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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명한 자유 Nov 10. 2024

수영의 부스터

운동은 장비빨

 인생이 그러하듯, 운동 역시 장비빨이다!


 더 좋은 장비가 장착되면 굳이 힘을 덜 들이고 자세 교정 등의 효과를 누리고 수영을 더 오래 사랑할 수 있으니 이 또한 감사할 일이 아닌가! 장비빨 하면 육아, 요리, 운동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시기별로 필요한 국민템을 써 본 나는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요리 또한 시간을 단축해 주고 요리법을 간략하게 해 주어 귀차니스트들도 요리를 하게 해 주며 모양을 그럴싸하게 플레이팅 할 수 있게 해주는 아이템들이 정말 많다. 하물며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는 데에 즐거움 보단 육체적으로 힘듦이 먼저 떠오르는데 이때 이용할 수 있는 장비가 있다면 기꺼이 도움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수영을 배울 때도 처음엔 바다 수영에서나 쓸 법한 기다란 오리발을 사서  평소 내 속도보다 슝슝 앞으로 나가기에 수영을 잘하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그런데 급반으로 올라갈수록 발차기 근육을 기르는 데에 숏핀이 더 도움이 되고 실내 수영에서는 짧은 오리발을 사용하다는 걸 알게 되어 짧은 오리발을 다시 구매했다. 장비빨이라는 게 '없어도 무방하지만 있으면 더 좋은 것', 물론 이런 것들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겠지만 조금이라도 실력이 는다거나 수영을 계속 재미있게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면 최고지 않을까! '굳이' 필요하겠어?를 이기는 마음이 장비를 구입해 사용하게 만든다. 평생을 재미있게 누리고 싶은 운동이기에 더더욱 장비에 집착하게 된다.

내 발이었음 좋겠다는 오리발

 사실 가장 자주 사게 되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이쁜 수영복과 성능 좋은 수경이라는 것! 매일 저녁 먹고 나서의 노곤함과 눈의 피로, 겨울엔 찬바람과 찬물 때문에 선뜻 수영장에 가기 싫을 때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수영복을 사서 그걸 입어보기 위한 즐거움으로 하루라도 운동을 더 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육아에 매진하느라 10년을 수영을 쉬다가 저질 체력 극복을 위해 수영을 다시 시작하면서 하나 둘 사기 시작한 게 지금은 요일별로 다른 수영복을 입을 수 있을 정도로 많다. 우리 반에 수모 수영복만 15벌이 넘게 세트로 있는 동생에 비하면 명함도 못 내밀겠지만... 어떤 운동이건 새로 시작하고 익숙해지면 가진 장비도 다시 보게 되는 눈이 생기고 없는 장비는 뭘 장착해야 느는지 듣는 귀가 생긴다. 물론 너무 귀가 얇아 문제긴 하지만... 물 밖 운동도 장비빨을 세우는데 하물며 호흡이 자유롭지 않은 물속 운동을 하는데 장비는 정말 중요하다.



 아이템 구매 중 가장 효과를 본 건 단연 수경이었다. 벗겨지지 않아 스타트에 자신감을 준 수경은 우리 반 수친들이 쓰는 것에 비하면 가격도 저렴하지만 내 눈엔 딱이다. 요즘은 고민은 한 시간 이상 수영을 하고 나면 수경과 수모 자국이 오래가고 눈밑 꺼짐도 심해 수경에 관심이 많은데 패킹이 없는 수경이 수영 후 판다가 되는 걸 막아준다 해서 쓰는 중이다. 그런데 수영 강사님이 바뀌고는 금요일만 하던 스타트 다이빙을 매번 강습할 때마다 하다 보니 노패킹 수경을 쓰면 자꾸 물이 조금씩 들어오거나 벗겨져서 패킹 수경까지 챙겨서 강습을 들어가는 데 바꿔 쓰기 귀찮은 건 사실이다.  강습이 끝나고 노패킹을 쓰고 물이 안 들어오게 스타트 연습을 한창 하고 있는데 우리 반 최고 고수님의 팩트 폭력. "안 벗겨지게 뛰어야죠!"  그 말에 상처받은 소심한 나는 '누가 그걸 모르냐고, 저도 안 벗겨지게 뛰고 싶지요.'라고 속으로 외쳤지만 고수는 장비 탓을 하지 않겠지만 나는 아직 하수라 기-승-전- 장비다. 장비부터 착용하고 자세를 고친다. 안 벗겨지는 수경을 검색하고 자기의 얼굴형에 맞는 수경 코를 수경에 물이 안 들어올 때까지 몇 밀리 단위로 교체해서 써 본다. 확실히 물이 수경 안으로 안 들어오기 시작하면 스타트 자세에만 신경 쓸 수 있고 용기를 내서 점프하기 때문에 정수리부터 물을 향하게 뛸 수 있었다.

