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현정 Oct 08. 2024

18. 리우 (브라질) _ 아쉬운 남미의 마지막 날

23년 7/20일

기상!! 뛰러 나가야지!

비바람은 그치고 사람들이 나와서 운동 중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못 뛰었다.

엄마가 7시쯤 깨워서 나가자고 했지만,

일어나지 못했다. 피곤했다.


잠깐 눈만 감았다 떴는데 이미 엄마, 아빠는 준비를 마쳤고, 나만 씻으면 되는 상황이었다.

엄마가 밥을 먹고 산책하자고 해서 그냥 바로 씻고 나갈 준비를 했다.


어젯밤에 먹은 음식들로 배고프지도 않았지만 여행 마지막 조식을 먹으러 향했다.

너무 맛있었던 코파카바나 아틀란티코 호텔 조식...


엘 칼라파테에서만 해도 헐렁했던 청바지가 찡겼지만 굴하지 않고 조식을 양껏 먹었다.

어제와 몇 가지 메뉴가 바뀌었는데 역시나 맛있다.

(지금도 생각나는 그 음식들과 맛...)


맛있게 먹고 산책을 잠깐 했다.

브라질 사람들은 운동을 정말 좋아한다.


비치발리볼 수업으로 보이는 무리도 많이 있었고, 러닝, 자전거는 기본.

PT를 받는 듯한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도 있었다.


호텔로 들어와 짐 정리를 모두 해 놓고, 체크아웃 시간 여유가 있어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리우 입국은 국제공항으로 했고, (갈레앙 국제공항)

상파울루(환승지) 가는 비행기는 국내선 공항으로 가야 했다. (산투스 두몬트)

호텔에서 택시로 10분 거리였다.

비행기 시간까지 여유가 넘쳤다.


엄마는 TV를 보다가 주무셨고, 나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아빠는 아쉬운 듯? 창가에 서서 하염없이 밖만 바라보고 계셨다.

잠시 침대에 앉아있다가 또 일어나서 창가로 가서 서성거리고,

음.. 물어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아쉬워하는 듯한 기분이 크게 느껴졌다.

그냥 아빠의 그 뒷모습에서 많은 감정을 느꼈다.


나의 생각이지만,

엄마는 한국으로 가고 싶어 하셨던 듯하다.

일단 음식이 잘 맞지 않았고, 여행 초반 고산병으로 고생을 많이 하셨다.


그런데 아빠는 아쉬움이 커 보였다.

밭 걱정에 (우리가 여행하는 동안 한국에 비가 많이 왔다.) 한국에 가고 싶어 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엄마는 말했었다.

나와 아빠가 많이 싸우는 이유가 비슷해서라고,

알고 있다.


그냥 아빠의 마음이 나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음... 아쉽기도 하고 생각이 많아진다.

창 밖을 바라보던 아빠의 그 뒷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체크아웃 시간.

하.. 일단 브라질은 말고 아르헨티나에 누가 나 좀 버려줬으면 했다.

한국에 가면 출근할 생각에 걱정도 됐고,

남미의 매력을 더 느끼고 싶었다.


이 엄청난 대륙을 고작 20일 여행으로 마무리해야 하다니 ㅠㅠ

체크아웃 후 호텔 앞에 있던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날이 좀 맑아져서 그제야 예수상이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왔다.

심지어 공항에서도 보였다.


안녕 예수상!

그래도 배웅은 해줘서 고마워 ㅎㅎ

빵산도 잘 보였다!

공항에는 이미 비행 2시간 30분 전에 도착했는데 연착 30분.

아포가토랑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사진도 찍으며 긴긴 시간을 보냈다.


여행의 가장 큰 발견은 아빠가 모든 음식을 다 드신다는 것!

치즈, 빵, 과자, 아이스크림 등 안 드시는 음식이 없다.


오히려 다 잘 드실 줄 알았던 엄마가 향이 강한 음식들을 못 드셨다.

드디어 Azul 항공의 2, 2 좌석 비행기를 탔다.

정말 작아서 이륙, 착륙이 매우 기대됐다.

그래도 최신식 비행기인지 자리마다 TV가 있었다.


중요한 것은... 역대 급 가장 잘 생긴 승무원 아저씨.

나이는 조금 있어 보였지만 매우 큰 키에 핸섬한 얼굴, 바른 체형까지 엄마와 내 눈을 사로잡았다.

(남미는 전체적으로 남자 승무원이 많았다.)


1시간 30분? 도 걸리지 않는 비행시간인데 그래도 간식을 준다..!!

그것도 두 개씩이나! Azul 항공 좋다.

승무원님도 좋았다.

남미의 모든 항공사가 간식을 다 줬다.

친절하진 않지만 서비스는 좋은 남미 항공사들!


2.2 항공기의 이륙은 남달랐다.

파워 넘치는 스타트 속도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옆자리에 앉았던 아주머니와 눈을 마주치고 미소를 지었다.


과연 착륙은!!!!

기대했는데 베테랑 기장님이세요?

바람이 잔잔했나? 흔들림이 하나도 없었다.

너무 조용해.

엄청나게 평온한 착륙이었다.


상파울루 공항은 전체적으로 엄청 컸다.

그렇지만 국내선, 국제선 간의 이동을 셔틀버스로 해야 했다.

우리가 내린 곳은 국내선 건물! 이곳은 작았다.


비행기에 내려서 걸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한참을 기다려서 수화물을 찾았다.

직원이 먼저 와서 환승지를 물어봤고, 도하로 간다고 하니 터미널 3으로 가라고 했다.

친절한 남미 사람들!

 

셔틀버스를 기다려 터미널 이동!

2킬로 정도 떨어진 곳에 매우 큰 3터미널 공항이 있었다.


국제선 공항은 매우 컸고 인천공항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카타르 항공 표기가 잘못되어 있어 묻고 물어 찾아가 체크인 완료!

(이때 보이 스카우트? 친구들이 엄청 많았는데 이제 생각해 보니 혹시?? 잼버리???!!!

날짜가 살짝 안 맞긴 한데.... 도하까지는 같이 갔다.)

한국 가니??!!!

또 상파울루 공항에서 한 시간 반 정도를 기다렸다.

마지막 조금 남은 브라질 헤알을 공항에서 간식으로 마무리했다.


음... 제대로 된 브라질 현지 음식을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호텔 조식이나, 빵, 과자 등을 먹어보았을 때, 브라질 음식 살찌기 정말 딱 좋다 ㅎㅎ

공항에서 사 먹은 빵도 그랬다.

자극적인 맛으로 결국 다 못 먹고 비행기에 가지고 탔다.

(와인 안주로 너무 좋았다 ㅎㅎ)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보딩을 했다.

비행기에 앉아서도 또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진짜 안녕 남미 ㅠ.ㅠ

다시 꼭 올 거야!!! 다짐을 한다.


하지만 우리 가족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전 17화 17. 리우 (브라질) _ 보이지 않는 예수 얼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