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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Mar 25. 2024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느끼는 바

조금 서툴러도 괜찮은데, 나는 왜 그 점을 스스로 이해하기 힘들까 

요즘 저는 학교를 다니지도, 돈을 벌지도 않아요. 


그럼 지금 저는 무엇을 하나구요?


스펙을 쌓는 중이랍니다 :) 

제가 관심 있는 마케팅에 관한 지식을 쌓고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에요!

여기서 제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명확하게'라는 말인 것 같아요.


6명이 한 팀인 프로젝트에서 모든 사람이 머릿속에 같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선 거시기하다는 말보다는 더 뚜렷한 맥락과 단어가 필요하니까요.


6명의 팀원이 같은 속도로 같은 그림을 머릿속에 그린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그것을 구현하는 것은 가능한 것일까요? 물론 가능하죠. 그치만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약간 cpc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면 어떨까요? 왜냐면 제가 생각하기엔 좀 결과가 좋지 않은 것 같아서요.. "

라는 말에서 저는 수많은 명확성을 찾아요. (*cpc란 클릭당 비용을 뜻하는 용어로 쉽게 말하자면 네이버나 카카오, 인스타 등에서 뜨는 광고를 누를 때 부과되는 과금 방식 중 하나랍니다 :))


1. cpc를 약간 낮추자는 말에서 정확히 낮추고 싶은 수치의 명확성을 물어요

2. 결과가 좀 좋지 않은 것 같다는 말에서 '좀'이라는 의미의 명확성을 찾아요

3 좋지 않다는 말에서 왜 좋지 않은가에 대한 이유의 명확성을 찾아요


어쩌면, 은연중에 저도 cpc를 낮추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 결과가 좋지 않다는 생각을 했죠. 하지만 다른 사람의 그림이 제가 생각한 그림과 같지 않을 수 있기에, 저는 더 꼬집고 더 파고들게 돼요. 


저는 일을 할 때 다른 사람과의 협업을 매우 중요시해요.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같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거든요. 나의 말에서 오류는 없는가, 이 사람이 나의 말로 인해 헷갈리지는 않을까, 무의미한 노동을 내가 하게 하는 건 아닐까, 내 말이 정확히 전달되었는가, 진행에 있어서 데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역할을 부여하는 것에 있어 공평하고 합리적인가 등등 단계를 밟아나가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거든요. 




내가 생각한 그림이 과연 이 사람이 생각하는 그림과 맞을까?

협업을 할 때 이 점이 가장 많은 고민에 빠지게 되는 부분이에요. 저를 포함한 6명이서 스무고개, 아니 스무고개를 스무 번째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랄까요. 20개의 질문을 하기 전에 이 사람이 생각하는 그림을 제가 유추하기 위해서,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그림을 이 사람이 20번 질문하기 전에 한 번에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저는 그 사람이 제 말에 의문을 가질 법한 20개의 질문들을 미리 유추하여 알려줘야 하거든요.

그래야 더 많은 질문을 막을 수 있고, 더 많은 혼선을 방지할 수 있고, 더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고, 더 많은 효율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할 법한 20개의 질문을 미리 생각하여 준비하고 , 20개의 질문들에 미리 답하여 결론 지어놓으려는 성향이 강한 것 같아요.


그치만 저는 챗GPT가 아니라서 매번 다른 사람이 생각할 만한 20개의 질문을 미리 가져와서 답을 내린다는 건 너무 힘들어요. 가능하다 하더라도 매번 20수까지 내다보진 못하겠죠. 제맥락을 파악하는 사람일지라도 제내다볼 있는 수는 3이상도 되지 못할걸요.


세상에는 수많은 변수가 있고 저는 그 수많은 변수를 계산할 수 없기에 완벽할 수 없어요.

저는 기계가 아니기에 일정한 속도로 일을 지속할 수도, 쉼 없이 일할 수도 없구요.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저는 어쩌면 저 스스로 기계라는 인식을 부여하고 원하는 것 같기도 해요. 




스펙이라는 단어가 원래는 기계에 쓰이는 말이라고 예전에 들었어요. 근데 그 말이 사람의 능력에 쓰인다고 말이에요. 처음 그 이야기를 들으며 참 사람을 기계처럼 생각하는구나, 이 몹쓸 세상..이라고 느꼈는데, 이제는 내가 먼저 나를 기계화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이 점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이런 생각이 슬프지도, 화나지도 않아요. 뭔가 제 삶 속에 너무 젖어들 듯이 다가와서 이런 감정들조차 잘 느껴지 못하는 걸 수도 있겠지만요.


제가 간과한 게 있더라구요. 다른 사람과의 협업은 중요시하면서 정작 저와의 소통은 잘 못하고 있었어요. 제가 기계처럼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해줘야 하는 대상이 타인이라기보다는 저인 것 같아요. 그 사실을 먼저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근데 말이에요. 언제쯤 저는 그 사실을 체득할 수 있을까요. 쉬어도 괜찮다는 그 사실을, 아직 젊기에 뭐든 할 수 있다는 그 말의 가능성을 언제쯤 저는 믿을 수 있을까요. 사실 이렇게 다 말해놓고, 다 알아놓고도 지금 제눈에 아른거리는 당장의 현실은 스펙을 쌓는 것이거든요. 모순을 알면서 선택하는 것은 왜일까요? 명확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겠네요 :)


요 근래 프로젝트를 하며 정신없이 세월을 보냈어요. 약간 지쳤을 때도 있었는데 프로젝트를 하며 제가 가장 먼저 놓은 것이 바로 제가 제일 애정하는 이 브런치였던 것 같아요. 브런치에서 만큼은 제 생각을 정리하고 또 완벽하게 쓰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강해서였던 것 같아요. 지금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지금 저는 그 마음보다 글이 발행되는 것을 더 원하는 것 같아서...! 오늘의 회고가 다른 사람의 마음에도 그저 스쳐 지나가는 또 하나의 글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이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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