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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현정 Oct 08. 2024

17. 리우 (브라질) _ 보이지 않는 예수 얼굴

23년 7/19일

리우의 아침.

정확하게 '코파카바나 해변의 아침'이라고 해야지.


브라질은 운동의 나라인가.

코파카바나 해변이 좋아서 유독 야외 활동이 많은 것인가.


어젯밤에도 해변에서 풋살, 배구, 조깅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는데, 오늘 아침에도 몇 팀이 있었다.

생각해 보니 축구, 배구 다 잘하는 나라이긴 한 듯?


조식 전에 엄마 아빠와 다 같이 해변으로 나갔다.

그리고 나도 그들 틈에서 가볍게 조깅!

20분 정도? 가볍게 뛰었다.

겨우 20분이지만 습한 날씨 탓에 땀이 줄줄 흘렀다.


엄마, 아빠는 산책을 했다.

해변에 우리나라 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것 같은 운동 기구들도 설치되어 있었다.

신기한 것이 이곳에서 서로 운동을 알려주는 사람들도 많았다.

야외에서 PT를 받나? 생각이 들었다.


**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스포츠 원 데이 클스 같은 것을 추천한다.

그러면 브라질을 더 잘 즐길 수 있을 듯하다. 나는 몰랐지 ㅠㅠ

그렇게 운동하고 땀 흘렸는데 그 상태로 조식 먹으러.

땀 냄새 미안해요~


그렇지만 이곳에서 내 냄새는 나지 않는다.

다른 체취에 묻히거나 향수에 묻히거나.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었다.


식당은 크진 않았지만 꽉 차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고 대부분이 가족단위였다.

혼잡하고 시끄러웠지만, 뭐야 왜 이렇게 맛있어.

먹은 음식 전부 다 맛있었고, 크림치즈까지 있어서 신나게 먹었다.


방 상태는 최악, (습해서 그런 거라고 하지만 그래도 이게 4성급?!) 조식은 최고였다.

이 호텔은 분명 조식 맛집으로 소문이 났을 것이다.

조식을 천천히 먹고 여유 넘치게 준비를 했다.

사진을 이렇게 대충 찍을 수 있을까, 입에 넣기 바쁘지?

그리고 남미의 커피는 다시 한번 더! 뭐다?

너무 맛있다.


아침을 야무지게 먹고 예수상을 보러 가기로!

사실 리우에서 예수상 보러 가는 것 말고 계획 세운 것이 없었다.


불안한 치안 걱정과 여행의 마무리이기 때문에 휴식의 시간을 갖기로.

(빵산도 지나가 다만 보았다.)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호텔 바로 옆 공원에 예수상까지 벤으로 셔틀 운행을 해주는 곳이 있었다.

그곳으로 가서 결제를 하는데 일 처리 무슨 일인가.

세상 여유 지고 느긋~


돈을 냈는데 가져가지도 않고 세상 천~천히.

세명 표 끊는데 15분? 서 있었던 듯하다.

뭐 급할 일 없으니 상관없었지.


한 명당 왕복 셔틀 값 + 입장료까지 35000원 정도, 세 명 하니까 105000원!

(한국 물가와 비슷한 건가...?)


그래도 위험하다고 하는 동네를 안전하게 왕복으로 다녀오는 거니까, 관광지이니까, 아깝진 않았다.

공원에는 산책하는 사람들과 야외 요가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확실히 브라질을 운동의 나라인 듯하다.

공원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출발~

우리 가족 셋만 가는 줄 알았는데 출발 시간 즈음 되니 다른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총 6명 정도의 인원이 출발!


40분 정도? 이동을 하는데 예수상을 보기도 전에 왜 7대 불가사의인지 느껴졌다.

높다 높아. 꼬불 길을 계~속 올라간다.


많은 사람들이 코파카바나를 부산 해운대와 비교하는 글을 보았었다.