뷰 노패킹 수경

 그 외에 패들을 사용하면서 엉성했던 자유형 팔 젓는 자세를 바꿈과 동시에 물 잡는 감을 조금은 터득한 듯하다. 자유형을 어느 정도 하다 보면 주위사람들이 수영하는 자세가 눈에 들어온다. 잘하진 못해도 보는 눈은 비슷하니 말이다.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아줌마들도 체력이 좋은 건지 스무 바퀴 이상도 안 쉬고 도는 것을 볼 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거리를 안 쉬고 하고 싶은데 호흡도 달리고 속도가 느리니 뒤에 사람이 쫓아오는 그 느낌에 민폐를 끼치는 것이 불안해서 오래 못했는데 패들을 사용해 연습하면서 20바퀴도 뒷사람이 쫓아오는 두려움 없이 거뜬히 해낼 용기와 자신감을 장착해 주어 개인적으로는 효자템이었다. 물을 잘 잡아 일정한 속도가 나기 때문에 뒷사람이 쫓아와도 쭉쭉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구멍 뚫린 패들 보다 물잡는 연습이 제대로 되었던 피니스 패들

 수건 역시 매일 수영하는 자에겐 습식타월이 편하지 건식은 사서 써보다 지금은 어디 갔는지 기억도 안 난다. 습식타월은 쓰기 전 빨아서 꼭 짜서 쓰는데 이것도 처음엔 보관법을 몰라서 수영장엘 다녀오면 수영복과 함께 나란히 말려서 썼더랬다. 왠지 물에 젖어 있으면 곰팡이에 취약할 것 같아서 그랬는데 습식을 습을 유지하며 보관해야 오래 쓴다고 한다. 오랜 시간 햇빛에 건조를 하면 갈라질 수 있고 가루도 나올 수 있단다. 얇고 가격이 저렴한 습식타월은 어떻게 보관해도 오래 못 쓰고 곰팡이가 생기기에 게 쓰고 자주 교체해 주는 것이 답인 듯하다. 최근에 두껍고 큰 습식타월을 1+1 행사를 하기에 샀는데 요건 올해처럼 무더운 여름을 버텨내고도 두꺼워서 그런지 이전에 쓴 습식타월에 비해 곰팡이가 아직 하나도 안 생기는 게 역시 여러 개를 써봐야 비교가 되는 건 맞는 것 같다. 단, 두꺼운 건 좋은데 너무 커서 빨아 쓰려고 물기를 짤 때 한 번에 안 돼서 나눠서 짜야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그래서 크기가 중간짜리인 습식타월을  쓰는 게 반으로 물기를 짜기에는 좋았다.

 

물기가 잘 짜지고 곰팡이가 안생겼던 무난한 습식타월

요즘은 매일 수영을 하다 보니 집에 오면 아들들이 하는 말이 있다. "엄마, 머리에서 수영장 냄새나!"  매일 가도 별스럽게 락스(?) 냄새가 심한 날이 있긴 하다. 특히 여름에 그렇다. 뜨거운 날씨에 수영장 물을 자주 교체할 수 없기에 오염물을 없애기 위해 염소 소독을 더 독하게 해서 그럴 것이다. 수영장 들어가기 전에 씻고 나올 때 또 씻는데.. 코가 그 냄새에 이젠 익숙해진 건지 요즘은 거의 씻고 나면 냄새가 여름만큼 나지는 않는 것 같은데... (혼자만의 착각인 것인가?) 수영장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더 꼼꼼히 씻고 진한 바디로션을 바르거나 염소제거 샴푸와 바디워시를 사용하면 수영장 냄새를 좀 잡아주는 것 같다. 그것보다 고민인 건 머리숱이 경쟁력이 시대에 살고 있지 않은가. 다들 탈모 고민쯤은 가지고 사는 시대에 수영장을 매일 가니 확실히 머릿결도 나빠지고 얇아지는 느낌이라 샴푸도 바꿔보고 두피에 영양을 줄 수 있는 제품을 찾고 자주 바꿔 주는 편이다. 아직까지 덜 빠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덜 빠지고 덜 얇아지길...

염소제거 샴푸로 검색해보면 너무 많이 나와 구매율 높은걸로

자유형 물 잡는 근육은 삼두를 사용하여 허벅지에 손끝이 스칠 때까지 끝까지 빼 주며 물을 많이 당겨 주어야 하는데 손 끝이 물에 들어가자마자 물을 당기게 되면 어깨 위쪽이 아파 고수들에게 물었더니 그건 자세가 잘못되어서 그런단다. 손 끝이 물에 닿으면 팔 모양을 세워 일명 하이엘보를 만든 각진 상태에서 물을 잡아야 쓸데없는 근육의 힘을 뺄 수 있다.  물 밖 운동으로 삼두근육을 키우기 위해 스트레치코드도 장만했다. 수영을 할 때 굳이 물 밖 운동까지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강사님마다 의견이 분분한데 나처럼 광배에 힘주는 법을 모르거나 삼두근육이 아예 없는 사람은 물 밖 운동을 추천한다. 스트레치 코드는 문 손잡이나 갈고리에 걸어서 연습하는데 광배근 단련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우리 반에 정말 마르고 연약해 보이는데 수영을 잘하는 동생을 보니 수영을 하면서 삼두 근육이 장착되어 물을 제대로 잡기 때문에 속도가 빠른 거였다. 너무 부러웠다. 필라테스에 쓰이는 고무밴드가 있으면 그걸 이용해도 좋겠다.


