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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뻥쟁이글쟁이 Mar 23. 2024

당통!

당돌하고 암팡진 꼬맹이.

*조르주 당통~프랑스의 국민  공회  의장,

                        변호사이며  정치가로 활동.



이유는 아무도 몰러,  며느리도 몰러.

요래 어여쁜 공주님한테  왜. 이 정치가의 이름을  컨닝 해  당통이라고 지었는지는..

암튼 속을 알 수 없는 징글징글한 호더님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구석 구석   모아 두는,

 일종의 강박장애를 겪는 사람을 호더라고 칭하는데

내가 아는 그분은 정말 전형적인 호더였다.

눈에 보이는 대로 , 닥치는 대로 사 들여 집안은 난장판에

발  놓을 틈이 없었고 누가 제보라도 하면 세상에 이런 일이 에  충분히 나올만한 상태였다.

느 날 , 유투부를 보다 고양이의 묘한 매력에 심쿵 하는가 싶더니 바로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마음먹기에  따라 길냥이들이나  보호소 아이들도

고 넘치는데  굳이 비싼 가격에 팔아먹는 펫샵을 루트로 삼았다.

순식간에 열댓 마리 사 들이더니  관리가 안되자 새끼를 낳고, 또 낳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숫자 불어나는 거  눈 깜빡할  사이에  순식간이니  

관리 못 할 거면  제발 중성화 좀 해라 노래를 불러도 너는 떠들어라..하는 식의 소 귀에 경 읽기 였다.

계속 새끼 낳으면 어찌할 거냐 물으니  주변 사람들

한테  하나씩 나눠 주면  좋아할 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무슨 무슨 기념일 수건  돌리기도 아니고 , 개업식

떡 돌리는 것도 아니고  산 생명을 나눠준다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연구대상 감이었다.

정상적인 사람은 엄두도 못 낼 그런 창의적인 발상 자체가 이질감만 더 키우는 적개심의 대상 1호였다.

한창 성묘들을  빼앗다시피  입양 보내던 시기였는데  당장 새끼 낳을 산모를 놔두고 여행을 떠나시겠단다;

인간은 미워도 이 꼬물이들  가여운 마음에  들여다

보기로  하고는  약속을 또 칼 같이 지키는 성격인지라  째깍  실행에 옮겼다.

어두컴컴하니  하루 종 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그 날이 바로. 10월9일 한글날, 공휴일.

정확히 기억하는 건 우리 집 장남이 한글날  태어났기 때문이었다. 아침 댓바람부터 바쁘게 움직이다

  오후에 가 보니  어랏,  어미가 고새  새끼를 낳았는지 배가 홀쭉해졌다.

날씨도 드럽지,  새끼 낳을 거 뻔히 알면서도  쥔장은 부재중 이지,  산실은 커녕, 하다 못해 흔해 빠진  빈 박스라도 하나 준비해 두질 않았다.  최소한의 보살핌 따위도 없이 어린것 혼자 얼마나  애쓰고  힘들었으면 사료를 주는 즉시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털도 꺼칠하니  다리엔 피도 묻어 있고 가여워 눈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지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개떡 같은  상황에서   다섯 마리를  낳느라  어린 엄마가 사투하며  고생한 걸 생각하니  수고했다, 애 썼다 소리가  절로 나와

 한참을 안고 쓰다듬었다.

누구한테 배운 적도 없을 텐데  혼자 뒷 처리도 다 하고 숨기기 까지 한 것에 기특함이 더해졌다.

새끼를 어디다  낳아 숨겼는지도  급박한 상황이기에

애기 어디 있냐 물어도 대답 없는 메아리였다.

숨바꼭질하듯  구석구석 뒤지는데 의자 밑 맨 구석진 곳에서  일렬종대로  나란히  누워있는 녀석들이 보였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닐텐데 어쩜 열 맞춰,

각 맞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나란히 나란히였다.

흥부네  대가족 못지않은 환경이다  보니  나름 숨기느라 숨긴 곳이 의자 밑 구석진 곳 이었던 것 같았다;

맨바닥에서 갓 태어난 새끼들은  어찌나  야리야리한지 손만 닿아도 부스러질 듯 작고 연약했다.

겨울날 아니었기  망정이지  날이나 더 추웠으면  손가락 두 개 정도의  요 작은 생명들이 어찌 버텨냈을까 싶은 마음에 더  심난스러웠다.

케이지에  이불 깔고 사방을 담요로 두른 후, 어미와 새끼들을 이동하려는데  어디선가 삐에엑 삐에엑

 울어대는 소리가 들렸다.

분명 눈앞에 있는 아가들은 아닌데  딴 데서 들리는 소리엿다.

