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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현정 Oct 08. 2024

19. 도하 (카타르) _ 너무 더운 시티 투어

23년 7/21일

공항을 나와서 셔틀버스로 향해 가는데,

공항을 나오자마자 엄청난 더위와 습함에 숨이 턱 막혔다.

왜 청바지를 입은 건지... 바지를 찢고 싶은 마음이었다.


다행히 버스는 매우 시원했다.

버스에 찍힌 바깥 온도가 37도...!

도하 시티투어 시작이다!

첫 번째로 이동한 장소는 '스카이라인'이라고 불리는 뷰 포인트!

이쁘고 뭐고 5분도 못 있었다.

너무 더웠다.


버스에서 내리기만 했는데 땀이 줄줄 흘렀다.

사진만 대충 찍고 다시 버스에 탔다.

출처. 구글 이미지 _ 이렇게 멋진 곳이라는데

가이드가 날씨 얘기는 하지 말라고 했지만,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에 날씨 말고는 할 말이 없었다.


두 번째 장소는 올드 마켓!

도하에 처음 생긴 시장이고 엄청 크다고 했다.

밤에 가서 문 닫은 곳도 많았고 매를 경매하는 시장도 닫아서 구경을 못했다.

아쉽지 않다. 더웠다.


시장을 잠깐 돌아다니면서 마그넷 사고 주스 한잔 마시는데 너무 더웠다.

땀이 계속 줄줄 흘렀다.


시간 여유가 있었다면, 덜 더웠다면 야외 카페에서 도하 음식을 먹어보고 싶었지만

앉아 있을 수 없었다. 더웠다….

카타르 돈 없다고 하니 5달러나 받은 주스!!

아빠가 너무 더워 짜증을 내기 시작하셨다.

역시 더우면 불쾌지수 급상승!


모이기로 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가이드를 기다렸다.

그리고 버스에 먼저 가도 되냐고 물어보고 바로 버스로 향했다.

아빠가 다음 장소는 내리지 않겠다 선언.


세 번째 장소 이동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이동하는 동안 호텔, 건물 등 이런저런 설명을 들었다.


** 카타르는 비수기에 5성급 호텔이 20만원!!

성수기가 아니면 호텔 값이 그렇게 비싸진 않다.

서비스는 엄청 좋다고 한다.

또 지하철 하루 이용권을 사면 대중교통 전체를 탈 수 있다고 한다!


월드컵 이야기도 안 할 수가 없다.

월드컵이 원래는 7월에 하는데 이 날씨에 월드컵을 했으면 정말 선수들 다 쓰러졌다.

그래서 22년 11월에 월드컵을 했었다!


월드컵 기간에 맥주 한 캔에 15달러에 담배도 매우 비쌌다고 한다.

가이드는 아르헨티나 팬이어서 메시의 경기를 직접 봤다고!!

부러웠다.


나는 아르헨티나 갔다 왔어요!! (마음속으로 ㅎㅎ)

어찌하다 보니 우승을 한 아르헨티나와 개최지인 도하 구경을 하고 있다는 것이 기분 좋았다.

멀리 월드컵 조형물

그렇게 세 번째 장소에 도착했다.

모스크 사원과 비둘기 집, 원형극장!


긴 시간 이동을 한 덕분에 땀이 식어서 안 내리지 않겠다던 아빠도 내려서 같이 구경을 했다.

가이드가 영어로 열심히 설명을 한다.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번역을 해주고 싶은데,

엄마, 아빠가 저 멀리 떨어져 있었다.

원형극장은 가운데가 공연을 하는 무대였다.

그곳에 서서 박수를 치면 소리가 매우 크게 울리는 점이 신기했다.

이렇게 세 곳의 투어를 마쳤다.


소감?

덥다. 습하다.

3시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도하를 구경해서....

더웠다. 습했다.

 

도하는 무조건 11월 12월 겨울에 와야 한다.

이때 오면 기온이 25도?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2022 월드컵도 그 시기에 열렸었다.


제대로 된 도하 여행은 그 시기 즈음 다시 오는 거로 ㅠ.ㅠ


11시 땡! 공항에 도착했다.

시간 정말 칼같이 잘 지켜 준다.

(비행기 시간이 걸려있으니 그렇겠지!!)


공항에 다시 들어가기 위해서는 또 출국 심사를 해야 한다.

이때 엄마, 아빠는 자동 게이트로 빠르게 들어갔는데 내 여권이 자동 인식이 되지 않았다.

(몇몇 사람의 여권이 인식되지 않았다.)

결국 사람이 하는 심사대로... 일 처리... 느리다.