나에겐 없는 삼두근육
위에 고리를 매달아 양손을 번갈아 가며 잡아당기면 됨

 


 4가지 영법이 익숙할 즈음 풀부이라고 하는 땅콩 모양의 도구를 허벅지에 끼워 연습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자유형의 경우 발차기 없이 풀부이를 끼우고 하면 진정한 롤링이 되고 코어에 힘이 있어야만 양쪽 팔을 고루 저으며 호흡을 할 수 있기에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풀부이를 끼우고 접-배-평-자를 연습하면 그만의 장점들을 익히며 수영드릴을 할 수 있다.  배영의 경우도 물 잡는 연습을 위해 발차기를 하지 않고 풀부이를 끼우며 연습하기를 추천한다. 풀부이를 끼우고 하는 연습 중 가장 어려운 영법이 평영이 아닐까 싶다.  무릎 벌어짐을 최소화하고 종아리와 발목 근육을 이용해 물아래로 발차기하는 법도 풀부이가 빠지기 쉽기에 힘을 꽉 줘야 하고 최소화된 발차기를 하며 손으로 잡은 물만으로 앞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평영은 손과 발의 박자가 중요하기에 손으로 물 잡기가 끝나고 유선형을 유지한 상태에서 기다렸다 발차기를 함으로써 추진력을 갖는데 풀부이로 다리를 잡아놓은 상태에서는 손으로 물 잡기가 제대로 되어야만 앞으로 빠르게 나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수영 중 강습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영법 드릴 중 하나가 자유형 발차기에 평영손, 풀부이 끼고 평영손이란다. 나 역시 제일 안 나가는 영법 중 하나다. 접영 시 풀부이를 끼고 하면 다리가 가라앉는 것을 최소화하고 허리를 덜 쓰게 돼서 힘을 빼는 접영드릴을 할 수 있어 좋았다.


땅콩이라 불리는 풀부이

 스마트 워치는 물속 운동 기록과 맥박을 체크할 수 있어 본격적인 수영을 하기 위해서 없다면 장만하는 것을 추천한다. 쉽게 숨 찰 정도의 수영을 하고 나서는 160 이상의 심박수가 나온다고 한다.  이를 재는 방법은 목빗근 옆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 1초에 4번 이상 심장이 뛰면 운동이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이다. "굳이 심박수까지 체크하면서 수영을 해야 해?"라고 생각하겠지만 스마트워치를 이용하면 신세계를 경험할 것이다. 심박수를 떨어뜨리지 않고 유지하면서 자유형 뺑뺑이를 돌 때 몇 바퀴 돌았는지와 최대심박수를 체크할 수 있어 동기부여가 된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들 수 있다. 가장 간단하게는 수영뿐만 아니라 실외러닝, 사이클, 러닝, 요가, 줌바, 배드민턴, 줄넘기, 근력운동 등 여러 운동에 활용할 수도 있다. 애플워치를 쓰는 지인은 영법별로 몇 미터 수영을 했는지까지 킥판으로 발차기만 한 경우도 체크가 돼서 부럽긴 했다. (내 건 저렴이라 거기까진 안 된다.)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닌 하고 싶어서 하는 무언가를 찾아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필요했다. 운동하는 것도 워낙 좋아하고 무엇보다 건강을 생각하는 나이가 워낙 20대부터 55세였기에 수영을 하는 시간은 낮시간 내내 업무에 시달리며 굳어 있는 몸을 풀어주며 안 아프게 하는 절대 즐거움이다. 당장 안 아프니 미래의 건강을 당겨 쓰는 시간을 보내기보단 "굳이 지금 해야 해?"라는 마음을 이기고 똑같은 일상에서 새로운 자극을 찾아 즐기면 좋겠다. 굳이 성과를 내지 않아도 되고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한 가지에 몰입하는 시간은 빠르게 잘도 간다. 물속에서 혼자 수영하는 시간에 카톡의 알림 등 속세와 단절되는 고요함도 잠깐 즐겨보자! 건강하려고 운동을 하면서 다치거나 잘못된 방법을 사용해서 더 아프면 안 되기에 운동은 역시 장비빨이다. 오늘도 팔랑귀인 나는 어디 제품이 좋은지 묻고 또 듣는다!



♧ 수영드릴이란? 기능이나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반복 학습. 본인의 영법에서 부족한 부분이나 개선을 희망하는 동작에 대한 훈련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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