세상에 맙소사!  얼마나  허기지고 힘들었으면  밥 먹다 말고  바로 옆에 한 마리  또 낳아 놓은 걸 숨바꼭질 하느라 눈치도 못  채고  있었다.

태어났으니 살아 보겠다고, 나 여기 있으니 봐 달라고

쥐새끼 만한 것이  빽빽 악을  쓰며  나뒹굴었다.

형제들 틈바구니로 옮겨 놓자 그제야 조용해지면서 어미 품을 파고들었다.

순하고 이쁜  비비안은  그날,

한글을   창제해 세상에 펴 낸 것을 기념하는 날 인

한글 날 ,새끼 다섯 마리의  기특하고 어린 엄마가 되었다.

현재 스코어. 지옥 탈출해 보살핌 듬뿍 받는 비비안!



새끼 낳을 꺼 뻔히 알면서도 팽개치고  여행 중인 게 괘씸하기도 했지만 원 주인이니 만큼 아가들 사진을 찍어 전송했다.

놀라움과  설렘이  담긴  답장이 오길래 어린것이 혼자  다섯 마리나  낳았다고. , 제발 신경 써 관리 좀 하라는  잔소리를 날렸다.

며칠 지나 들여다본 아가들의 목에는 색색가지의

 끈이 묶여있었다.

뽈뽈거리며 잠시도 가만히 있질 않는 새 생명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활력소가 느껴졌다.

빨강, 파랑, 노랑, 초록, 주황...

 주황색  목걸이의 주인인 막둥이가 바로 당통이었다.

단묘종의 하얀 털옷을 입은 엄마는 하나도 닮지 않은

노랑, 하얀색의 뽀글이 아빠 판박이였다.

 보글보글한 털이 일부러 잡아당겨도 빠지지 않는  매력냥에 호박 빚 눈을  보고 있자면  신비함마저 느껴지는 리틀 바하였다.

푸들처럼 털이 곱슬거리기 때문에 다른고양이들

보다는 털 빠짐이 덜  한 장점이 있었다.

특이한 유전변이에 의해 이런 뽀글이들이 태어나기도 하는데  유전병 이름을 따서  렉스 돌연변이라  했다.

곱슬거리는 털을 가진 냥님들  중  데본렉스, 코나시렉스 셀커크렉스 등의 종류가 있는데  당통이가 그 중 셀커크렉스 종 이었다.

어떤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구는 남기고 누구는 입양  좀. 보내 달라길래  주위에 하나씩 나눔 한다더니 웬일이냐 꼬집었다.

혼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쁘긴 한데 다 꺼려 하더라고...

산 생명을 나눔 하려는 소행이 괘씸했던 차 라  그게 당연한 것 아니냐는 2 차 가해를 퍼부었다.

끝까지 책임 질 수 없으면  애초에  시작도 안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선택이었다. 

어리고 귀한 품종이다 보니  별 어려움 없이 일사천리로 입양이 진헹되었다. 

실수로라도 잘못 데려갈까 싶어 주황색 끈을 한 당통이를 예의 주시하며 확인 , 또 확인을 했다.

왜 남기냐 물으니 지 눈에 제일 이쁘다고만...

넷은  엄마 소도 얼룩 소 엄마 닮았네, 노래처럼

눈보다 더 흰 털옷을 입은 딱 비비안 모습이었다.

특이한 털옷을 입은  운 나쁜 당통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고르고 골라 다 입양을 갔고, 거기까지면 좋았을 것을

순하디 순한 비비안이 두 번째 임신을 했다.

이번엔  엄마만 쏙 빼 닮은 넷이 태어났다.

꼬물이들 들여다보는 재미인지,, 아니면  커 가는 놈들 위주로 내치기 위함인지  암튼 새끼들이 태어나는  것에 따라 큰 놈들을  콕 찍어 쫒아내는  분위기였다.

간혹 한 번씩  당통이를 보노라면  까시러지고 곁을 절대 주지 않는 특급 깍쟁이였다.

옹도 야옹도 아닌, 으엑 소리  내지르며 숨기 바빴고 눈꼽은 덕지덕지  호박 빛  신비한 눈이 망가져 가는 중 이었다.쳐다보는 것도 불편했던지 침대 사이 공간으로 바짝 붙어서  마치 나뭇가지에 매달린 매미를  보는 듯

 했다.  발톱이 길어 끄집어내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

강력한 무기의 소유자였다.

안아주거나 가까이하는 보살핌도 없이  찔끔 던져

 주는 밥만  먹고 지들끼리 어울리는 가여운 러석들...

그 애들을 한 번씩 들여다보며 느끼는  내 솔직한 심정 그랬다.

그저 불쌍하다는 생각만  한가득 들었다.

