘도 허리 굽혀 쓰레기를 주워 담으며 청소현장에 나 인생을 함께 담아낼 계획이다.


오늘은 야외 주차장 청소를 하는 날이다. 비도 내리고 바람도 불고, 기분이 가라앉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날인 것 같다.


낙엽들은 바람에 이리저리 구르고, 까칠한 시멘트 바닥 위에 짓이겨진 낙엽 한 장은 바람에도 구르지 않는다. 


젖은 낙엽은 비질에도 잘 쓸려 나가지 않는 낙엽이 야속하다. 손에 쥔 빗자루를 잠시 내려놓고 휴대폰을 나뭇잎 한 장을 향해 고정해 본다.


짓이겨진 나뭇잎 한 장과 함께하는 나만의 사소하고 특별한 시간이 지나면 남은 청소가 한결 수월하고 나의 가라앉은 기분도 회복될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이것이 나의 소소한 ‘청소학개론’이다.


나 자신을 사랑한다면 더 좋은 생각과 환경으로 나를 끌어내고 우울한 마음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 현명한 청소부가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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