바다와 벽화마을 근처 분위기가 나는 것이 부산 해운대 비슷했다.


그렇지만 코파카바나가 치안이 왜 안 좋은 건지도 느낄 수 있었다.

리우는 빈부격차가 심한 곳이었다.


중요한 것은 날씨가 문제다.

날이 좋으면 멀리서도 예수상이 한눈에 보인다고 하는데,

어제 도착했을 때부터 구름에 가려져 예수상을 보지 못했었다.


꼬불 길을 올라 올라가며 구름 안으로 들어가자 어둑어둑 해질 정도였다.

과연 예수상을 볼 수 있는 것일까?

결국 비바람이 분다.


** 예수상을 보러 가기 위해서는 언덕을 오르고 올라 기념품 가게에 먼저 도착을 한다.

그곳에서 다시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우리는 처음 티켓을 구매할 때 모든 금액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다시 벤을 타고 언덕을 조금 더 올라가면 진짜 예수상 입구가 나온다.

(트램을 타고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기념품 가게에 도착을 했을 때, 구름이 눈앞에서 움직이며 비바람을 뿌려 댔다.

그런데.... 어? 기분이 너무 좋다.

실성을 한 건가.


우산을 한 개만 챙겨서 엄마 아빠 쓰시라고 하고 나는 비를 신나게 맞았다.

도착해서 또 다른 벤을 타고 올라간다.


벤에서 내리면 진짜 예수상 입구다.

여기서 또 티켓을 보여주고 입장을 한다.


또 올라간다.

정말 계속 계속 올라간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또 에스컬레이터를 탄다.

그렇게 올라올라 도착!

우와!!!! 예수상 얼굴이 안 보인다.

비가 계속 내리고~ 좋은 점은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

참 긍정적이야. 긍정 멘탈 파워 업!!


나는 신나게 비를 계속 맞았다.

폰을 바닥에 잘 세워 두고 타이머 걸어서 가족사진 찍기!

엄마, 아빠는 우산을 쓰고 나는 비를 맞고,

뒤로는 예수상의 형태만 보인다.

ㅎㅎ 신난다!!


생각해 보니 여기서 폰을 이렇게 두면 위험했을 수도 있었다.

사람이 없었으니 다행!!!


예수상 앞이라 기분이 더 좋았을까?

비가 와서 살짝 정신이 나갔었나?

사진 몇 장 더 찍고 (엄마, 아빠도 바닥에 폰 두고 사진 찍는 걸 재밌어하셨다.)

기도 시간을 가졌다.


엄마는 기도를 하고 아빠가 우산을 씌워 드리고 있었다.

귀여워 정말.

나도 잠시 기도! 그렇게 10분? 정도 봤을까.

내려왔다.


예수님 형태라도 볼 수 있음에 감사드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비가 와서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ㅎㅎ 인터넷 사진에서는 예수님 엄청 얼굴이 잘 보였는데 다음에 다시 오라는 뜻이겠죠ㅎㅎ


다시 벤을 타고 내려와서 기념품 쇼핑!

마그넷 두 개에 만원이 넘는다.

예수상 작은 조각상 하나에 13000원 정도 ㅎㅎ

또 예수상 보러 가기 전에 찍은 사진을 판매하는데 3장에 23000원!

가족 3명 다 잘 나온 사진이 없지만 이곳에 두면 버려질 테니 기념으로 구매했다.


기념품 가게 쪽이 잘 되어 있었지만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아서 코파카바나 해변으로 복귀하기로 했다.

다시 벤을 타고 또 끝없이 내려왔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와서 처음 벤을 탔던 장소에 도착했다.

우와 ~ 그 사이 해변 쪽에도 비바람이 몰아쳤다.

점심시간을 이미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점심을 먹고 호텔로 들어가자고 해서 미리 알아 두었던 라멘 파는 일식집으로 향했다.

다행히 호텔에서 3분? 거리에 있어서 바로 갈 수 있었다.