두들겨 패는  것 만이 학대가 아니라 방치수준도 학대라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바보 등신  천치였다.


느닷없이 당통이 입양 좀...하길래 말을 채 끝내기도 무섭게  옳거니 때가 왔구나,망설임 조차도 없이

. 덥석 모셔 나왔다.

중성화에 기본 접종 필수인 입양조건 같은 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혹여 변덕 부릴까 맘이 더  바빴다

다른 녀석들은 사진 만으로도  척 척 입양 보냈

요 이쁘고 귀한 종인 냥님은 직접 데리고 가 보여 주는 쎈스를 발휘했다.

하지만 몬 조화인지  선 보이는 족 족 캔슬이었다.

보는 눈이 다 디른 건가...의아심이 생길 때 쯤

얘는 눈빛이 불량해..라던 남편의 말이 떠올랐다.

작고 어린 놈 한테 불량한 눈빛이라니,

이쁜 죄로 붙잡혔다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는데

불량  운운 하는 게 정상했다.

다른 녀석들  선하고 순한 눈빛과는 다르게   표독스럽기도,  불만 가득해 보이기도  했지만  그런 반항적인   눈빛조차도 내 눈에 콩깍지였다.

사람 손길은 물론 눈길도  거부하고  으엑~한마디로 모든 걸 다 대변하는 깍쟁이 대마왕이었다.

을 땐 으엑,  짧게 내지르고 기분 나이쑤할 땐

으에엑~높은 톤으로 표현을 해 줬다.

너무 이뻐 금방 입양 갈 줄 알았던  계획과는 달리

구렁이 담 넘듯  스르륵 자연스레 가족이 되었다.

입양 가도, 안 가도 그만이길래 굳이 조비심 낼 필요도 없었고 왜 입양 안 보내냐 물으면  글쎄 이쁜데 인기가 없네...얼버무리고 말았다.

억지로  등 떠밀어 내 보고 싶은 마음이 손톱 만큼도  

없었기에  싫음 말고지 모..아쉬울 꺼 하나도 없었다.

얼떨결에  운  좋은 당통이  우리 집 막둥이로 낙찰되는 순간이었다.


가족이 되었으니 중성화에 건강 검진은 필수!

예약 당일 모시고 가니 혈액검사를 마친 단골 원장님께서  술을  좋아하는 아가씬가.. 하시길래

네????? 의아해서 물으니 간 수치가   최고치라고,

당일 중성화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보름 정도 약을 먹고 수치가 좀 내려가야 그때나 수술이 가능하다길래  약만  처방받아  돌아왔다.

깍쟁이가  어쩐 일로 약도 넙죽넙죽, 안약을  넣어 줘도 다소곳.. 병원  다녀온 후  개과천선 냥님이 되었다.

몸이  안 좋아서  손길도 거부하고 숨어 살기 바빴나 하는 안쓰러움이  들었다.

그 집구석에서 데리고  나오는 족족 십중팔구는 거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냥 내질러 놓는 방치 수준이니  말 해 무엇.!

지금이라도 늦지  않게 내 품에 온 것이  다행이라는

위안을 삼았다.

소프라노 급  으에에엑 소리를 내며 약도 잘 먹던

당통이는 중성화도 무사히..

생뚱맞은  당통이라는 이름도 벗어던지고 루루 라는

딱 맞는 이미지로 개명을 했다.

루루루. 노래하듯 신나고 즐겁게  살아가라고  아빠가 선물해 준  이름대로  노래를 부르는 게  일상이었다.

기존 멤버들 다 물리치고 캣 타워 가장 높은 자리를 고수하는  우리 집 욕심쟁이 루루냥.

르를 기다릴 때면 얼마나  신나고  좋은지 으에엑

으에엑 연속으로 노래를 불렀다.

오며 가며  눈 마주하는 순간마다 긴 팔 뻗어 아는 척  휘감아 주는  재치만점  냥님이었다.

요 귀여운 악동은 제제랑 한 편 먹고  숨바꼭질하듯 둘이 그레를 잡는 무대뽀 짓도 서슴치 않았다.

언니 만만히 보는 거 아니란다 이쁜 루루야!

밥 그릇 수가. 일 년  365일 도 넘거늘!!!

음 와   발톱 자를 때면  나 무서운 냥님이다 하듯이

 하아아악 대길래   어쭈구리 요 꼬맹이 보소...

그런 사소한 것 까지도  마냥 이쁜  루루는 착 착

 안기는 애교는 없으나  나름 터프한  매력을 가진

 귀하디 귀한 존재였다.

근데 넌 왜 고양이수염이 없는 거니?


보기만 해도 귀여움 뿜뿜인  

우리 집 막둥이 루루냥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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