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5개 회사의 사장이다’
‘나는 15개 회사의 사장이다’
위에서 말한 15개의 회사는 내가 현장에서 직접 청소를 진행하는 정기 청소 업체 수이다.
매일 반복적으로 정기 청소를 진행하다 보면 때로는 지치거나 무기력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고 그럴 때 나는 현장에서 ‘나는 이 회사의 운영자이다’라는 주문을 마음속으로 외치기를 반복한다.
마법같이 주문을 반복하여 마음으로 외치면 이런 생각들이 든다. 어떤 회사 또는 매장에서 그 업체의 대표가 오픈전에 청소를 한다고 해서 돈을 받는 경우는 없지만 나는 고맙게도 매달 청소의 대가를 받고 있다. 또한 오픈전 청소만 진행할 뿐, 회사의 경영이나 매출 부진 등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며, 나는 언제나 흑자 기업으로 목표를 달성한다. 이런 생각으로 청소 작업을 시작하면 그날은 더 깨끗하고 꼼꼼하게 청소를 해야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실제로 청소 현장에서 만나는 직원들과 계약 업체 대표님들도 나를 보면 “사장님, 안녕하세요?” 하고 나를 사장님이라고 부른다. 물론 청소 업체 사장을 지칭하는 말이겠지만, 그 말에 기분이 좋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나는 오늘도 마음속으로 같은 주문을 외치며 즐거운 마음으로 또 다른 회사로 출근한다.
ㅣ청소학개론 사진첩ㅣ아쉬운 흔적
때로는 아쉽지만 기억 속 흔적으로만 남기고 지워야 한다. 나는 청소부이기 때문이다! -윤예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