솔직히 나는 현지 음식이 너무 먹고 싶었다.

그래서 엄마, 아빠만 라멘 하나씩 시키고, 롤 하나를 시켜서 나는 롤만 조금 먹었다.


빠질 수 없는 술은 칵테일 한 잔씩!

음... 브라질은 술이 맛없어,

그래서 칵테일을 만드는 거야.

확신이 들었다.

(리마의 피스코사워가 생각났다.)


그래도 음식은 맛있다.

라멘을 매우 맛있게 드셨다.

브라질의 일본 라멘

엄마, 아빠는 바로 호텔로 향하셨고, 나는 현지 음식을 포장하고 싶었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 그냥 눈에 보이는 근처 가게로 향했다.

대화가 통하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포장이 안된다고 한다.


더 돌아다니기에는 나도 힘이 들어서 결국 빵 두 개와 맥주 세 캔을 사서 호텔로 갔다.

엄마는 낮잠을 주무시고 아빠는 위스키(아르헨티나에서 잘 사 왔다!).

나는 맥주를 마셨다.

안주는 빵..... 맛없다.

그래도 다 먹었지 ㅎ

ㅎㅎ 별로야

할 일이 없어서 패드를 꺼내 영화를 같이 봤다.

그렇지만 아빠는 결국 주무셨다.

나도 영화 보다가 결국 낮잠.


비가 오니 나갈 수가 없었다.

내일이면 남미를 떠나는 날인데,

아쉽지만 그냥 편히 휴식을 취했다.


저녁 7시쯤 셋 다 일어났다.

아직도 비가 오지만 어제부터 봐 두었던 해변 거리의 가게에 가보기로 했다.

비바람이 쳐서 사람들도 많이 없었고, 문을 열지 않은 가게도 있었다.


손님 한 테이블 있는 곳에 들어가서 새우튀김 한 접시와 칵테일 두 잔, 파인주스 한잔을 시켰다.

43000원 정도였다.

이 정도가 저렴하게 느껴졌다.


새우튀김은 타르타르소스가 맛있었다.

칵테일은 여전히 그랬고, 파인주스! 주스가 맛있네!

그렇게 애매하게 브라질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마쳤다.

엄마는 바로 호텔로 들어가고, 아빠와 나는 비바람에도 꿋꿋하게 마트로 향했다.


진짜 마지막 브라질에서의 술!

마트를 다녀오는 도중에 결국 우산이 망가졌다.

(브라질에 버리고 왔다.)

마지막 맥주! 결국 수입 맥주를 샀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라거를 이길 수가 없다.

(파타고니아 라거는 한국에서도 없었다.)

그래도 난 남기지 않는다. 과자도 다 먹었다.

정말 큰일이다. 살찐 게 마구 느껴진다.

아빠는 취하셔서 먼저 주무시고, 엄마랑 나는 늑대소년을 봤다.

이때 영화 안과 밖에서 동시에 총소리가 났다.


순간 엄마와 너무 깜짝 놀랐다.

너무 무서워서 몸을 숙이고 창가 쪽으로 갔다.

그리고 커튼을 살짝 들어 밖을 봤는데,

불꽃놀이 ㅎㅎ


나 자신이 너무 웃겼다.


그렇게 영화를 보며 남미 마지막 밤을 끝냈다.

브라질은 물가가 비쌌다.

술은 맛이 없었다.

칵테일이 유명한 이유일까 ㅠ.ㅠ


브라질의 유일한 일정이었는데, 비바람이 부는 날씨로 예수상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래도 예수상 아래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고,

나는 비가 와서 기분이 더 좋았다.


브라질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한 듯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좋다.


내일이면 남미릉 떠나는 비행기를 타러 가야 한다.

아쉽다.


하지만 여행이란 항상 아쉬움을 남겨야 다시 올 생각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과연 남미를 또 올 수 있을까?

브라질은 생각을 좀 해 보겠지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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