엄마, 아빠가 나 기다리면서 문제 생겨서 잡혀가나 싶었단다.


카타르 공항 좋다.

크고 시원하고 쾌적하고 최고다.


비행기를 타기 전에 간단하게 밥을 먹기로 했다.

나는 현지 음식을 먹고 싶었다.

현지 음식이 맞나? 싶은 치킨밥을 일단 선택했다.

엄마, 아빠는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일식 선택.


쌀알은 어쩔 수 없지만 엄마 말로는 남미 쌀보다는 익혀져 있다고 하셨다.

나는 맛있다.


일식에서도 엄마, 아빠는 중동향이 난다고 이겨내지 못하셨고, 내가 다 먹었다.

배가 불렀다. 돼지야... 살이 얼마나 쪘을까.

(일기 쓰는 지금 또 그 치킨 밥 먹고 싶다.)


여행의 끝이라는 생각에 더 헛헛해서 많이 먹었나...? (무슨 핑계니..?)

2시간 정도 출발 시간이 남았었는데 연착까지 돼서 또 한 시간을 더 기다렸다.

보딩 하는 곳에 따로 앉아서 기다릴 수 있는 곳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엄마는 빈 의자를 찾아 앉으시고 아빠랑 나는 그냥 구석 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무리 공항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아빠와 바닥에 앉는 경험도 하고 ㅎㅎ

참신하다. 정말


그렇게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때는 아쉬운 마음도 크게 들지 않았다.

아마도 도하의 날씨에 많이 지친 듯


남으려면 남미에 아르헨티나에 남았어야지!


바로 기내식 시간.

와인 두 잔과 함께 싹싹 긁어서 다 먹었다.

승무원이 부모님과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냐며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남미요'라고 말하자마자 '따님 힘드셨겠어요 저도 엄마랑 여행 몇 번 해봤는데 한번 울어야 해요' 라고 했다.

승무원과 나는 눈을 마주치고 웃었다.


**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다짐한 모든 자녀님들 빠이팅입니다.


그렇게 한국에 도착해 버렸다.

21일에서 22일 17시 30분이 되었다.

시간이 사라진 느낌.


도하부터는 6시간이지만, 남미부터는 12시간이 사라졌다.


심지어 인천에 내리니 비가 오고 있었다.

하... 입국 심사는 아무것도 없었다.

코로나 관련 건강 이상서 하나 제출하니 끝이었다.


청주행 시외버스 시간을 미리 봐 뒀었는데,

짐을 다 찾고 나오니 3분 뒤 출발하는 버스를 탈 수 있어서 후다닥 버스에 탔다.


버스에 편하게 앉아서 잠시 눈을 감았는데, 눈을 뜨니 청주 IC를 나오고 있었다.

긴장 풀림과 동시에 잠이 쏟아지는 듯했다.

(인천 > 청주는 약 2시간 거리!)


청주 터미널에 도착하니 다행히 비는 그쳐 있었다.

바로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남미에서 택시 탈 때 내가 계속 앞에 타다가 아주 자연스럽게 아빠가 택시 앞자리에 탔다.

순간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졌다.

휴.. 한국이구나. 청주구나.


나는 배가 고프지 않았다.

그런데 저녁을 드셔야 하는 시간이고,

엄마가 한식을 너무 드시고 싶어 하셨다.

메뉴는 감자탕 당첨!


아빠는 당연히 소주를 드실 거라고 하셨지만, 나는 와인을 또 샀다.

음식점이 문을 닫는다고 해서 뼈 해장국을 포장해 집으로 왔다.

엄마, 아빠가 어찌나 잘 드시던지..

한식의 위력이 느껴졌다.


그렇게 우리 집 식탁에 앉아서 여행 뒤풀이 이야기를 나눴다.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지만,

역시 여행의 끝에는 좋은 추억만 남는다.


가장 큰 목표였던, 정말 많이 걱정했던

마추픽추를 잘 본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인 남미 여행이었다.


엄마, 아빠는 한국에 돌아오셔서 편안해 보이셨다.


나는 또 나가고 싶은 생각이 절실하다.

엄마, 아빠한테 나는 해외 나가서 살아도 괜찮지 않겠냐고 물어보니,

가족은 가까이 사는 게 좋은 거라고 말씀하시면서 아빠 눈에 또 눈물이 고인다.


눈물 고인 모습을 보고 웃으면서 '울지 마요 아르헨티나'때 왜 그런 거냐며 다시 물어보니,

또 눈물이 고이며 그냥 슬펐단다.


한바탕 여행 후기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이야기를 하고 저녁 식사를 끝냈다.

그렇게 20일간의 남미 여행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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