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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명한 자유 Oct 20. 2024

스타트는 로망이야!!

하늘을 나는 즐거움

 매주 수요일 강습은 오리발을 착용하고 물 잡는 자세를 고치고 강한 발차기로 운동량을 늘린다면, 금요일은 강습 때는 보통 스타트 다이빙을 한다. 물 밖에서 멋지게 날아 꽂아 들어가는 다이빙을 하고 싶지만 물이 무서워서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게 된다. 어떻게 하면 개구리처럼 뒷다리를 접어 뛰어드는 스타트를 수 있을까?

 

 처음 스타트를 배울 때는 무릎을 다 펴지 않은 상태에서 팔을 귀 옆에  바짝 붙인 상태에서 바로 앞으로  떨어지니 생각보다 무섭지는 않았는데  고개를 자꾸 드는지 수경이 벗겨지기 일쑤였다. 그러다 점프를 시도하면서 나도 모르게 무서움증에 저절로 눈을 감고 뛰다가 물속에 들어가면 눈이 떠졌다. 대회를 나가면서 안 벗겨지는 수경을 검색해서 사고 나서는 수경 벗겨짐에 대한 두려움은 조금은 없어졌다. 운동은 장비빨이었던 것인가? 스타트 시 나처럼 눈을 감아 수경이  잘 벗겨지는 타입은  처음 수경을 쓸 때부터 눈을 감아 찡그린 채로  쓰고 위에서 꾹 눌러 공기를 없애고 뛰면 수경이 벗겨질 일이 더 적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마스터반의 스타트는 경칩의 개구리가 튀어 오르는 듯한 멋짐 폭발의 점프를 보여 주기에 동경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스타트는 강습 초기에 뛸 때 한 두 번은 강사님이 잡아주시고 나머지는 혼자 자유수영 시간에 연습을 하거나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한 독학이 필수다.


 유튜브를 보면서 멋진 폼을 상상하며  자유수영 시간에 사람이 다 빠져나간 마지막 시간에 혼자서 연습을 해 본다.  강습을 같이 받는 같은 반 수찬이 자세를 봐주면 정말 고마운 일이다. 마음은 늘 유튜브에 나오는 강사처럼 한다고 해도 내 자세를 내가 볼 수가 없으니 수영할 때 자기 모습을 찍어 보는 게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요즘은 예전보다 개인정보가 강화된 세상이라 사람이 다 빠져나가고 난 뒤나 아침 첫 시간에 맞춰야만 편하게 촬영을 할 수 있다. 나는 대회 전 연습하는 동안 내 모습을 촬영해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멀리 날듯이 뛰고 싶은 마음과는 다르게 2미터 풀의 깊이가 두려웠는지 코앞에 풀썩 떨어져 내리는 나를 보고 심히 아쉬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스타트는 어떻게 하는지 더 공부하기 시작했다.


 수린이 시절 고급반의 스타트를 보고 나중에 꼭 나도 저렇게 나는 날이 오겠지 생각했지만 혼자서는 도저히 무서워서 뛰어들 엄두가 나지 않았다. 주위 회원들에게 소심하게 들어가서 배치기를 했다거나 너무 깊이 들어가서 머리를 쿵 하고 찍었다는 말을 듣고는 더 두려움이 일었다. 스타트를 잘해보고자 초보단계부터 시작해 보았다. 출발선에서 무릎을 펴지 않고 쪼그린 상태에서 두 팔을 올려 귀 뒤에 붙여 유선형을 만들어 들어가기! 이후 무릎을 조금씩 펴면서 귀 뒤에 붙여 출발하던 손도 뛰면서 귀 뒤로 얼른 가져가기 기술을 해내기에 이르렀다. 스타트 후 유선형을 유지하면서 충분히 속력을 낸 후에 속력이 줄어들 즈음 돌핀 킥을 차야지 입수하자마자 차면 힘만 들고 빠르게 갈 수도 없다.


 스타트는 총 3가지가 있는데 두 발을 모으고 출발대를 양 발의 발가락으로 모으고 있다가 두 무릎을 곧게 펴 가장 높은 지점에서 상체와 하체를 굽혀 손을 입수 지점을 향해 쭉 뻗으면서 뛰는 그랩 스타트와 한 발을 출발대에 두고 나머지 발을 뒤로 차오르게 하면서 뛰는 육상의 출발 자세와 비슷한 크라우칭 스타트, 다른 영법과 다르게 누워서 출발하는 배영 스타트가 있다. 배영 스타트는 손은 출발대를 잡고 발은 수면 끝에 위치하게 하여 최대한 벽 쪽으로 몸을 웅크린 자세에서 강하게 벽을 차면서 머리와 몸을 뒤로 던져 물속으로 아치형을 그리며 들어가는 자세이다. 그중에 단연 멋진 건 국가대표들이 하는 크라우칭 스타트가 아닐까 싶다.


 스타트를 잘하려면 많이 뛰어 보고 자기 모습을 찍어보는 게 최고의 방법인 것 같다. 최근 다니던 수영장의 사장님이 바뀌면서 강사님이 바뀌었는데 월, 수, 금 3일 내내 스타트를 하게 돼서 처음엔 너무 힘들었는데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 아니던가! 하늘을 나는 즐거움을 요새 만끽하고 있다. 오늘도 사람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많이 뛰어 보고 스타트에 대한 자신감을 올리고 왔다. 조금 더 과감하게 뛰고 스타트의 목적인 힘을 덜 들이고 멀리 가기 위한 유선형을 유지하다 보니 1/3 지점까지 미끄러져 가서 물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몇 달을 뛰고 또 뛴 결과가 아닐까? 함께 해 준 수친들이 있어 가능했다.


 내가 사는 지역에는 2미터 깊이의 풀은 평소에 개방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에 50미터 길이에 2미터 풀이 있는 지역이 부럽기는 하다. 깊이 있는 수영장에서 스타트 연습을 많이 해 봐야 두려움이 사라질 테니... 올 해도 작년보다 1센티는 성장했기를 바라고 수영을 진정으로 즐기며 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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