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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Apr 08. 2024

생각의 늪에 빠지면

행복을 미룰 수 있을까요?

저는 행복은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었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행복이라는 것은 미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공을 위해 달려도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행복을 미룰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근데 행복이란 뭘까요?

제가 너무 '행복'이라는 게 뭔지 알고 싶어서 예전부터 읽고 싶던 책이 있었는데, 이번에 프로젝트도 끝난 겸 시간이 생겨서 새벽에 갑자기 책을 주문했답니다. '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탐구보고서'라는 제목이고, 하버드에서 행복에 대한 연구를 하는 프로젝트를 풀어낸 책이에요. 행복을 과학적으로 풀어낸다니, 그럼 이건 진짜 행복한 삶에 대해 말해주는 건가 하는 생각에 혹해서 사버렸어요. 저는 약간 기승전결의 느낌으로 그래서 행복한 삶이란 이거다!라는 흐름일 줄 알았는데 약간 먼저 두괄식으로 말하고 그다음에 그 결론이 어떻게 나왔는지에 대해 말하는 것 같더라구요. 왜냐하면 처음만 읽었는데 벌써 결론을 다 알아버렸거든요. 이후에 과정에 대해서도 이제 읽긴 하겠지만, 이 책에선 결국 행복한 삶은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해요.


가장 아차 싶었던 것은 성공과 행복이 같다는 착각이었답니다.

이 책에서는 성취하는 것은 행복이 아닌데 사람들은 그게 행복한 삶을 이루는 조건으로 알고 있고, 그게 암암리에 내재화되어 있다고 해요. 책의 문장을 인용하자면 "사람들은 마치 상을 받듯이 액자에 넣어서 벽에 걸 수도 있는 무언가를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하나의 목적지처럼 여겨서 앞을 가로막는 모든 장애물을 극복한 뒤 마침내 그곳에 도착하면 남은 평생 그냥 대충 시간을 보내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미 짐작했겠지만 행복은 절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라는 문장이 있는데 인상깊더라구요.


'관계'

- 주변을 돌아보면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아요. 현재 나의 인간관계는 어떤가,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사람이며,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등등이요.

최근 혼자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인간관계에 대해 전보다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어요. 관계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그 관계란 얼마나 소중할까라는 생각으로 비치진 않았거든요. 그리고 혼자시간을 보낼 때 사람은 성장한다는 뉘앙스의 책들만 골라 읽으며 혼자가 갖는 시간만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혼자 시간을 보낼 때 저라는 사람을 돌아보고 한층 더 발전하는 시간이 된다고 믿지만요.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보내는 시간 또한 의미 있고 소중한 시간이라는 걸 간과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을 읽는 순간 행복한 삶, 성공하는 삶, 대단한 삶 모두가 다르다는 걸, 성취가 행복이 아니라는 걸 다시 자각했어요.  


물론 '관계'만이 행복의 답이다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아직 책을 다 못 읽어서도 있지만 관계를 중요시했던 삶을 살았을 적에도 마음 한편 해소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행복하지 않음' 또한 존재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관계가 행복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점, 그렇기에 그동안 나의 인간관계는 어떤가에 대해 돌아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게 돼서 좋았어요.


이래서 중요한 게 '적당히' '중용'인 건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것 같아요. 어떤 논쟁에 관한 주제를 파고들면 결국에 내려지는 결론은 '중용' 일 때가 많은 것 같아서요. 세상에서 제일 어려워요. 항상 나를 경계하고 방심하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뭔가 제 스스로 성공에 몰입하는 순간 외로워지고, 순간의 행복을 지속적으로 즐기는 순간 성공하지 못할 것 같아 항상 방심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아요. 너무 어려워요.


그런 점에서 넓게 보면 인생의 방향성을 다시 정해야 하나 싶기도 한데, 이건 아직 생각이 다 끝마쳐지진 않았어요. 사실 제 당장의 목표에 있어서 성취와 연관된 것들이 많았는데, 행복하기 위한 삶을 위한 목표들도 추가해서 다시 재정비해야 하나도 생각 중이에요. 아 근데 이러면 또 엄청나게 뭔가 변해야 할 것 같은, 이젠 이런 변화가 마냥 기쁘진 않지만 해야 하는 일이라면 변화해야겠죠...?


"저는 원래는 서글서글한 성격, 둥글둥글한 성격, 누구나 좋아할 만한 성격에 주변사람들을 잘 챙겨주는 따뜻한 면이 장점인 사람이었어요. 그것을 스스로도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인간관계의 면에서는 나보다 더 잘 통달한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였죠.근데 이런 저로 20년을 넘게 살다 보니 또 여기서 비롯되는 저만의 회의감은 생기더라구요. 나는 00 이를 정말 잘 알지, 나만큼 그 아이를 잘 아는 친구는 없겠지, 근데 그만큼 나는 나를 잘 알고 있을까, 나라는 사람을 잘 돌보고 있는 건 맞을까 하는 회의감이 생기더라구요. 아까 제가 위에서 말했던 해소되지 않던 '행복하지 않음'이었던 것 같아요.그 이후 전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변했어요. 굳이 나의 동굴에서 나오지 않는 사람이 되었달까, 해야 할 일을 끝내고 남는 시간에 나를 탐구하고, 나를 위해 보내는 시간에 맛들려서 그 시간을 가장 소중히 여기게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다른 친구에게 쏟았던 관심을 온전히 저에게 쏟으니, 그 시간을 처음 느껴보니 또 그만큼 얻는 새로운 감정들이 있었죠. 그 이후 저는 이전보다 관계에 소홀했고 이제는 제 장점이 저라는 사람의 측면보다는 제가 하는 일, 효율의 측면에서 대단한 사람이라는 평을 들을 때가 많았어요. 실제로 요즘도 그런 평을 많이 들었던 것 같구요. 이게 제가 바라왔던 저인데, 근데 정말이지 그 칭찬에 만족하면서도 행복하다는 감정과 같이 들진 않았는데, 지금 글을 쓰며 생각해 보니 신기하네요."



시간이 남아서 생각이 많아지는 걸까요, 또 한 번 거쳐가야 하는 과정인 걸까요?

휴학이 이래서 문제인 걸까요, 이래서 의미 있는 걸까요? :)



<제니의 한 줄>

오늘의 제 글은 뭐랄까, 어떤 말을 제가 하고 싶은 건지, 어떠한 결론을 내린 글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메모장처럼 끄적이게 된 글이랍니다. 여러분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계실지, 여러분의 삶의 이유는 무엇이며, 삶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


(댓글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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