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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촛불

순 간

by 흔들리는 민들레



온 천지가 어두워
불을 들고 걷는다.
겨우 발밑만 보이는
작은 불.

그런데 사람들은
어둠이 더 좋다고
빛은 두렵다고
불을 끄라고 한다.

이렇게 넓은 광야에서
길을 걷는데
어떻게 불을 끄라는 건지.

서로 부딪히고
어디가 길인지도
모르면서
자꾸 끄라고 한다.

부딪히면 아프잖아요.
길이 안 보이잖아요.
불을 켜요.
제발 켜요.

쟤 이상해.

사람들은 내가 이상하다며
계속 부딪히고 넘어진다.

불을 켜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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