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그렇게 살아간다.
나는 불편한 것이 없는 사람이다. 왜 그런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뭐든지 그에 맞게 맞추며 살아갔다. 물론 불편함이라는 감정은 있다. 아주 짧은 시간 스쳐간 후 불편함 마저 흡수해 버려서 그런지 마치 느끼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겉으로 보기엔 세상 편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치 스트레스 하나 없는 행복한 사람처럼 말이다. 나도 처음에는 그런 줄만 알고 있었다. 나는 모든 걸 다 소화해 내는 스트레스 없는 행복한 사람이구나.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맞춤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을 무렵 몸에 이유 없이 염증이 생기기도 하고, 자꾸 여기저기가 불편해짐을 느꼈다. 정말 안 가본 병원이 없을 정도로 다 가봤다. 병원에 가면 의사는 늘 “스트레스 많이 받으시죠? 스트레스 관리하셔야 돼요.”라고 말한다.
거의 10년 이상을 이렇게 살아와서 스트레스에 무뎌졌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는지도 모르고 살아왔다. 스트레스에 무지했으니 당연히 스트레스를 푸는 법 또한 알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다들 그렇게 살아가지 않을까?
나도 다들에 포함된 한 사람이 아닐까?
맞다.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
사람이 어떻게 매일 웃고, 매일 행복하며, 매일 기쁠 수 있을까. 어떤 날은 견디며 살아가고, 조용히 울음도 내어보고 그럴 수 있는 게 감정이 있는 인간의 특권이 아닐까. 나는 오늘도 인간으로 태어난 특권을 누리며 감정에 솔직해져 본다.
“나도 불편함이 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